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밀대는 평양의 대동강 기슭의 정자다.
나훈아의 ‘대동강편지’에는 ‘대동강아 내가왔다 을밀대야 내가왔다...대동강아 내가왔다 부벽루야 내가 왔다’는 대목이 있다. ‘고향역’으로 잘 알려진 임종수 작곡에 월견초 작사다.
을밀대는 서울 마포 염리동의 ‘평양냉면’ 명가다. 평양냉면 고수들의 오래된 성지 같은 곳이다. 물냉면 15000원, 회냉면 18000원, 녹두전 12000원, 수육 대 70000원이다.
강남 을밀대는 마포 을밀대와 인척 지간이다. 강남역 4번 출구 인근 쌍용플래티넘밸류에 있다. 또한 강남의 분점은 분당에도 있다.
주문할 때 ‘거냉’과 ‘양많이’로 요청한다. 거냉은 살얼음을 제거해달라는 말이다. 양많이는 가격에 면과 육수 더 넣어주는 것이다.
육수와 겨자, 무절임, 배추김치가 테이블에 놓여 있다. 한 장이 1만2000원인 녹두빈대떡은 겉은 바싹하고 안은 촉촉해 식감을 자극한다.
을밀대 냉면 맨 위에는 얇은 배 한조각과 고기 한점이 놓어 있다. 평양냉면의 맛을 좌우하는 면은 굵다. 육수는 맑지 않고 탁하다. 이 때문에 을밀대가 쫄깃한 식감이 덜하다고 반 을밀대파도 있다. 육수는 양지-사태-갈빗살 등 소 부위로 끓인다.
필자는 평양냉면파(평냉파)다. 최고를 충무로 필동면옥, 다음은 장충동 평양면옥 그리고 을밀대다. 각기 맛이 다르다. 필동면옥이 맑은 육수에 김치가 올려놓여져 있지만, 평양면옥은 편육이 올려져 있다. 이 세 곳의 맛을 구분할 수 있는 이가 진정한 평냉인이다.
다만 12년 필자의 회사 인근 강남 을밀대를 갈 때는 7000원이었다. 지금은 15000원. 아무리 인플레이션이라도 쉽게 찾아 시켜먹기 겁난다. 일주일에 5일을 평냉을 먹을 때도 있는데 지금은 너무 비싸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