롯데그룹이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시중 4대 은행과 2조 5,000억원 규모의 롯데케미칼 회사채 신용보강 계약을 맺었다.
대형 시중은행들이 회사채 원금과 이자를 보증할 뿐 아니라 문제가 생기면 채권을 되사는 약정까지 맺었다.
사실상 100% 안전한 채권으로 신용보강이 된 만큼 오는 19일 사채권자 집회에서는 기한이익상실(EOD) 사유와 관련한 재무 특약 조정안도 통과될 전망이다. 이미 사채권자의 90% 이상이 재무 특약 조정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월 13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번주 신한은행(주관사)을 비롯해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 4곳과 롯데케미칼 회사채 신용보강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그룹(Lotte Group) 측은 시가 6조원 규모의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했다. 은행은 롯데케미칼 회사채 원금 2조 400억 원의 약 120%인 2조 5,000억 원을 담보로 설정했다.
갱신될 계약에 따라 4개 은행은 롯데케미칼 회사채 2조400억원의 원금 뿐 아니라 이자까지 회사채 만기일까지 지급보증한다.
신용보강 계약에 문제가 생기면 은행이 채권을 되사주는 매입 약정도 별도로 맺어 사실상 완전히 안전한 채권으로 신용보강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조 5,000억 원의 대규모 계약인데다 ‘롯데월드타워’라는 확실한 담보에 수수료 수입을 챙길 수 있어 시중은행들은 이번 계약에 적극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Lotte Chemical)은 4대 은행의 확실한 신용보증을 바탕으로 EOD 사유가 발생한 2조 4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특약 조항을 삭제하기 위해 사채권자 동의를 적극 구하는 중이다.
롯데케미칼 사채 관리 계약에 따르면 사채의 원리금을 갚기 전까지 일정 재무비율을 유지하도록 하는 조건이 있다.
3개년 평균 이자비용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5배 이상, 연결재무제표 기준 부채비율 200% 이하로 유지해야 하지만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업황 악화로 적자를 내면서 올 9월 말 이자비용 대비 EBITDA가 4.3배를 기록해 5배를 밑돌아 EOD 사유가 발생했다.
롯데케미칼은 재무특약 조항 삭제 안건을 오는 19일 사채권자 집회에 올릴 계획이다.
확실한 신용보강에다 은행의 매입약정까지 더한 만큼 사채권자의 90% 이상이 서면 혹은 구두로 이미 동의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행이 유사시 매입한다는 조항이 붙었고, 조건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사채권자들이 별도의 수수료를 받는다는 조항이 있어 사채권자들도 동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2월 19일 회사채 재무특약 조건 조정에 성공하면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설도 한동안 잠잠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롯데그룹은 최근 롯데케미칼이 보유예금 2조원을 포함해 가용 유동성 자금이 4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룹 전체 부동산 가치는 10월 평가 기준 56조 원, 가용 예금도 15조 4,000억 원을 보유하는 등 안정적 유동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