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반도체 설계업체 ARM이 자율주행차량을 구동할 수 있는 자동차용 반도체 설계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지난 3월 1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ARM은 자동차제조업체와 부품업체를 겨냥한 새 반도체 제품군과 함께 주로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되는 고성능 ‘네오버스’급 차량용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새 반도체 설계를 처음으로 출시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는 전기차와 함께 자율주행시스템을 위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이를 위한 제품을 출시한 것이다.
ARM의 자동차 부문을 이끄는 딥티 바차니는 “자동차 시장은 내연기관 발명 이후 가장 중요한 변화를 겪고 있다.”면서 “자동차는 우리 성장과 미래를 담당하는 한 축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메르세데스 벤츠, 엔비디아, 텍사스인스트루먼츠 등이 이미 ARM의 새 설계를 자사 제품과 개발 시스템에 적용하고 있다고 ARM은 소개했다.
엔비디아의 경우 자율주행차와 로봇을 포함한 자율시스템 ‘드라이브 토르 플랫폼’에 ARM의 최신 네오버스급 중앙처리장치(CPU)를 활용 중이라고 ARM은 설명했다.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ARM의 주가도 2023년 9월 기업공개 이후 2배 이상 상승했다.
2022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르네 하스는 스마트폰 시장에 집중된 사업 분야를 다각화하기 위해 데이터 센터 및 사물인터넷 부문의 확대와 함께 자동차시장을 ARM의 중점 분야 가운데 하나로 선정한 바 있다.
ARM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자동차 부문 매출이 4대 주요 부문 가운데 가장 작지만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2022년 자동차 반도체 시장은 190억 달러(원화 약 25조 원)에 달하며 이는 전체 시장 규모 2천억 달러의 1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ARM은 자동차 업계가 차량마다 탑재되는 반도체의 양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이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새 제품이 본격 출하되면 회사 매출이 증진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애플의 애플카 프로젝트 폐기와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로 이 부문의 로열티 매출이 예상보다 일부 줄어들 수도 있을 것으로 ARM은 내다봤다.
현재 ARM의 로열티 수입 가운데 35%를 차지하는 스마트폰 시장도 지난 2년간 위축된 모습을 보였으나 점차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하스 CEO는 전했다.
바차니는 이날 공개한 기술을 사용하는 1번째 차량은 자동차 업계의 긴 개발 일정을 감안하면 4∼5년 후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