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진 마음의 조각들이 자신을 찌를 때 우리는 서로의 별빛이 되어 반짝였다 구독자 22만의 ‘유니럽’ 채널 운영자 열여덟 살 지소윤, 겉으로는 센 척하지만 악몽과 하염없는 불안에 시달린다. 화려한 셀럽의 가면 뒤에 드리운 공허한 표정을 알아보고 곁을 내준 건 냉혈한 ‘쏘패’로 알려진 가온고 2학년 3반 반장 서이삭. 모범생이지만 인간관계에 담을 쌓은 철벽남. 정반대의 캐릭터가 서로를 알아보고 함께 성장하며 사랑하는 이야기가 소설로 나왔다. 한수언 작가의 장편소설 ‘반짝이는 파편’(출판사: 우주나무)은 악연처럼 부딪쳤던 셀럽 유튜버 지소윤과 냉미남 반장 서이삭의 비밀 연애에 관한 작품이다. 과연 이삭은 얼음장 같았던 관계의 벽을 허물고, 소윤은 꾸밈없이 자연스러운 민낯을 드러낼 수 있을까? 사랑한다는 것은 어쩌면 알아간다는 것, 서로의 주파수를 잡아내고, 상대를 품는 마음의 자장을 유지하는 것이다. 사랑은 성장의 다른 이름이다. 소윤은 연기하는 페르소나가 아닌 민낯의 웃음을 되찾고, 이삭은 굳게 닫았던 마음의 문을 연다. 서로의 결핍을 알아본 두 사람이 함께 연주하는 다음 악장을 펼쳐든다. 악연처럼 부딪혔던 둘은 흑역사와 상처의 진실을 알아가며 뿌리칠 수 없는
군 제대후 ‘완전체’로 컴백을 앞둔 글로벌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3월 21일 광화문 광장에서 ‘BTS 컴백 라이브: ARIRANG(아리랑)’ 공연을 가진다. 방탄소년단은 총 14곡이 수록된 정규 5집 ‘아리랑’을 내달 20일 오후 1시에 발매한다. 3년 9개월 만에 공개한 새 앨범을 들고 광화문 광장에서 무료 공연을 한다. 음악업계에 따르면, 23일 오후 8시 예매처인 놀(NOL) 티켓 접속이 시작되자마자 지정좌석 대기 인원이 10만 명을 훌쩍 넘기며 접속자가 한꺼번에 몰렸다. 전석 매진됐다. 예매 오픈 후에는 무료 티켓이지만, 10만 원부터 120만 원까지 재판매한다는 글이 등장했다. 이에 경찰은 암표 단속 및 사기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단속에 나선 상태다. 좌석은 메인 무대를 바라보고 가장 우측에 위치한 스탠딩석과 그 뒤쪽부터 이순신 장군 동상 앞까지 배치된 지정석이다. 대형 스크린으로 공연을 관람할 수도 있다. 이 공연은 3월 21일 오후 8시부터 1시간 가량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며,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에서 생중계될 예정이다.
남서쪽 끝자락, 국경 도시 수아이(Suai)의 공기는 유난히 묵직했다. 그 덥고 습한 바람을 맞으며 들어선 마을에서 나는 잊을 수 없는 장면과 마주했다. 조상신이 머무는 신성한 집, ‘우마 루릭(Uma Lulik)’ 앞이었다. 뾰족하게 솟은 전통 가옥의 문앞에 으레 악귀를 쫓는 무시무시한 수호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 너무나 익숙한 얼굴이 그려져 있었다. 예수였다. 놀라웠던 건 그 표정이다. 창을 든 전사도, 심판자의 얼굴도 아니었다. 그는 세상 모든 풍파를 다 품어줄 듯 더없이 인자한 미소로 그 토속적인 우마 루릭의 문 앞에 양쪽 기둥에 서 있었다. 이질적이면서도 묘하게 어울리는 그 모습. 그 순간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이들에게 가톨릭은 바티칸에서 건너온 딱딱한 교리만은 분명 아니었다. 척박한 땅과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자신들을 지켜주는 가장 강력하고 따뜻한 ‘루릭(Lulik, 신성한 힘)’ 그 자체였다. 바티칸 시티라는 특수한 도시국가를 제외하고 동티모르는 종교자유가 있는 국가들 중에 사실상 가장 높은 비율의 가톨릭 신앙을 보이고 있다. 2022년 인구 센서스에 따르면 무려 97.6%가 신자다. 딜리(Dili)에도 모스크 돔이 있긴 하다. 하지만 동티
기원전 5세기 고대 그리스 세계는 두 강대 세력의 경쟁 속에 흔들렸다. 해양 상업국가 신흥 아테네와 군사 중심의 육상 강국 스파르타. 이 둘의 대결은 결국 펠로폰네소스 전쟁으로 이어졌고, 승패를 떠나 그리스 전체의 쇠퇴를 초래했다. 이 사례는 오늘날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을 설명하는 비유로 자주 등장한다. 특히 투키디데스(Thucydides)가 남긴 “아테네의 부상과 그로 인한 스파르타의 공포가 전쟁을 불가피하게 만들었다”는 통찰은 이른바 ‘투키디데스의 함정’으로 재해석되며 현대 국제정치 담론의 단골 개념이 되었다. 비유는 단순하다. 아테네는 해상 네트워크와 상업, 동맹을 기반으로 세력을 확장한 개방적 강국이었다. 델로스 동맹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했고, 민주정이라는 정치적 정당성을 내세웠다. 반면 스파르타는 육상 군사력과 규율, 전통 질서 수호를 핵심 가치로 삼았다. 폐쇄적이지만 안정된 체제,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패권을 유지하려 했다. 이를 오늘에 대입하면 미국은 해양 패권과 동맹 네트워크, 규범 질서를 기반으로 한 아테네형 강국으로, 중국은 대륙 기반의 국력과 군사 현대화를 통해 기존 질서에 도전하는 스파르타형 신흥 강국으로 비유된다. 미국은 제2차
올해 하반기에도 ASEAN 정상회의가 의장국 필리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한국 대통령도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 의장국은 매년 초, 그해 의장국으로서 중점적으로 추진할 우선 과제를 제시한다. 의장국의 문제의식과 언어는 한 해 동안 아세안을 바라보는 중요한 기준점이 된다. 지난 2월 6일, 필리핀 외교장관 마리아 테레사 P. 라자로는 싱가포르의 동남아연구소(ISEAS) 강연을 통해 2026년 아세안 의장국으로서의 구상을 공유했다. 전체적인 인상만 보면 새로울 것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 연설은 올 한 해 아세안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하나의 나침반이라는 점에서 차분히 짚어볼 가치가 있다. 이 글에서는 필리핀 외교장관 연설의 핵심을 정리하고, 여기에 담긴 한국 외교에 대한 함의를 덧붙이고자 한다. 2026년 아세안 의장국을 맡는 필리핀은 결코 편안한 시기에 키를 잡지 않는다. 미·중 전략 경쟁의 장기화, 우크라이나와 중동의 전쟁, 글로벌 공급망 재편, 기후 위기와 기술 혁명까지, 오늘의 국제 환경은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성이 일상화된 상태다. 라자로 장관이 현 세계를 ‘3U—격변(Upheaval), 불확실성(Uncertainty), 예측 불가능성(Unp
2016년 7월, 동티모르의 수도 딜리는 밤새 잠들지 못했다. 새벽 5시, 찢어질 듯한 오토바이 배기음이 창문을 흔들었다. 폭동인가 싶어 내다본 거리에는 초록과 빨강의 물결이 넘실거렸다. 동티모르 국기가 아니었다. 이 땅을 지배했던 식민 종주국, 포르투갈의 국기였다. 유로 2016 결승전에서 포르투갈이 프랑스를 1-0으로 꺾던 그날, 딜리는 리스본보다 더 뜨겁게 울었다. 이 기이한 풍경의 정점을 찍은 건 다름 아닌 샤나나 구스망(Xanana Gusmão)이었다. 동티모르 독립 투쟁의 상징이자 초대 대통령인 그 국부(國父)가 거리로 나왔다. 양손에는 동티모르 국기와 포르투갈 국기가 하나씩 들려 있었다. 식민 지배에 맞서 17년간 정글을 누빈 게릴라 사령관이, 옛 통치국의 승리에 만세를 부르고 있었다. 이방인의 눈에는 모순 덩어리다. 왜 독립 영웅이 옛 식민 종주국의 깃발을 흔드는가? 필자도 이 장면 앞에서는 잠시 멈칫했다. 표면적 이유는 분명하다. 바로 옆에 붙은 거인, 인도네시아와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은 것이다. 24년의 불법 점령 기간 동안 전체 인구의 최소 4분의 1을 죽음으로 내몬 인도네시아와 자신들을 구분 짓는 끈이 바로 포르투갈어, 가톨릭, 그
베트남에는 집안에 상을 당하면 결혼을 미루는 관습이 오랫동안 존재해 왔다. 부모상을 당했을 때는 특히 엄격하여, 전통적으로는 삼년상(三年喪)에 준하는 장기간의 애도 기간에는 혼인을 비롯한 모든 경사를 삼가는 것이 마땅한 도리로 여겨졌다. 이는 단순한 형식적 규범이 아니라, 죽은 이를 충분히 애도하지 않은 채 산 자의 기쁨을 앞세우는 행위는 윤리적으로 용납될 수 없다는 사고방식에 기반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윤리적 규범은 언제나 현실의 조건과 조화를 이루는 것은 아니다. 이 관습이 현실과 충돌하는 순간, 그것은 오히려 또 다른 비극을 만들어낸다. 이미 결혼식을 앞둔 청년에게 삼 년에 가까운 시간은 지나치게 길다. 특히 혼인이 개인의 선택을 넘어 가문과 공동체의 문제로 인식되는 사회에서, 결혼의 지연은 개인의 삶 전반을 좌우하는 중대한 사건이 된다. 이 지점에서 베트남 사회가 선택해 온 하나의 우회로가 바로 ‘급속결혼’이다. 이 관행은 베트남어로 “cưới chạy tang”(상을 피해 급히 치르는 결혼), 또는 “cưới gấp khi có tang”(상중에 급히 치르는 결혼)과 같이 표현된다. 표현 자체가 말해주듯, 이는 축복된 출발이라기보다 피할 수 없는
“대한민국과 캄보디아가 손잡고, 초국가 범죄를 근절하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리아 전담반’ 활동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님과의 합의로 출범한 ‘코리아 전담반’은 활동을 시작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온라인 스캠 범죄 피의자 130여 명을 검거하는 의미 있는 성과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과 캄보디아가 손잡고, 초국가 범죄를 근절하겠습니다’는 포스팅 제목 아래 “캄보디아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양국 경찰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결과다. 애써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경찰청은 지난달 말 두 나라 경찰이 합동 근무하는 코리아 전담반이 현지에서 한국 조직원 136명을 검거하고, 한국인 4명을 구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앞으로도 초국가 범죄 근절을 위해 캄보디아와 더욱 긴밀히 공조하며 협력할 계획이다. 두 나라 정부와 국민이 함께 만들어 갈 안전하고 평화로운 미래를 기대한다”며 “훈 마넷 총리님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썼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아세안(ASEAN) 정상회의가 열린 말레이시아 쿠알룸푸르에서 훈 마네트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갖고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