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은행권 공동 인증 서비스 ‘뱅크아이디’가 은행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뱅크아이디’는 지난 2018년 은행연합회 주도로 시작된 ‘뱅크사인’ 관련 업무를 금융결제원이 지난 2021년 이관 받아 새로 출시한 블록체인 및 분산ID 기반 인증 서비스다.
기존 뱅크사인의 경우 이용률이 저조해 출시 4년 만인 작년 9월 서비스를 완전히 접었다.
뱅크아이디도 개별 은행들의 금융인증서 출시 영향으로 이용률이 떨어지다 보니, 전신인 뱅크사인의 길을 따르게 됐다.
자난 9월 1일 우리은행은 10월 30일부로 뱅크아이디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우리은행이 10월 말에 서비스를 종료함에 따라 뱅크아이디를 이용 중인 금융사는 ▲경남은행 ▲기업은행 ▲부산은행 ▲산업은행 ▲신한은행 ▲농협은행 ▲수협은행 ▲케이뱅크 ▲전북은행 ▲광주은행 ▲제주은행 ▲웰컴저축은행 등 12개로 줄게 된다.
남은 곳은 지방은행들이 대부분이며 5대 시중은행 중에선 신한‧농협은행만 남게 됐다.
인터넷전문은행 중에선 이용자 수가 가장 많은 카카오뱅크를 비롯해 토스뱅크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뱅크아이디’가 은행권 공동 인증 서비스로 시작했음에도 참여율이 저조한 이유는 각 은행별로 금융인증서를 출시할 수 있게 된 것이 크게 작용했다.
2020년 말 전자서명법이 개정되자 은행권이 금융결제원과 협업해 앞다퉈 개별 금융인증서를 선보이기 시작했고 은행권 공동 인증 서비스인 ‘뱅크사인’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현재 금융인증서를 사용 중인 은행은 5대 시중은행 포함 총 16곳이다.
은행 외에도 ▲새마을금고 ▲신협 상호금융 ▲삼성화재 ▲교보생명 등 보험업계에서도 이용 중이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이 인증서 발급에 적극 나서는 배경에는 모바일 플랫폼이 자리 잡고 있다. 플랫폼을 이른바 ‘슈퍼앱’(Super App)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인증서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실제로 주요 시중은행이 선보인 인증서를 통해 금융 관련 업무 외에도 본인확인 및 정부24에서 각종 공공문서를 간편하게 발급받을 수 있다.
카카오뱅크도 지난 8월 14일 자체 인증서인 ‘카카오뱅크 인증서’를 출시해 ‘카카오톡’과 연계한 인증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각 은행들이 고객유치, 데이터 확보 등을 위해 기존 뱅킹앱에서 사용 가능한 인증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며 "은행권 공동 인증 서비스인 뱅크아이디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