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정계의 '거인' 마하티르가 지난달 26일 퇴진했다. 이 때만해도 안와르에게 성공적으로 권력을 이양하는 문제가 초점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드라마 같은 반전이 일어났다. 국왕은 29일 마하티르도 아니고 안와르도 아닌 무히딘 야신(72)을 신임 총리을 임명했다. 마하티르 재신임을 위한 '신의 한수'인 사임 카드가 거센 역풍에 직면했고, 되레 그를 권력의 뒤안길로 물러나게 촉매제가 되었다. 마하티르도 큰 충격을 받았다. 말레이시아 정국에 대해 관전자들마저 딱 부러지게 전망하기 어렵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정상적인 야신의 임명절차를 미뤄지고 있다. 아세안익스프레스가 어떤 역사 대하드라마보다 더 재밌는 '말레이시아의 2020 정치위기 들여다보기'를 시리즈로 준비해보았다. <편집자주> 1. 싱가포르가 말레이연방에서 빠진 이유는? 싱가포르가 한때 말레이 연방이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건 동남아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오늘날 싱가포르의 국부로 추앙받는 리콴유는 1965년 싱가포르 독립 이전에는 말레이연방의 총리를 꿈꾸기도 했을 정도였다. 싱가포르가 말레이 연방에서 분리된 원인은 바로 이 복잡한 민족갈등 때문이다. 전체민족
말레이시아 정계의 '거인 '인 마하티르가 지난달 26일 퇴진했다. 이 때만해도 안와르에게 성공적으로 권력을 이양하는 문제가 초점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드라마 같은 반전이 일어났다. 국왕은 29일 마하티르도 아니고 안와르도 아닌 무히딘 야신(72)을 신임 총리을 임명했다. 마하티르 재신임을 위한 '신의 한수'인 사임 카드가 거센 역풍에 직면했고, 되레 그를 권력의 뒤안길로 물러나게 촉매제가 되었다. 마하티르도 큰 충격을 받았다. 말레이시아 정국에 대해 관전자들마저 딱 부러지게 전망하기 어렵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정상적인 야신의 임명절차를 미뤄지고 있다. 아세안익스프레스가 어떤 역사 대하드라마보다 더 재밌는 '말레이시아의 2020 정치위기 들여다보기'를 시리즈로 준비해보았다. <편집자주> 1. 말레이시아의 양심...30년 전 약속된 '차기지도자' 1947년생인 안와르 이브라힘(73). 현재 포트딕슨 국회의원이자 말레이시아 인민정의당(PKR) 당수이며 지난 2월 말까지 연립내각 희망연대(파카탄 하라판·PH)의 리더 역할을 맡은 인물이다. 2018년 5월의 선거승리는 정치범으로 감옥에 맞아야 했으며, 승리한 직후에 열린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면
말레이시아 정계의 '태풍의 핵' 마하티르가 지난달 26일 퇴진했다. 이 때만해도 안와르에게 성공적으로 권력을 이양하는 문제가 초점이었다. 하지만 94세 노정객 마하티르는 욕심을 거두지 않았다. 퇴진은 안와르 이양을 거부하고 다시 집권을 위한 '꼼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여기서 드라마 같은 반전이 일어났다. 국왕은 29일 마하티르도 아니고 안와르도 아닌 무히딘 야신(72)을 신임 총리을 임명했다. 마하티르 재신임을 위한 '신의 한수'인 사임 카드가 거센 역풍에 직면했고, 되레 그를 권력의 뒤안길로 물러나게 촉매제가 되었다. 마하티르도 큰 충격을 받았다. 말레이시아 정국에 대해 관전자들마저 딱 부러지게 전망하기 어렵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정상적인 야신의 임명절차를 미뤄지고 있다. 아세안익스프레스가 어떤 역사 대하드라마보다 더 재밌는 '말레이시아의 2020 정치위기 들여다보기'를 시리즈로 준비해보았다. <편집자주> 1. 외국인이 이해하기 힘든 말레이 정치 만일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적인 위협이 되지 않았다면, 아마도 지금쯤 동남아시아의 이목은 마땅히 말레이시아의 복잡한 정국과 마하티르의 퇴진에 초점이 모아졌을 것이다. 그만큼 중요한 사
1. 싱가포르 덮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싱가포르와 미얀마를 자주 오가다 보니 최근 한국에 계신 지인들로부터 코로나 바이러스 안부 인사를 자주 받게 됐다. 싱가포르에 다녀간 분들로부터 감염된 사람이 한국서 생겼으니 몸 조심하라는 당부였다.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며 갑자기 주목을 받은 두 국가가 있다. 바로 '태국'과 '싱가포르'다. 태국은 사건이 본격화된 이후 줄곧 중국에 이은 2위 감염국가로 집계되어 왔다. 싱가포르는 2월 9일 현재 감염자가 40명에 이르러 3위 국가가 됐다. 태국이 중국과 물리적으로 가까운 인구 7000만 명에 중형 국가임에 반해 싱가포르는 700만 명에 불과 도시국가인 점을 고려하면, 싱가포르가 이번 신종바이러스에 취약함을 드러낸 점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동북아 국가들로의 바이러스 전파를 넘어 지난주엔 프랑스와 영국에까지 바이러스를 전파한 경유지로 '싱가포르'가 지목되면서 이 서울만한 크기의 국제도시는 그야말로 한바탕 커다란 난리법석을 치르고 있다. 일단 이번주부터 모든 국제행사가 축소되거나 취소됐고, 주말에 열리는 평범한 종교행사까지 사람이 대규모로 모이는 행사는 당분간 불가능하게 됐다. 싱가포르 내 모든 회사와 학교
1. 비행기에서 만난 샨족 케이팝 팬 얼마 전 싱가포르발 미얀마행 비행기를 탔다가 마주친 일이다. 별 의도없이 여권을 테이블 위에 꺼내놓았는데 옆자리 십대 후반의 여대생이 내 여권을 보고 눈이 반짝반짝해지며, "한국분이세요?" 하고 먼저 인사를 건네는 것이다. 비행기 안에서 옆좌석 낯선 이에게 먼저 인사를 받는 것은 언제나 기분이 좋은 일이다. 게다가 국적과 관련된 인사는 더욱 반갑다. 1시간 이상 무표정으로 이어폰에 집중하고 있던 그가 갑자기 "저, 지금 케이팝 듣고 있었어요. 엑소와 마마무 좋아하는 케이팝(K-POP) 팬이에요"라고 마음을 연 것이다. 싱가포르에서 공부 중인데 이제까지 제대로 한국 사람을 만나본 적은 없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덕분에 남은 비행기 시간 동안, 그녀가 궁금해 했던 케이팝과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나누며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같은 사례는 동남아를 비롯한 아시아 전역에서 꽤나 흔한 현상이 됐다. "한국"이라는 국적이 많은 이들에게 "쿨하고 멋지다"는 이미지를 주기 시작한 것이다. 대략 2010년 무렵 부터인데 아시아에 장기 거주한 분들은 꽤나 체감을 한 현상일 것이다. 싱가포르 역시도 한류와 케이팝 덕질의 나라이기 때문에,
1. 싱가포르 사람들은 다 어디 숨었을까? 필자는 아시아와 동남아를 직접 만나기 위해 싱가포르에 왔는데, 막상 도서관에만 처박혀있으니 상당기간은 답답한 시간이 지속됐다. 정보를 사람이 아닌 책과 인터넷을 통해 접하는 일은 참 쉽게 적응이 안되는 일이었다. 만나는 사람들도 주로 유럽에서 온 학생들이거나 한국인과 중국인들이 태반이었다. 우선적으로 궁금한 이들이 싱가포르 사람이었는데 아이러니하게 가장 만나기 힘든 분들이됐다. 기존에 알던 싱가포르인 친구가 몇 있기도 했지만, 원래 잘 아는 사람에게 갑자기 진지한 질문을 하기 어려운 법이다. 싱가포르에 대한 여러 궁금한 점들을 싱가포르인들에게 직접 듣지 못하고 한동안 한국인들에게 간접적으로 전해듣는 상황은 무척이나 어색했다. 학교에서도 미국이나 유럽 얘들이 태반이었고, 아무리 찾아봐도 학부대학생으로 변신하지 않는한 싱가포르 사람을 만날 가능성이 없어 보였다. 물론 한인교회나 테니스 모임에는 한국인들 천지였고. 아, 이렇게 당혹스러울 수가 없었다. 싱가포르 사람들은 다 어디 숨었을까? 현지인들의 솔직한 느낌을 어떻게 하면 들을 수가 있을까? 우선 내 주위에 집중해 보기로 했다. 동네에서 만날 수 있는 로컬 사람들은 식
아세안 문화 경제 미디어 '아세안익스프레스'가 신년을 맞아 신남방정책을 현장을 해부하는 야심적인 기획을 준비했다. 바로 '정호재의 緬甸통신'과 '정호재 新加坡통신'이다. ㅂ기자 출신으로 현재 싱가포르와 미얀마에서 아시아학을 공부하고 있는 필자는 태국의 탁신,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캄보디아의 삼랑시 등 동남아의 대표 정치인을 직접 인터뷰하고 관련 번역도 했다. 緬甸은 미얀마의 한자표기고 新加坡는 싱가포르 한자 표기다. [편집자주] 정호재 新加坡 통신② 홍콩과 싱가포르...전혀 다른 이란성 쌍둥이 1. 2019 아시아를 강타한 '홍콩사태' ...싱가포르도 강 건너 불구경 아니다? 2019년 아시아 최고의 화두는 단연 홍콩사태가 아니었나 싶다. 특히 전체 아시아 사회의 상당지분을 차지하는 동남아 화교 사회에서, 홍콩 문제는 일종의 정치경제적 문제를 뛰어넘는 실존적 문제였다. 홍콩은 지리적으론 중국에 포함돼 있지만 화교사회와 오랜 밀접한 관계를 지녀왔다. 지난 150년간 베이징과 멀지감치떨어져 경제적 부와 정치적 자유를 누렸지만, 이제 이 같은 자유와 번영이 과거의 역사가 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나라를 잃은 화교들은 복건과 광동 등 고향을 떠나 지난 200년간
아세안 문화 경제 미디어 '아세안익스프레스'가 신년을 맞아 신남방정책을 현장을 해부하는 야심적인 기획을 준비했다. 바로 '정호재의 緬甸통신'과 '정호재 新加坡통신'이다. 기자 출신으로 현재 싱가포르와 미얀마에서 아시아학을 공부하고 있는 필자는 태국의 탁신,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캄보디아의 삼랑시 등 동남아의 대표 정치인을 직접 인터뷰하고 관련 번역도 했다. 緬甸은 미얀마의 한자표기고 新加坡는 싱가포르 한자 표기다. [편집자주] 新加坡통신 ① 동양의 아테네 or 스파르타? 싱가포르서 3년 가까이 비즈니스가 아닌 주로 공부를 하면서 살았다. 좁은 도시국가라지만 한국인의 눈으로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사회라고 생각한다. 초반 2년은 중산층에 속한 콘도에서 여유롭게 수영을 즐기며 살았고, 2019년 하반기 몇 달은 '동가식서가숙'하며 싱가포르 현지인 집에서 눈칫밥 먹으며 지냈다. 그 덕분에 적잖은 싱가포르 사람을 만났고, 물론 아주 많은 한국 사람과 이곳에 일하거나 공부하러 온 다수의 아세안 사람도 만났다. 그러니까 싱가포르는 아세안 지역의 일종의 경제수도와 물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었고, 이를 통해 쌓은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지속될 아시아-해양문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