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4일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ank of Japan)이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0.25%에서 0.5%로 빅스텝(Big Step)을 결정했다.

일본 기준금리가 0.5%에 도달한 것은 지난 2008년 10월 이후 16년 3개월 만의 일이다.

일본은 지난 2024년 3월 -0.1%이던 기준금리를 0.1%로 올리며 8년 만의 마이너스 금리에서 벗어났다.

이후 4개월 후인 2024년 7월에 0.25%로 추가 인상하며 ‘아베노믹스’(초저금리를 기반으로 하는 아베 전 총리의 경제정책)와 결별을 선언했다.

0.5%의 기준금리는 ‘잃어버린 30년’으로 불리는 일본의 장기 불황 기간을 통틀어서 높은 수준이다.

일본 기준금리는 1990년대 초반에 연 5~6%에 달했지만, 이후 가파르게 낮아져 1995년 9월 0.5%까지 떨어졌고 이후 한 번도 0.5%를 넘어선 적이 없다.

일본이 금리를 인상한 것은 2%대의 물가상승률과 높은 수준의 임금 인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된 지난 2024년 일본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는 2023년 대비 2.5% 올라, 3년 연속 2% 이상 상승세를 이어갔다.

2024년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로 일본은행이 설정한 인플레이션 목표치(2%)를 훌쩍 뛰어넘었고 일본 근로자의 기본 급여(2024년년 11월 기준)가 1년 전보다 2.7% 올라 3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임금 인상 폭도 크다.

일본은행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을 보이고 있고, 올해 임금 인상 협상도 작년에 이어 긍정적”이라며 “물가 목표치(2%)를 고려할 때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금리 인상은 “윤전기를 쌩쌩 돌려 일본은행으로 하여금 돈을 무제한으로 찍어내게 하겠다”던 아베노믹스의 종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일본은행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이날 “경제 전망이 실현돼가면 정책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일본의 금리 인상은 금리가 낮은 일본 엔화를 빌려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우려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던 지난 2024년 7월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