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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직원 100억대 횡령… "대부분 가상화폐 투자" 진술

끊이지 않는 은행 횡령 사고, 회수도 문제… 경찰은 구속 영장 신청 방침

 

우리은행의 한 직원이 100억 원가량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다.

 

경남 김해지점에서 근무하는 30대의 기업 대출 담당 대리급 직원 A씨는 연초부터 최근까지 대출 신청서, 입금 서류 등을 위조해 대출금을 빼돌렸고, 그 돈으로 가상화폐 등에 투자했다고 진술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초 내부 모니터링을 통해 사고를 인지하고 A씨에게 소명을 요구하자 A씨는 경찰에 자수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횡령한 돈을 가상화폐와 해외 선물 등에 투자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씨는 처음엔 적은 금액으로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손실이 나자 점점 더 큰 돈을 투자했으며 이 중 60억 원을 손실 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횡령 과정에서 공범이 있었는지 등을 수사하는 한편 조만간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우리은행 측은 김해지점에 특별검사팀을 급파해 100억원대 횡령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지점과 경남본부는 이중체크를 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대출 실행 과정에서 있었던 문제점을 파악하고, 앞으로 유사사례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횡령 사고와 관련해 은행 현장검사에 나선다.

 

 

우리은행 횡령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기업개선부 소속의 차장급 직원이 10년에 걸쳐 712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5년이 확정됐다.

 

우리은행은 내부 감사 조직 콘트롤타워인 검사본부도 신설했지만, 2년 만에 거액의 횡령 사고가 또 터진 것이다.

 

임원별 내부통제 책임을 명확화한 '책무구조도'가 다음 달 도입되지만, 금융권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BNK경남은행 3천억원대 횡령 사고에 이어 올해도 앞서 NH농협은행과 KB국민은행에서 업무상 배임이 잇따랐다.

 

21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의동 전 의원이 지난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동안 시중은행, 특수은행, 인터넷은행 14곳 가운데 10곳에서 약 871억 원 규모의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5년간 발생한 횡령 건수는 총 83건으로, 매년 평균 16.6건의 횡령 사고가 꾸준히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수율이 저조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의 횡령 사고 금액이 732억 원대로 가장 컸는데, 이 가운데 약 8억 원을 회수해 회수율은 1.12%에 그쳤다.

 

농협은행은 28억 원대 횡령 사고 금액 가운데 1억 5천만 원을 회수해 회수율 5.21%였고, 기업은행은 29억 원대 횡령 사 고금액 가운데 1억 6천만 원을 회수해 5.51%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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