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대표적인 면(麵)류 중 하나가 냉면이다. 냉면은 전형적으로 북한 음식이다. 재료는 평양냉면은 메밀, 함흥냉면은 감자 등 전분이다. 메밀이 식감이 더 부드러운 편이다. 기호에 달라지지만 평양냉면은 어느덧 한국 ‘면식순례’의 톱 브랜드가 되었다. 그 중에서도 의정부에서 시작한 필동면옥과 을지면옥, 그리고 장충동에서 출발한 평양면옥이다. 의정부 평양면옥 두 자매가 충무로를 중심으로 패권을 잡았다. 이후 ‘장충동 평양면옥파’가 양분한다. 면식범이자 국수주의자(국수를 좋아하는 뜻)이면서 평양냉면애자로서 필자 최애 평양냉면집 ‘필동면옥’을 소개한다. ■ 맑은 육수와 고춧가루가 뿌려진 고명, 면발이 부드럽다 필동면옥은 ‘면식범’인 필자의 최애 면식수행의 수행처다. 우선 육수물은 맑다. 삶은 계란 반쪽이 그 육수 위에 떠있다. 면 위에는 고춧가루가 뿌려졌다. 거기에 편육 하나와 조각파... 이 집의 맛의 하이라이트는 면발이다. 부드럽고 촉촉하다. 고소하게 씹히는 느낌이다. 맑은 육수과 고춧가루에다 제육과 수육 한점이 더해진 비주얼을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때로 ‘슴슴하다’고 생각했다. 냉면 육수는 돼지고기(삼겹살) 소고기(사태)를 같이 넣고 삶은 물이다. 이북에서는
을밀대는 평양의 대동강 기슭의 정자다. 나훈아의 ‘대동강편지’에는 ‘대동강아 내가왔다 을밀대야 내가왔다...대동강아 내가왔다 부벽루야 내가 왔다’는 대목이 있다. ‘고향역’으로 잘 알려진 임종수 작곡에 월견초 작사다. 을밀대는 서울 마포 염리동의 ‘평양냉면’ 명가다. 평양냉면 고수들의 오래된 성지 같은 곳이다. 물냉면 15000원, 회냉면 18000원, 녹두전 12000원, 수육 대 70000원이다. 강남 을밀대는 마포 을밀대와 인척 지간이다. 강남역 4번 출구 인근 쌍용플래티넘밸류에 있다. 또한 강남의 분점은 분당에도 있다. 주문할 때 ‘거냉’과 ‘양많이’로 요청한다. 거냉은 살얼음을 제거해달라는 말이다. 양많이는 가격에 면과 육수 더 넣어주는 것이다. 육수와 겨자, 무절임, 배추김치가 테이블에 놓여 있다. 한 장이 1만2000원인 녹두빈대떡은 겉은 바싹하고 안은 촉촉해 식감을 자극한다. 을밀대 냉면 맨 위에는 얇은 배 한조각과 고기 한점이 놓어 있다. 평양냉면의 맛을 좌우하는 면은 굵다. 육수는 맑지 않고 탁하다. 이 때문에 을밀대가 쫄깃한 식감이 덜하다고 반 을밀대파도 있다. 육수는 양지-사태-갈빗살 등 소 부위로 끓인다. 필자는 평양냉면파(평냉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