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베트남-중국 등 아시아 역내 개발도상국들과 산업 내 무역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15일 베트남-중국의 무역 의존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산업내무역(Intra-Industry Trade : IIT)은 동일한 산업에 속하는 유사재화의 수출입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현상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한국의 산업 내 무역 현황과 공급망 관리 전략’에 따르면 중국과 베트남과의 산업내무역 비중은 2019년 기준 각각 39.6%, 25.1%를 기록했다.
기술수준이 높은 제품군의 수출이 늘어나면서 양국에서 모두 한국의 수출 단가가 더 높게 나타나 품질우위 수직적 산업내무역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산업별로는 양국과 모두 반도체, 가전, 무선통신기기 등이 포함된 전자통신산업을 중심으로 산업내무역이 확대되었으다. 특히 베트남과의 전자통신 산업내무역은 2012년 11.0%에 불과했으나 2019년 40.7%까지 상승했다.
중국과는 전자통신(50.1→57.9) 외에도 철강(31.2→38.7), 화학(14.4→23.4), 전기기계(42.3→51.9), 광학기기(22.1→25.8) 등에서 산업내무역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전기기계, 철강, 광학기기 업종은 중국이 생산비 경쟁에서 우위에 있거나 중국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수출기업이 해외에 생산거점을 형성해 중간재 교역이 늘어남에 따라 국가 간 분업이 확대되면서 한국의 산업 내 무역 의존도는 2019년 기준 전체 수출의 42.7%로 2008년 31.8%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미국·일본·베트남 등 4개국 간 교역에서 산업 내 무역 의존도는 중국(39.6%), 일본(32.8%), 베트남(25.1%), 미국(20.7%) 순이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2년부터 2019년까지 베트남 및 중국과의 산업 내 무역 의존도가 각각 16.8%p, 8.9%p씩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면, 미국 및 일본 등 선진국과의 산업 내 무역 의존도는 큰 변화가 없었다.
보고서는 “베트남, 중국과의 산업 내 무역은 주로 첨단기술의 전자통신 업종을 중심으로 크게 확대됐다”면서 “중국과는 반도체 산업 교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반도체 품목의 산업 내 무역 비중이 2012년 48.3%에서 2019년 62.0%로 증가했고, 베트남과는 가전(4.2%→63.9%) 및 무선통신기기(20.6%→64.6%) 등 품목의 산업 내 무역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특징으로 보고서는 “베트남 및 중국과의 산업 내 무역에서는 주로 한국이 양국으로부터 단가가 낮은 저가 제품을 수입하고 한국은 다시 양국으로 고가 제품을 수출하는 추세가 확대됐다”면서 “수출단가가 수입단가보다 높은 ′품질우위의 수직적 산업 내 무역′형태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강성은 연구원은 “산업 내 무역 의존도가 큰 만큼 공급망 리스크도 확대될 수 있으므로 산업 내 무역 의존도가 높은 업종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과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