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24년에 이어 올해도 보험사들의 자본성증권(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발행 열풍이 이어질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인하기인데다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 조치로 인해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이 하락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금리와 환율 등 글로벌 거시경제 흐름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은 변수다.
1월 29일 ‘롯데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 ‘DB생명보험’과 ‘DB손해보험’ 등이 연달아 후순위채 조달에 나선다.
2025년 올해 보험사 자본성증권 조달 첫 테이프는 한화손해보험이 끊었다.
지난 1월 20일 3,000억원 규모 수요예측에서 5,410억원의 주문이 들어와 오는 1월 31일 총 5,000억원 규모 증액 발행을 결정지었다.
이후 롯데손해보험이 1,500억 원 메리츠화재이 1,500억 원, DB생명보험이 2,000억 원, DB손해보험이 4,000억 원을 최초 모집하면서 올해 들어 최소 1조 4,000억 원 규모 보험사 후순위채 물량이 쏟아져 나오는 셈이다.
보험사들은 지난 2024년 하반기 들어 부채비율 관리 압박이 높아지자 선제적으로 자본성증권을 발행했다.
당시 본격적인 금리 인하로 인해 보험부채가 증가하면서 보험사가 판매하는 상품은 만기가 길어 부채의 금리 민감도가 높다.
기업에게 자본성증권 발행은 부채비율을 낮추면서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수단이다.
‘자본성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하이브리드채권’으로 채권이지만 통상 만기가 30년 이상인 장기물이기 때문에 재무제표상 자본으로 분류된다.
종합 금융정보 제공 업체인 코리아본드웹(BondWeb)에 따르면 지난 2024년 보험사가 자본성증권을 통해 확충한 자본 규모는 총 8조 2,35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간 기준 최대 규모로 지난 2023년 확충한 자본 규모인 3조 1,540억 원과 비교해도 2배가 넘으며, 기존 역대 최대치인 2022년의 4조 5,899억 원과 비교해도 크게 웃돈다.
2025년 올해도 보험사들은 ‘자본적정성’의 관리가 주요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시장금리 하락은 곧 순자산 감소과 요구자본 증가로 이어져 ‘킥스비율’의 하방압력이 된다.
게다가 지난 2024년 금융당국은 연말 결산부터 적용되는 무・저해지상품 해지율, 연령별 손해율 등과 엄격한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을 적용했다.
보험사들은 해당 가이드라인에 따라 지난 2024년 재무수치를 재산출하고 있으며, 이는 보험사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 감소를 불러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KB금융그룹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에서 3.3%~4.0%의 낮은 금리 밴드를 제시했음에도 수요예측에서 일부 미매각이 발생해 보험사들이 수요예측 과정에서 희망 금리 밴드 수준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오는 2월 4일 가장 먼저 수요예측을 앞둔 ‘롯데손해보험’은 5.4%~5.8%의 금리 밴드를 결정지었고, 나머지 보험사들은 수요예측 결과를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자본성증권은 리테일에서 가장 많은 물량 소진되는데 발행 금리가 낮으면 리테일 물량이 들어오지 않고, 발행 금리를 높이면 이자 부담이 커져 발행사 입장에서는 고민이 된다.
지난 2024년 최대 6%대 수준으로 워낙 발행금리가 높아서 리테일 투심과 발행사 간에 간극(間隙)이 존재하는 셈이다.
발행 금리가 낮아지면 리테일 자금이 다른 높은 금리의 투자처로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