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기업 특화 금융투자회사’ 2기가 출범한 지 1년이 되어가는 지금, 1기와 다르지 않은 부진한 실적에 ‘중기특화 증권사’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2016년 4월 금융위원회는 모험자본 공급을 강화하기 위하여 중소·벤처기업 금융 업무에 특화된 금융투자회사를 육성한다는 명분으로 중소기업 특화 금융투자회사 제도를 도입했다.
금융위는 1기로 6개 증권사를 선정하고 중소・벤처기업 관련 업무수행을 위한 전용 펀드 도입, 채권담보부증권(P-CBO) 발행 주관사 선정 우대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했지만, 지정효력 2년의 기간 동안 별다른 실적없이 막을 내렸다.
이후 금융위는 지난 2018년 5월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키움증권 ▲IBK투자증권 ▲SK증권 등 6개 증권사를 2기 중기특화증권사로 선정했다.
이들에게는 중소・벤처기업에 대해 대출할 시 대출액의 최대 32%까지만 순자본에서 차감하는 제도 등 1기보다 더 많은 혜택을 제공했다.
하지만 현재까진 2기 역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들의 기업공개(IPO) 주관 신규상장 건수는 대형증권사들과 비교하면 비교적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 9건, IBK투자증권 4건, 유안타증권・유진투자증권・SK증권이 각각 2건으로 모두 10건을 넘기지 못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이 14건, 미래에셋대우가 13건, NH투자증권이 11건 등 비교적 대형증권사로 불리는 증권사들은 10건이 넘는 IPO를 달성했다.
증권(투자)형 크라우드 펀딩 조달 실적 역시 ▲오픈트레이드 ▲와디즈와 같은 크라우드 펀딩 전문업체에 비하면 적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 7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크라우드펀딩 주요 실적에 따르면 전업 중개업자인 ‘와디즈’는 80회, ‘오픈트레이드’ 27회의 펀딩에 성공했다.
반면 IBK투자증권이 16회,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15회, 유진투자증권이 7회, 키움증이 3회, KTB 3회 등 1기 중기특화 증권사들은 비교적 낮은 크라우드펀딩 실적을 냈다.
현재까지 2018년의 정확한 크라우드펀딩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다수의 금융투자업 종사자들은 2기 중기특화 증권사의 성적도 1기 때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기특화 증권사의 낮은 실적에 대해서 직접적인 증권금융 대출 혜택이 미미하다는 불만의 목소리와 신규 사업인 온라인 소액투자 중개가 ㅅ수익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높은 실적을 검증한 대형 증권사들을 통한 IPO를 진행하는 것에 기업들의 선호도가 높은 것도 영향을 끼치고 있어, 단기성과를 내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기업공개(IPO)의 준비기간이 통상적으로 4~5년 정도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2년에 불과한 ‘중기특화 증권사’의 지정효력이 2년인 점도 짧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연구원은 “중기특화증권사의 가장 중요한 것은 IPO 능력이다. 중소기업들을 발굴해 가치를 평가하고 IPO로 연결해야 한다.”라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증권사들은 주로 대기업과의 투자은행(IB)에 집중해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을 평가할 수 있는 능력과 정보축적이 부족했다는 설명이다.
이어서“중소기업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능력과 데이터의 축적은 충분한 학습 기간이 필요하다. 최소한 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이러한 학습에는 큰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에 이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