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신종자본증권이 발행이 이어지는가운데 금융지주사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도 이어질 예정이다.
지난 2020년 ‘제로금리’ 시대에 발행했 신종자본증권의 중도상환청구권(콜옵션) 행사일이 2025년에 도래하면서 4대 금융지주사의 차환액이 3조 원이나 이르기 때문이다.
KB금융그룹은 지난 1월 13일에 최대 4,050억 원 규모의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고 밝혔다.
발행 후 5년 후에 중도상환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이 붙어있고, 향후 수요예측에 따라 4,050억 원 범위 내에서 최종 발행 규모를 확정할 예정이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없거나 통상 30년 이상으로 만기가 긴 채권과 주식의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금융지주자 파산하면 투자자들이 원금을 받을 수 없지만, 발행사 입장에선 손실 흡수력이 있어 금융당국은 자본으로 인정해준다.
통상적으로 발행 후 5년째 되는 해에 콜옵션이 붙는데 발행회사는 콜옵션을 이해해야 할 법적 의무는 없다. 다만 중도 상환을 하는 것이 증권시장의 암묵적인 불문율(不文律)이다.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이유는 채무상환 때문이다.
KB금융그룹은 지난 2020년 5월에 3,250억 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는데, 5년 콜옵션 행사일이 2025년 5월 8일이며, 2025년 7월에도 3,700억 원, 2025년 10월 엔 4,350억 원의 신종자본증권을 상환해야 한다.
2025년에만 1조 1,3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 행사일이 도래하게 된다.
KB금융그룹이 올해 상환일이 다가오는 신종자본증권이 많은 이유는 2020년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생명)을 인수하면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이다.
당시 KB금융은 인수 대금을 지불하기 위해 최대 계열사인 국민은행으로부터 배당을 받은 동시에 채권을 대거 발행했다.
신종자본증권 뿐만 아니라 후순위채권, 선순위채권까지 찍었다.
특히 KB금융그룹은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재무구조에 대한 안정성 비율(이중레버리지비율)이 규제 상한선 직전까지 올랐기에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을 늘려야 했다.
더불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시중금리가 크게 내려간 것도 신종자본증권을 많이 발행한 이유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자 2020년 3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를 인하했고 2달 후에 추가로 0.5%p 내렸다.
이에 기준금리는 0.5%로 내려가 ‘제로금리’ 시대가 되면서 저금리로 자금이 금융시장으로 몰리자 KB금융그룹도 발행규모를 늘릴 수 있었다.
신한금융지주는 2025년 9월 4,487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상환해야 한다.
하나금융지주는 2025년 5월에 4,500억 원, 2025년 8월에 4,100억 원 등 총 8,600억 원을 갚아야 한다.
우리금융지주는 2월에 4,000억 원, 6월에 3,000억원, 10월에 2,000억 원 등 총 9,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이 행사된다.
더 큰 문제는 2025년 콜옵션 물량보다 2026년 콜옵션 물량 더 많다는 점으로, 2025년에 신종자본증권이 대량 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종자본증권이 발행하면서 이자부담도 증가할 예정이다.
2024년 9월 신한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은 4,000억 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면서 연 4%의 금리로 발행했다.
시중금리는 당시보다 더 내려갔기에 이보다 낮은 수준으로 발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2020년에 찍은 신종자본증권은 금리가 3%대 초반 수준이기 때문에 확신할 수 없다.
보험사는 기준금리 하락으로 자본건전성이 악화되고 있기에 절박한 상황에서 자본성증권을 발행하고 있지만 금융지주는 자본비율에 여유가 있고, 물량을 채우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가능성도 거의 없기에 사정이 많이 다르다는 것이 시장의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