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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여행 5] 액티비티 천국, 방비엥서는 누구나 '꽃보다 청춘'

액티비티의 천국, 버기카-집라인-카약-물동굴 등 2만 5000명 소도시 한국인 북적

 

한국 예능방송 ‘꽃보다 청춘’에서 소개된 방비엥편은 동남아 여행 판을 크게 흔들었다.

 

그동안 한국에서 생소했던 인구 2만 5000명의 소도시 방비엥을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동남아 도시 중 하나로 바꾸었다. 이 반전드라마를 쓴 비장의 무기는 액티비티와 가성비였다.

 

버기카-블루 라군-집라인-카약-물동굴 체험 등의 액티비티와 동굴 체험과 열기구를 타면 누구나 청춘이었다. 액티비티의 장점은 순간순간 짜릿함에 집중하다 보니 세상사를 잊어버릴 수 있다는 것.

 

 

비워야 채울 수 있는 법, 자기 삶을 주도로 살고 있을 때 행복하다. 강변북로에 미세먼지가 아닌 방비엥 비포장도로에서 뿌연 흙먼지를 마시며 달리면서도 즐거운 것이 행복이다. 방비엥은 액티비티만으로 힐링이 되고 즐거움을 유혹하는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 비엔티안에서 라오스 1호 고속도로로 1시간 40분 ‘라오스의 소계림’

 

방비엥은 비엔티안에서 라오스 1호 고속도로로 거리 170km다. 3년 전 개통된 이 길은 중국이 만들어준 도로다. 예전에 4시간이 걸렸지만 고속도로 개통으로 1시간 40분이면 충분하다.

 

그런데 도로가 텅 비어있다. 웬일인가? 일반 운전자들이 4시간이나 걸리는 다른 도로를 더 이용하기 때문이다. 다 고속도로 통행료가 너무 비싸서다. 도로상황이 안 좋고 교통사고 위험이 많은 길을 여전히 이용하는 것은 역시 돈 때문이다.

 

 

방비엥은 라오스 중부에 있다. 세계 3대 카르스트 지형으로 ‘라오스의 소계림’으로 불리지만 그건 다소 과장된 홍보였다. 지형과 경관이 빼어났지만 그렇다고 그랜드캐년이나 장가계처럼 넋놓고 환호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액티비티의 천국이라는 점은 충분히 동의할 만하다. ‘꽃보다 청춘’에서 유연석과 손호준, 바로 등 한국 세미남 청년들은 산악자전거, 버기카로 달리며 방비엥을 제대로 즐겼다. 한국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제대로 저격했다.

 

 

과거 방비엥의 주요 방문자들은 유러피안이었다. ‘유러피안 거리’에는 생겼고, 한국인은 10% 정도였다. 이제는 역전되었다. 한글 간판을 단 한국식당-한글 표기가 된 마사지숍-롯데리아 등이 들어선 ‘코리아거리’가 생겼다.

 

■ 방비엥 여행의 출발은 버기카 오프로드 ‘길멍’...‘블루라군’서 4미터서 풍덩

 

방비엥 여행의 출발은 버기카로 오프로드를 질주하는 것이다. 30~40분간 포장-비포장 도로를 번갈아 신나게 달린다. 뿌옇게 먼지가 일어난다. 마스크 필수, 때론 수경을 착용해야 한다.

 

얕은 시내에서 푹 젖기도 하고, 길을 막아서는 소떼들도 만났다. 그럼에도 온통 길에 집중되었다. 얼마만인가. 먼지 속에서 내 안의 먼지를 털어내는 시간, 오랜만에 아무런 생각없이 ‘길멍(길에 멍하게 눈맞춤)’했다. 길에서 만났던 나홀로 스쿠터를 달리는 서양 여성과 상의를 벗어제킨 서양인 남성도 어느 사진 속 풍경 같았다.

 

세계의 미녀’로 불린 브룩 실즈가 주연한 영화 ‘블루라군’와는 무관했다. 이름만 따온 ‘블루라군’은 푸르른 물색은 아름다웠다. 사람들은 이 아담한 연못에서 다이빙을 하고 타잔처럼 줄타기를 타고 그네를 타고 수영을 즐겼다. 고기떼들이 몰려다녔다.

 

나도 다이빙을 하겠다고 용기를 냈다. 거대한 나무 위 4미터 높이 점프대로 씩씩하게 올라갔다. 에메랄드 물 속으로 다이빙하려 순간, 주춤했다.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내려왔다. 재도전은 포기했다. 어떤 이는 두 번씩이나 뛰어내리며 후들후들 공포체험을 즐겼다.

 

 

 

영 포기할 수 없었다. 중간 낮은 나뭇가지에서 뛰어내렸다. 순간 깊은 물속으로 빠져들어갔다. 나올 때는 개헤엄, 체면 다 구겼다. 꽃무리 주변에 커다란 하얀 나비떼가 맴을 돌았다. 함박눈이 아니었다. 블루라군에는 한글 안내판이 있다. 그만큼 한국인들이 많이 온다는 뜻이다.

 

■ 공중 200미터에서 12코스 집라인...슈퍼맨 자세로 하강 짜릿

 

블루라군을 떠나 총 12코스 집라인(Zipline)를 즐겼다. 집라인은 와이어를 매고 빠른 속도로 하강하는 체험하는 시설이다. 방비엥에는 많은 장소에서 러브콜했다.

 

라오스 청년은 “빨리빨리” “천천히”라는 한국말을 소리치며 안내했다. 그리고 “와 힘들다” “오빠, 무서워?” “안무서워” 등 한국말을 흉내내며 긴장을 풀어준다.

 

 

드디어 내 생애의 집라인, 공중 200미터에서 등산 밧줄과 등고리와 안전모로 무장한 채 와이어를 이용한 몸을 던졌다. “다리를 들고 가자”는 라오스 청년의 말을 듣자마자 빙그르 한 바퀴 돌았다.

 

나무와 나무 사이에 설치된 줄을 타는데 어마어마하게 큰 열대성 나무 중턱에 바닥이 보이는 철 바닥과 하강대가 만들어졌다. 될 수 있으면 아래를 안보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가족여행을 온 할아버지와 할머니, 삼촌과 엄마, 딸과 아들 등 여섯식구들도 너끈하게 하강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을 다잡았다.

 

다양한 높이와 거리가 열두 개, 끝 코스는 땅으로의 수직하강이었다. 라오스 청년은 “슈퍼맨 자세로 날개를 펴라”고 주문했다. 나는 슈퍼맨이 되는데는 실패했다. 하지만 집라인은 모든 순간 짜릿함의 블랙홀이었다.

 

 

집라인을 하기 전에 튜브를 타고 탐남(물동굴)을 탐험했다. 튜브를 타고 줄을 당겨 석회암 동굴로 들어가니 통로가 이어졌다. 동굴은 어두웠지만 시원했다. 80미터를 가니 걸을 수 있는 얕은 수로가 나와 일어나 걸어가다가 다시 튜브를 타고 300미터를 갔다가 가던 길을 다시 돌아왔다.

 

마무리는 쏭강에서의 카약킹이었다. ‘흐르는 강물처럼’의 브래드 피트가 아니었지만 수면에 반짝이는 햇빛과 카약 그림자가 아름다웠다. 30분간 흐르는 강물에 몸을 맡기고 노를 저었다. 옆의 팀들이 물장구를 치고 노로 물을 튀겼다. 어린아이처럼 신났다.

 

 

강물을 따라 직접 노를 저어서 내려오는 ‘카약킹’ 자체가 자연힐링이다. 어떤 이들은 뒤집어져 물에 흠뻑 젖었다. 강은 깊지 않았다. 강에서는 옷을 입거나 상의를 벗은 소년과 소녀들이 수영을 하면서 손을 흔들어주었다.

 

그래, 액티비티의 천국인 라오스의 방비엥에서 누구나 ‘꽃보다 청춘’의 주인공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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