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 모터분야의 글로벌 리딩 기업인 일본전산(Nidec)이 국내 공조기업인 한온시스템(Hanon Systems)의 인수 위해 6조 원 규모의 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제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의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는 일본전산과 한온시스템에 매각을 위한 주요 합의를 마쳤고, 가격 등의 세부 조건을 진행 중이다.
매각 대상은 한앤컴퍼니의 보유 지분 50.50%와 2대 주주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지분 19.49% 등 총 69.99%다.
현재 한온시스템의 매각은 모건스탠리와 에버코어가 주관 중이다.
코스피(KOSPI) 상장사인 한온시스템의 시가총액은 약 7조 원 수준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 6조 원 규모에서 매각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예상되지만, 최종 매각협상에서 2000~3000억 정도의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온시스템 매각 예비입찰에는 일본전산을 포함해 글로벌 PEF인 칼라일 그룹과 베인캐피털 등 재무적 투자자와 독일 말레, 프랑스 발레오, 일본 칼소닉 칸세이 등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체 5~6곳이 참여했다.
국내 유력 인수 후보였던 LG전자와 한라 그룹은 불참은 선언해 해외에서 한온시스템의 새로운 주인을 찾게 됐다.
국내 대기업들 역시 전기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열관리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컸지만, 매각 예상가격이 최대 8조원 규모까지 커지면서 인수에 난색을 표한 것이다.
다만, 현재 한온시스템 역시 코로나19의 영향과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로 인해 매출에 타격을 받은 상황이다.
2021년 예상 매출도 7조 1820억 원, 영업이익 3490억 원으로 이전 예상보다 하향 조정 됐고, 단기 실적 하락이 매각 성사의 가능성을 높였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온시스템의 주력 상품인 히트펌프와 이컴프레서(E-Compressor)를 활용한 통합 열과리시스템은 글로벌 시장을 선점한 덴소의 28%에 이어 13%로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내연기관 차량에선 단순한 공조장치지만 전기자동차에선 전체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엔진 없이 냉매를 활용해 실내 냉난방을 하고 배터리 효율을 높여 주행거리를 늘리며, 전장부품의 발열을 막아 자율주행이 효율적으로 작동하게 해준다.
공조장치 부품의 납품 단가도 내연자동차보다 전기자동차용이 최고 3배까지 차이가 나서 한온시스템은 배터리 폐열을 활용한 통합 열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히트펌프를 통해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현재 테슬라와 현대자동차, 폭스바겐이 한온시스템의 히트펌프를 채택하고 있다.
일본전산은 1973년 창업해 전기자동차를 포함해 다양한 분야의 모터를 생산하고 있다.
2021년 예상 매출은 17조 8400억 원, 영업이익은 1조 8800억 원이다.
재무적 투자자 없이 자체 현금 및 자금 조달 능력으로 한온시스템의 인수를 추진 중으로 주로 개인용 컴퓨터와 가전제품 산업용 모터에 주력해왔지만 최근에는 전기자동차 관련 사업 비중을 늘리면서 한온시스템 인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닛산자동차 출신의 최고경영자를 영입하고 대만 폭스콘과 전기차용 구동모터 생산을 위한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는 등 전기자동차 시장으로 진입하기 위한 준비를 착실히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