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금리를 낮추도록 압박했지만 연준 제롬 파월 의장은 미국의 탄탄한 경제 상황과 트럼프 2기 정책이 가져올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1월 29일 연준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무리하며 시장 예상대로 금리를 4.25~4.50%에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금리가 지난 2024년 인하 이전보다 “훨씬 덜 제약적이므로, 정책 스탠스를 조정하는 데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 2024년 9월 0.5%p 인하, 11월 0.25%p 인하, 12월 0.25%p 인하하는 등 3차례에 걸쳐 총 1%p를 낮춘 바 있다.
연준은 금리를 동결한 배경에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있다.
지난 12월 회의 후 성명에는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향해 “진전을 이뤘다.”는 문구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삭제됐고 이번 성명에서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다소 높은 수준에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파월은 향후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이 둔화세를 이어갈 것으로 낙관하면서도 물가 압력이 지속적으로 완화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추가 진전이 나타날 준비가 된 것 같다.”고 하면서 “준비가 되어 있는 것과 실제 이뤄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2022년 여름 40년 만에 최고치에 비해 최근 급격히 하락했지만 2%의 목표치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연준이 선호하는 개인소비자지출(PCE) 물가지수는 지난 2024년 11월에 2023년 11월월 대비 2.4% 상승해 2024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의 2023년 대비 상승률은 2.8%로 나타났다.
연준은 노동시장에 대해서는 다소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하면서 “실업률이 최근 몇 달 동안 낮은 수준에서 안정화됐고 노동시장 여건은 여전히 견고하다.”는 문구가 추가됐다.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이 인플레이션 압력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지 않다.”면서 “조정을 고려하기 전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실질적인 진전이나 노동시장 약세가 확인돼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1월 FOMC는 트럼프의 취임 이후 처음 열리는 통화정책 결정 회의였다.
지난 1월 3번째 주 트럼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며 연준에 “금리를 즉시 인하할 것을 요구하겠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미국 대통령은 연준 이사회 이사 지명 외에 통화정책 결정 등에 대한 권한은 행사할 수 없기 때문에, 무언의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파월은 “해당 발언 이후 트럼프와 어떠한 접촉도 하지 않았다.”면서 “위원회는 어떤 정책이 실행될지 지켜보는 단계에 있다.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평가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이러한 정책의 내용이 명확하게 알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24년 12월 FOMC 이후 연준이 공개한 경제전망예측(SEP)에서 올해 금리인하 횟수를 기존의 4번에서 2번으로 축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