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의 공항의 숨은 힘 비행은 우리의 가슴을 뛰게 만듭니다. 물론 불과 얼마 전까지의 지나간 과거 얘기입니다. 계획에 없던 항공 여정은 특히 정신적으로 지친 사람들에게 행복을 건네주곤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여정이 시작되는 공항이라는 장소는 많은 이들에게 좋은 추억으로 기억되곤 합니다. 필자 역시도 1996 년 여름, 자카르타, 수카르노 공항에 도착했을 때 접했던 그곳의 분위기가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누구라도 습하고 더운 공기는 그리 유쾌할 리가 없습니다. 티셔츠가 필자의 살갗에 찰싹 붙었을 정도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카르노-하타(Soekarno-Hatta) 공항은 필자에게 너무나 살가웠습니다. 전통적인 인도네시아 주택의 천장을 모티브로 삼은 각 터미널의 지붕은 이어 광활한 중앙홀로 연결이 됩니다. 잔디 바깥으로 펼쳐진 푸르른 농지는 관광객들에게 이 도시의 정체성을 남다른 방식으로 표출해냅니다. 그 어떤 세계적 공항이더라도 결코 이곳 수카르노와 유사한 공항을 만나볼 수 없을 것입니다. 이것은 도시 공간 활용에 있어 일종의 주요한 컨셉으로 볼 수 있습니다. 수카르노 공항은 도시의 흩어진 요소를 건축 구조로 모아서 보다 조화롭게 만드는 훌륭한 모범
아세안 사무국은 지난 7월 30일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ESCAP), 세계경제포럼(WEF) 등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19 회복에 대한 아세안 고위급 대화를 화상으로 개최하였다. 해당 대화의 참가자들은 사회 경제 전반에 있어 코로나19가 아세안에 미친 영향과 향후 회복을 위한 논의를 했다. 특히 교육, 디지털로의 전환과 핀테크, 서민중소기업과 같은 분야를 향후 회복에 있어 주목해야 할 분야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 비대면 교육도 디지털 기기-인프라 수준 차이 극복해야 유네스코의 발표에 따르면 2020년 4월 기준으로 전세계 190여 개국 16억 명의 학생들이 봉쇄조치(lockdown)와 휴교령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의 부재는 학습 능력의 저하를 가져온다. 장기적으로는 인적 자본과 국가경쟁력의 하락으로 이어진다. 또한 코로나19로 교육을 받아야 하는 아동이 생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시장에 나가 아동노동력 착취의 위협에 처하게 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아세안 국가는 온라인 수업을 통해 대면 교육을 대체하고 있다. 하지만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아세안
강대국과 약소국의 의미는 물론이고 빈부의 격차와 지식의 유무조차도 불과 0.1μm(미크론) 크기의 ‘코로나 바이러스’ 앞에서는 속수무책했다. 전 세계가 그토록 자랑하던 과학문명의 이기들도 코로나19 창궐 앞에서는 한낱 무용지물에 불과했다. 기원전 히포크라테스 시대부터 인간이 행해 온 손 씻기와 마스크 쓰기가 유일한 감염방지 대처 수단이었다. 이런 원초적이지만 근원적인 해법마저 무시하고 방임했던 전 세계 최고 부강 국가의 지도자는 세계인의 조롱거리가 되었다. 소위 ‘천조국(천조국(千兆國-국방예산이 천조원인 나라)' 혹은 '천자국(天子國-천자가 다스리는 나라)'으로 불리는 나라, 미국에서는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에서의 미군 전사자 수를 합한 것보다도 많은 16만 명이 넘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망자가 발생했다. 태국 인구는 6900만 명이다. 이에 비해 미국은 약 5배가 넘은 3억 5000만 명이다. 코로나19 사망자만 비교하면 미국 16만명, 태국은 58명이다. 확진자 수는 태국이 3300여명, 미국은 500만명을 넘어 태국의 1500배에 달하고 있다. 미국은 생존률이 희박한 난치병과 희귀병조차도 재력있는 사람이면 구난받을 수 있다는 첨단의료 선진국이자 세계 제일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 1889~1961)는 일본에서 민예연구가, 종교철학자, 민예수집가로 다양한 분야에서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의 이름에 부정적인 평가가 많다. 그 부정적인 평가에 맨 오른편에 선 이로 글쓴이는 최하림(崔夏林, 1939~2010)을 든다. 그는 1974년 「解說/柳宗悅(야나기 무네요시)의 한국미술관에 대해」를 발표해 야나기에 대해 ‘별 수 없는 딜레탕트’, ‘사상이 결여한 호사가’, ‘일개 창백한 서생’ 등 자극적인 호칭을 붙여 비방한다. 최하림이 붙인 비방적 호칭을 걷어내고 보면 그의 비판은 야나기의 ‘비애의 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물론 그 이전 시인 김지하(金芝河)가 1969년 “야나기 무네요시가 우리 미술의 본질을 선이라고 단정했다”면서 ‘비애의 미’를 비판한 것이 효시를 이룬다. 야나기가 1920년대 초반 쓴 일련의 글에서 “조선의 미를 비애의 미”라고 특징지은 것은 사실이다. ■ '비애의 미'라는 편파적 비평 넘어라...야나기는 "조선미는 의지의 미, 위엄의 미"도 강조 그는 선, 형태, 색을 기준으로 조선예술의 특질을 평가하면서 조선미술의 경우 선이 곡선을 그리며, 형태는 불안정한 모습이며, 색은 한결
‘부산’하면 떠오르는 것 3개만 말해보세요. 하나. 둘. 셋. 아마 독자 중 다수가 ‘영화’와 연관된 이야기를 했으리라 확신한다. 부산은 아시아 최초 유네스코 지정 영화 창의도시다. 매년 ‘부산국제영화제’를 개최하는 그야말로 영화의 도시인 셈이다. 이런 영화의 도시인 부산에서 대한민국, 아니 세계 영화를 이끌어가는 기관이 있다. 바로 ‘부산영상위원회(이하, 부영위)’다. “We are Certain, We FLY!”(우리는 날 수 있다고 확신해!)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는 ‘한-아세안 차세대 영화인재 육성사업’을 주관하는 부영위는 부산이 영화제뿐만 아니라 아세안(ASEAN) ‘스타감독’의 산실로도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했다. 미얀마 자이 야 아응 감독, 필리핀 카를로 엔시소 카투 감독, 베트남 부이 레 낫 티엔 프로듀서 등이 한-아세안 국적의 차세대 영화 인재로 선발되어 진행된 영화제작 워크숍 출신이기 때문이다. ■ ‘아시아 영상위원회 네트워크’, 한-아세안 차세대 영화인재 육성 ‘특급도우미’ 부영위는 1999년 영화촬영지원기구로 시작되었다. 부산 국제영화제의 주요 개최 장소인 영화의 전당 옆에 위치한 부영위는 건물 자체도 영화 속 한 장면처럼 개성이 넘친다. 부
방콕에서는 7월 23일 영화 '반도'가 개봉되자마자 '부산행'과 '기생충'의 흥행기록을 갈아치우며 태국 내 한국영화 오프닝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연일 박스오피스 1위 고공행진이다. '반도'가 방콕 극장가를 강타하는 와중에 태국에서 기하급수적으로 유료 시청자 수를 확보해 나가고 있는 넷플릭스(Netflix)의 드라마 인기순위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태원 클라스'와 '킹덤' 같은 한국드라마가 싹쓸이하더니 현재는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각광받고 있다. 사실 코로나 사태로 대중 한류예술 해외 공연이 잇달아 중단되면서 한류 확산의 상향곡선이 꺾이고 변곡점을 가져오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건 단지 우려를 반영한 말로 여겨진다. 태국뿐만이 아니라 동남아에서 한류는 최고의 콘텐츠로 질적인 측면과 양적인 측면에서 공히 인정 받으며 건재하다. 아닌게 아니라 마약과 해외투자자 성접대 의혹을 둘러싼 ‘버닝썬 사태’가 세상을 어지럽히던 시점에 “5조 ‘K-POP산업’이 흔들리는데 한류 타격없나” 라는 제하의 일부 일간지 기사가 나오는 것을 보고 어리둥절했던 적이 있다. 한국 톱스타 연예인들의 해외공연이 주춤해지자 대중문화예술 한류 확산세가 주춤
아세안 10개 회원국의 인구 총합은 대략 6억 5000만 명으로, 전세계 인구의 약 9% 비중을 차지한다. 적지 않은 인구인데 동남아시아의 더 큰 특징은 국가경제의 거의 대부분이 수도에 밀집해 있다는 점이다. ■ 수도에 '몰빵'한 아세안 국가들 수도권 집중개발이 국가 전체에 가져다 주는 경제적 이익은 실로 대단하다. 그러나 아세안 대부분 국가에서 제1도시와 2도시의 차이는 너무나 큰 측면이 있다. 아세안의 성장과 발전에 제1의 도시를 집중해서 살펴봐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마닐라, 자카르타, 방콕, 쿠알라룸푸르 등 인구 1000만 내외의 대도시는 각 아세안 국가산업경제 발전의 발자취이자 미래성장의 견인차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아세안 국가에 핵심도시들이 갖는 지위와 경제중심지로서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이다. 도시화율도 중요하다. 한 경제권의 구조를 파악할 때 중요한 부분은 도시의 성장과 과밀화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의 성장 와중에 도시화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고 그 도시화에 어떻게 대응하는 지가 그 경제권의 흥망성쇠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실제 2020년 기준 매섭게 성장중인 아세안 국가들의 도시화율은 상당히 높은
아세안익스프레스는 7월 새로운 칼럼니스트로 부산시의회 입법정책담당관실에서 일하고 있는 김민수 정책관을 모십니다. 김 정책관은 어린 시절부터 인도네시아-싱가포르-베트남-두바이 등 동남아시아의 다양한 문화권의 도시에서 성장하며 이를 바탕으로 각 도시와 도시를 이루는 사람과 비즈니스를 연구하는 직업을 가져왔습니다. 런던대 바틀렛 도시건설경영학을 전공하고 여러 다국적 기업의 인프라사업 프로젝트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부산시 도시계획분야 정책연구위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아세안의 각 지역에서 진행이 되었거나 진행될 대형 건설사업을 중심으로 아세안 얘기를 펼칠 예정이니 독자들의 많은 기대를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3년 전 필자는 건설업 유관업계에 꽤나 잔뼈가 굵은 지인들과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도로공법에 관한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인 기억이 있다. 모두가 비겨야만 끝이 나는 대화 말미에 필자는 "마지막으로, 한국 1호 고속도로가 뭐였지?" 라는 단답형 질문으로 긴 토론 종결을 유도했다. 이에 업계 일류 건설사에서 특급인재로 불리던 한 현장전문가는 "경인 고속도로 아닐까?"라는 의문형 답변을 내놓았다. 이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외곽순환선", "서울도시고속화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