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하 ‘한화에어로’)가 한화시스템의 100% 해외 자회사인 한화페이저(HANWHA PHASOR)에 700억원을 출자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직・간접적으로 한화페이저를 지배하는 형태의 지배구조를 갖추게 된다.
지난 2월 6일 한화페이저는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68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한다.
한화페이저는 영국에 있는 위성통신 안테나 연구개발 회사로 한화시스템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의 출자 방식은 모회사를 상대로 하는 주주배정이 아닌 ‘제3자배정’ 방식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시스템 지분 46.73%를 들고 있는 최대주주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월 중 납입을 완료할 계획이다. 당초 지난 1월에 모든 절차를 마칠 예정이었으나 영국 외국인직접투자(FDI) 관련 당국의 승인이 지연되며 일정이 늦어졌다.
한화페이저가 2020년 한화그룹에 편입된 이후 한화시스템 아닌 제3자가 자금 수혈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최초로 지분율 변동이 생기게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투자로 한화페이저의 보통주 4,024만 8,237주를 취득한다.
새로 발행되는 신주 수가 기존 발행주식 총수(4,024만 8,237주)와 동일하다.
이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페이저 지분을 50대 50으로 보유하게 된다는 의미다.
지배구조상 변화도 일부 동반한다.
기존엔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페이저'였지만 신주 발행 후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시스템을 통해 간접적 뿐 아니라 직접적으로도 한화페이저를 지배하게 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페이저의 지분을 취득한 것은 계열사간 시너지를 위한 결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구관측 위성시스템을 생산・공급하는 항공우주사업을 하고 있어 한화페이저와 접점이 크다.
위성시스템과 위성영상 및 위성영상 분석서비스를 제공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21년 쎄트렉아이 지분 약 30%를 인수하는 등 위성 개발기술 역량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쎄트렉아이’는 국내 최초의 위성 '우리별 1호'를 개발한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센터 인력들이 1999년 설립한 위성 전문기업으로 위성 본체와 지상 시스템, 전자광학 탑재체 등 핵심 구성품을 개발·제조하는 기술력을 갖췄다.
한화시스템은 기존 방산과 ICT 외에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위성통신 안테나 사업에 뛰어들었다.
통신・레이다 기술과 연계성이 높은 인공위성통신 안테나 사업에서 저궤도 위성 안테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항공우주 시스템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화페이저 인수도 그 일환이으로 지난 2020년 위성통신 사업을 위해 영국에 한화시스템유럽을 설립했고 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을 겪던 영국의 페이저솔루션을 인수했다.
지난 2005년 영국에서 설립된 위성통신 안테나 연구개발 전문기업으로 인수 이후 사명 변경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2021년 연말 기준 자산총액은 240억원이다.
한화시스템은 한화페이저뿐 아니라 투자사 카이메타, 원웹 등을 통해 협력관계를 맺고 국내외 위성통신 서비스 사업에 참여하려는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우주・위성사업을 하는 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페이저간 지분 관계가 생기면 더욱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