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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대왕조는 베트남 호이안-후에에 어떻게 갔을까?

중국대외교류사. 아시아 각국 고대사 연구에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자료
천까이윙 지음, 정연식, 김종현, 박장식 옮김. 2025년. 진인진 출판

 

주나라에서 청나라 전기(1840년 아편전쟁 이전)까지 2000년여를 다룬 천까이윙의 역작 ‘중국대외교류사’(원 제목은 중외교통사, 中外交通史)가 출간되었다. 중국 역대 왕조의 대외관계에 대한 통사다.

 

저자 천까이윙은 1937년 푸젠성 취아저우에서 태어났다. 중국과 외교의 역사 연구로 매우 저명한 학자로 잘 알려졌다.

 

함께 옮긴이는 중국과 베트남의 정치경제로 박사학위를 받은국립창원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인 정연식, 한국중국현대문학회장을 역임한 김종현 동아대학교 명예교수, 동아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교수이자 아세안연구소장인 박장식 교수다.

 

■ 고대로부터 청대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긴 시간의 폭 ‘감탄’

 

이 책은 대외교류 역사를 8개 시대로 나누었다. 특이한 것은 고대 중국 대외 교류사에서 항상 지리적으로 중요한 지위를 차지한 것은 홍콩이었다. 당 왕조 때부터 홍콩은 둔문 주변은 남중국해 대외 교통의 요지였다. 광주는 해외로 나갈 때 꼭 거쳐야 하는 곳이었다.

 

오늘날 홍콩은 ‘동방의 진주’로 칭송되고 세계에서 가장 자유스러운 항구 중 하나다. 동양과 서양이 공존하면서 국제 금융과 무역 등 모든 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사마천 ‘사기’에 따르면 중국 대외교류 역사의 출발은 한 무제 시대에 장건이 서역을 개척하면서 시작되었다. 소위 비단길 개척이었다. 고대의 대외교류 통로는 육로와 해로 두 가지가 있었다. 육로의 비단길이 먼저 등장했다.

 

수당시대 이후 조선업과 항해기술이 발전했다. 북방에서 서역을 거치는 전통적인 통로는 항상 유목민의 방해를 받았기 때문에 해로 교통이 점점 비중이 높아졌다. 태성평대가 되면 대외교류도 번성했다. 공식적인 외교관계가 민간왕래보다 더 중시되었다.

 

중국 대외교류사 속에서는 빛나는 인물들이 저하늘 별들만큼 쏟아졌다. 반초와 현장, 혜초와 이븐바투타, 마르코폴로의 이름도 빛났다.

 

중국은 외국과의 교류를 통해 인도의 불교, 언어, 문학, 예술 등으로 영향을 받았다. 중국도 비단과 종이, 자기, 인쇄술을 선진문명을 인도에 전했다.

 

인도의 학자들은 “법현과 현장 그리고 마환이 남긴 저작이 없다면 인도의 역사를 다시 세우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고대 중국은 항상 강성한 중화제국의 지위를 누렸다. 역대 왕조의 왕들은 항상 스스로를 천조상국(天朝上國), 즉 ‘모든 나라 위에 있는 나라’라고 칭했다. 다른 국가의 방문을 조공하러 온 것으로 여겼다.

 

중국은 4대 발명, 즉 종이, 인쇄술, 나침반, 화약과 같은 기술은 세계 어느곳보다 크게 앞섰다. 그렇지만 르네상스 이후 세계 문명에서 동서양의 우위가 점차 바뀌었다. 1840년 아편전쟁을 전후로 중국 위주의 전통적인 고대대외교류사가 종말을 맞았다. 이책은 1840년까지만 다룬다.

 

이 책이 돋보인 것은 중국이 고대로부터 외국과의 교류를 상당히 중시했다는 것이다. 중국의 역사학은 수 천 년 동안 주변국과 외국을 기록하고 연구해온 훌륭한 전통을 갖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산해경(山海經)’ ‘사기(史記)’ 등 중국 역대 왕조의 정사(正史)는 모두 주변국과 외국에 대한 기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대한 자료들은 아시아 각국의 고대사연구에도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자료다. 프랑스 학자 마스페로가 인도차이나반도를 연구하며 언급하기를 “자료 중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중국 사료”라고 언급했다.

 

영국의 동남아시아 역사 전문가 홀은 “동남아 고대사에 관해 지식을 얻으려 한다면 중국 사료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당(唐)나라와 남해 나라들과의 교류(p. 190)를 보면 광주에서 출발해 베트남 푸옌성에 도착한다. 낫짱과 닌투언를 거친다. 말레이 반도를 거쳐 천축국(인도)에 도착한다.

 

‘당의 안남의 경략’에서는 안남은 당나라부터 시작했다. 현재 베트남의 북부와 중부와 그리고 광시, 광둥, 윈난 일부를 포함했다. 현 베트남 북부와 중부는 중국의 지배를 받았다. 현재의 후에, 호이안은 옛날 한나라의 일남군이 있는 곳이다.

 

이밖의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교류 기록이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 "내용의 난해함에 3명의 역자를 합쳐 10여년이라는 시간이 소요"

 

‘중외교통사’는 고대로부터 청대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긴 시간의 폭을 감당하며 중국 대외교류의 역사를 논했다. 엄청난 두께다. 동아대학교 아세안연구소 연구총서2다. 연구총서1는 마이클 아웅뜨윙-마이트리 아웅뜨잉 부자의 ‘미얀마 역사 전통과 변혁’(박장식, 강민지 번역)이다. 

 

이 책을 번역하는 과정도 흥미롭다. 박장식 교수는 싱가포르 국립대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이후 홍콩에 거주하고 있는 저자 천까이윙와 접촉해 한국어 판권을 따고 싶다고 제안하고 교섭했다.

 

이 같은 제안에 대해 귀중한 저서와 함께 한국어 번역권도 아무 대가없이 허가했다. 한국어판이 나오기를 기대한다는 내용도 보태 보내주었다. 이 책을 재미있게 읽는 방법은 중국 외부에 대한 중국인의 시선을 파악하면서 후에나 호이안 등 해당 국가 지역 언어 등을 발견하면 더 흥미진진해진다.

 

박장식 동아대 아세안연구소장은 “본서는 중국과 세계 여러 지역과 국가들 간의 교류와 왕래의 역사를 살피며, 고대 주나라에서 청나라 1840년 이전까지 약 2000년의 시간을 다룬다. 엄청난 양의 중국 기록을 토대로 하여 범세계적 시공을 범위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는 실로 대단하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이 역서는 중국을 둘러싼 과거 세계 각 지역의 면모를 살필 수 있어서 역사, 사회, 정치, 경제 분야의 학자들 및 글로벌 시대의 대중들에게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고대 동남아 역사를 중국 서적으로 추적하던 가운데 발견한 본서는 그 내용의 난해함에 3명의 역자를 합쳐 10여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었다. 이 두꺼운 페이지의 역서 한 권이 그동안의 말도 못한 수고를 상쇄해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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