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인텔 메모리칩 사업부 인수에 나선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K하이닉스가 인텔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인수가격은 100억 달러(한화 약 11조 4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이사회 통해 양도 인수 사안 의결한 SK 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20일에 솔리드 스테이션 솔루션(SSD) 부문과 낸드 단품 등 낸드 사업 부문을 10조 3104억 원에 인수하는 양도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하고 이사회를 열어 해당 사안을 의결했다.
SK하이닉스와 인텔은 2021년 말까지 주요 국가의 규제 승인을 받을 계호기으로 규제 승인을 받게 되면 SK하이닉스는 70억 달러(한화 약 8조 192억 원)을 지급하고 인텔의 낸드 SSD 사업과 중국 다롄 펩의 자산을 SK하이닉스로 이전하게 된다.
인수계약 완료가 예상되는 2025년 3월에 SK하이닉스는 잔금 20억 달러(한화 약 2조 2912억 원)을 지급하고 인텔의 낸드플래시 웨이퍼 설계와 관련된 생산관련 지적재산과 연구개발 인력 및 다롄 펩 운영 인력 등 잔여 자산을 인수한다.
인수 부문은 인텔의 솔리드 스테이션 솔루션(SSD) 사업 부문과 낸드 단품 및 웨이퍼 비즈니스, 중국 다롄의 낸드 생산시설을 포함한 사업 부문 전체를 인수한다.
인텔은 계약에 따라 최종 거래 종결 시점까지 다롄팹 메모리 생산 시설에서 낸드 웨이퍼를 생산하며 낸드플래시 웨이퍼 설계와 생산관련 IP를 보유한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D램 시장에선 매출액 기준 점유율이 삼성전자의 뒤를 이은 2위를 기록 중이지만 낸드플래시 분야에선 4위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이번 인수로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를 제치고 낸드부문 2위 업체로 올라서게 된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CTF 기반 96단 4D 낸드와 지난해 128단 4D 낸드 플래시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낸드 사업에 지속 투자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인텔의 솔루션 기술 및 생산 능력을 접목해 기업용 SSD 등 고부가가치 중심의 3D 낸드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와 인텔은 고객, 협력사, 구성원 등을 위해 이번 계약이 원활히 완료될 수 있도록 인텔과 협력할 계획이다. 더불어 양사는 최근 DDR5 협력과 같이 지속 성장 중인 메모리 기반의 반도체 생태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 협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는 "낸드플래시 기술의 혁신을 이끌어 오던 SK하이닉스와 인텔의 낸드 사업부문이 새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서로의 강점을 살려 SK하이닉스는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적극 대응, 낸드 분야에서도 D램 못지 않은 경쟁력을 확보하며 사업구조를 최적화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 인텔은 왜 매각을 결정했나?
이번 거래를 위해 SK하이닉스와 인텔은 2년가량 고심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CPU 전문 기업인 인텔은 비주력 부분인 메모리 사업 부문의 매각을 추진해왔고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비중이 높은 부문, 특히 D램에 비해 열세인 낸드플래시를 강화하기 위해 인수를 결정했다.
업계 최고 수준의 낸드 SSD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 수익성 제고를 위해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과잉과 시장가격 하락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었다.
후발주자인 암드(AMD)가 시장 점유율을 추적해오며 인텔 독주체제의 시장이 양분화되면서 가격 하락과 시장경쟁 격화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부진해왔다.
인텔의 낸드 사업부가 매각되면 사업구조의 무게는 비메모리 반도체로 쏠리게 된다.
지난 1월에는 메모리 반도체와 관련한 신기술 개발을 위한 합작회사의 지분을 15억 달러(한화 약 1조 7000억 원)에 매각했다.
인텔은 이번 거래를 양도 인수를 통해 얻게 되는 재원을 제품 경쟁력 강화와 인공지능(AI), 5세대 통신(5G) 네트워킹, 인텔리전트 엣지와 자율주행 기술등 장기적 성장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분야의 투자자금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