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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인도차이나 젖줄’ 메콩강 놓고 미-중 갈등 왜?

“메콩강 5개국 가뭄 원인은 상류의 11개 중국댐” 미국도 지지하며 동참

 

메콩강 상류에 건설된 중국의 11개댐이 ‘미-중 갈등’으로 불씨로 번질 조짐이다.

 

‘인도차이나의 젖줄’으로 불리는 메콩(Mekong)강은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 인구 2억 4000만 명의 5개국을 관통하는 4020㎞의 강이다.

 

메콩강은 중국의 칭하이 성 티베트 고원의 해발 4950m에 발원한다. 전체 길이의 약 1/4을 차지하는 상류는 길고 좁은 골짜기들로 11개 중국 댐들이 들어서 있다.

 

중-하류 메콩강 5개국들은 “10년 전부터 들어선 메콩강 상류 댐들이 들어선 이후 중-하류 지역이 가뭄이 든다”며 강하게 비판해왔다. 최근에 이 주장에 미국이 가세했다.

 

한국은 지난해 처음으로 한-메콩 정상회의를 열어 메콩국가들과 다양한 협력을 할 장을 마련한 바 있어 이 ‘메콩강’을 놓고 미-중 갈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상류 11개 중국댐, 메콩강 지역의 가뭄의 원인”에 미국도 동참

 

이슈의 중심은 메콩강 상류 지역의 11개 중국 댐들이다. 470억㎥의 물을 저장한 이 댐들이 메콩강 지역의 가뭄의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다.

 

실제로 10여년 전부터 인도차이나 반도의 곡창 지대에 가뭄이 잦아지자 5개국은 “중국이 1990년부터 강 상류에 짓기 시작한 댐들이 원인”이라고 지속적으로 지적해왔다. 지난해 5개국은 “11월 중순 기준으로 메콩강 수위가 60년만 가장 낮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3일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미국 평화연구소(USIP)와 싱가포르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이 주최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중국이 메콩강 흐름을 조작(manipulate)해 동남아 국가를 위협하고 있다”고 중국을 비판 대열에 직접 가세했다.

 

이로 인해 미-중 갈등이 경제갈등, 코로나19 책임론, 남중국해 갈등에 이어 전선이 메콩강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양쪽의 아세안 국가들의 지지를 얻으려는 여론전도 격화되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8월 ‘미국과 중국의 다음 전장: 메콩강의 중국 댐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메콩강 수자원 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소개한 바 있다.

 

기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 대학의 세바스티안 비바 연구원(수자원 전문가)의 연구보고서를 소개했다. 중국이 수력발전과 관개용수를 위해 메콩강 상류에 댐을 건설함으로써 중·하류 지역이 가뭄을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의 물 연구 및 컨설팅 전문 업체인 '아이즈 온 어스'(Eyes on Earth)는 지난 4월 펴낸 보고서를 통해 메콩강 상류 지역의 11개 중국 댐들이 470억㎥의 물을 저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는 유엔의 후원을 받는 '지속가능인프라파트너십'(SIP)와 '메콩강하류지역협력이니셔티브'(LMI) 의뢰로 작성됐다. LMI는 2009년 미국이 중국을 제외한 5개 메콩강 유역 국가들과 공동으로 설립한 기구다.

 

■ 중국 “오히려 우리 댐 덕분에 강이 살아났다” 반발

 

중국은 중하류 가뭄에 대한 원인에 대해 정반대의 입장이다. 이미 7월 말 중국은 이에 칭화(靑華)대와 중국 수자원연구소가 공동으로 펴낸 반박하는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중국의 댐들이 우기에는 메콩강의 홍수를 완화하고 건기에는 저장된 물을 방류함으로써 가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의 댐들이 위치한 상류 지역이 하류 지역보다 가뭄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했다.

 

 

메콩강 전체 유역에서 가뭄이 발생할 가능성이 7% 정도이지만, 중국 댐들이 위치한 메콩강 상류의 가뭄 발생 가능성이 12%로 높다는 주장이다.

 

현재 메콩강 하류 국가들은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 본부를 둔 메콩강유역위원회(MRC)를 통해 메콩강 관련 각종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올해 메콩강의 수위 하락이 2년 연속 사상 최대를 기록하자 MRC는 8월 초 “하류 5개국과 메콩강에서 수력 발전소를 운영하는 업체 간 더 원활한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최근 일간 방콕포스트는 MRC 보고서를 인용해 “2년 연속 수위가 하락한 이유로 비가 덜 내린 데다 라오스 2개와 중국에 11개가 건설된 수력발전용 댐 때문”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메콩강 상류 지역에 건설된 중국의 댐들이 앞으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의 새로운 전장(戰場·싸움터)이 원인의 하나로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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