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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층 대상 여론조사 독려, 불법일까

ARS 조사서 연령대별 지역별 할당 완료 여부는 음성 안내로 인지 가능
특정층 독려는 여론조사 신뢰도 높여

 

지난 1월 24~25일 실시된 순천시장 선거 여론조사를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출마가 예상되는 인물들을 대상으로 ‘누가 적합한 순천시장인가’를 묻는 질문에서 민주당 후보군 중 오하근 전 더불어민주당 순천시장 후보가 21.8%를 기록하며, 손훈모 변호사(11.8%), 허석 전 시장(10.3%), 서동욱 전 전남도의회 의장(10.1)을 10%p 차로 크게 앞섰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이 결과를 두고 이른바 ‘명태균식 여론조사’라는 표현까지 등장하며 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의혹의 핵심은 특정 후보 측이 여론조사기관과 응답자 수 현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이를 조직적으로 활용했다는 주장이다.만약 여론조사기관이 실시간 응답자 수를 특정 후보 측과 공유했다면 이는 명백한 불법이다. 다만, 어느 연령대의 목표 응답자 수가 이미 채워졌는지 여부는 응답자 스스로 인지할 수 있다는 것이 조사기관의 설명이다.

 

여론조사를 수행한 조원씨앤아이 관계자는 “목표 응답자 수, 즉 할당을 초과하면 ARS를 통해 더 이상 응답을 받지 않는다는 음성 안내가 나온다”며 “해당 안내 문구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제출한 질문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실제로 조원씨앤아이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제출한 질문지에는, 할당 초과 시 “죄송합니다. 귀하의 연령대, 성별, 지역은 더 이상 응답을 받지 않습니다. 조사를 중단하게 된 점 사과드립니다”라는 문구가 명시돼 있다.

 

 

의혹의 근거로 제시된 것은 특정 후보 측 단체 채팅방에 올라온 메시지다. “울 낭군 받았는데 50대는 완료되었다고 합니다. 20~40대 여론조사 받으실 수 있도록 관심 가져야겠습니다”라는 문장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특정 후보 지지자가 많을수록, 해당 후보 지지자들이 이러한 ARS 안내를 받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그 시점도 빨라질 수 있다.

 

 

양자대결 문항에서 손훈모 변호사와 오하근 전 후보만을 포함한 것이 여론 왜곡이라는 주장 역시 설득력이 낮다. 여론조사는 선관위에 사전 신고하고 승인받은 설문지로만 진행된다. 문항 구성 자체가 문제가 있다면, 이는 승인을 내준 선관위의 판단 영역이지 의뢰자에게 곧바로 ‘불법’의 책임을 묻는 사안은 아니다. 특히 예비후보 등록 이전 단계에서 문항에 포함할 인물을 결정하는 것은 의뢰자인 스트레이트뉴스의 재량에 속한다.

 

또한 “조사에 응해 달라”, “20~30대 위주로 응답해 달라”는 식의 독려 행위는 불법이 아니다. 오히려 ARS 여론조사의 특성상 응답률이 낮거나 특정 연령대에 응답이 편중될수록 조사 신뢰도는 떨어진다. 응답을 권유하는 행위는 조사 결과의 대표성과 정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다만 단체 채팅방에서 “60대는 30대라고 하고 받으세요”와 같이 연령대를 허위로 변경해 응답하라고 유도하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다. 이는 공직선거법이 금지하는 ‘여론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허위 응답 유도’에 해당하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에 대해 A후보 측 관계자는 “단순 독려를 했을 뿐, 연령을 바꿔 응답하라고 한 적은 없다”며 “이를 불법 행위로 왜곡하는 것은 명백한 허위”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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