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독일법인이 신사옥 ‘삼성 스페이스’(Samsung Space) 운영을 시작했다.
삼성 계열사들을 결집시켜 협업을 촉진하고 창의성을 발현할 수 있도록 새 둥지를 기반삼아 주력 시장인 유럽에서 선전을 이어간다.
지난 11월 27일 삼성전자 독일법인은 에쉬본에서 삼성 스페이스 개소식을 열었다.
삼성전자 독일법인장 김만영 부사장과 윌터 피셰딕(Walter Fischedick) 헤센주 디지털화・혁신부 장관, 에쉬본 아드난 샤이크(Adnan Shaikh) 시장, 마인-타우누스 요하네스 바론(Johannes Baron) 지역구 의원이 참석해 신사옥 오픈을 축하했다.
삼성전자 독일법인은 지난 2020년부터 슈발바흐(Schwalbach)에 위치한 사옥 이전을 추진했다.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 유럽계 비즈니스 컨설팅 회사 BICG(The Business Innovation Consulting Group)와 협력해 약 2년 만에 오픈했다.
삼성 스페이스는 약 17,000m² 규모에 달하는 대형 오피스 건물이다.
삼성전자・삼성SDS・삼성전기・제일기획 등 계열사를 포함한 10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며 총 15개층의 사무실을 쓴다.
신사옥은 삼성 직원들의 업무 특성을 적극 반영해 설계됐다.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삼성전자 직원들의 업무 중 42%는 고도의 집중이 필요하고, 31%는 소통, 27%는 협업에 기반을 둔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삼성은 연구 결과를 반영해 개인 업무와 공동 작업, 휴식을 취할 공간을 마련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모듈식 가구를 활용해 회의 목적에 맞춰 재구성할 수 있도록 회의실을 꾸미고, 전직원에 삼성의 인공지능(AI) 플랫폼 ‘갤럭시 AI’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제공한다.
AI 기능을 업무에 접목하고, 삼성 스페이스 내 레스토랑・카페 예약과 주문,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건물 입구에는 30㎡ 상당 공간에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월을 설치해 삼성의 기술 발전을 체감하도록 했다.
삼성은 직원들의 웰빙에도 신경을 썼다.
2025년부터 프랑크푸르트 스카이라인과 타우누스 산의 전망을 조망할 수 있는 스페이스 라운지를 15층에서 운영하고, 헬스장을 마련했다.
실외 녹지 비중을 높이고 공기 질을 측정하는 센서도 부착했다.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는 재활용 자재를 쓰고, 콘크리트 1,700톤(t)과 이산화탄소 배출량 150t을 절약했다.
조명 제어 시스템을 도입해 에너지 소비량을 최적화하며, 주차장 옥상에 깐 1,100m²규모 태양광 발전에서 전기를 생산해 내부 수요를 충족한다.
전체 주차 공간의 약 10%에 전기차 충전소(60개)를 설치하고, 사내 식당에서는 지역 특산물을 주재료로 쓰도록 했다.
지속가능성 노력을 인정받아 삼성 스페이스는 지난 9월 친환경 건축물 인증 제도인 LEED 플래티넘을 획득한 바 있다.
삼성전자 독일법인은 에쉬본에서 새출발하며 유럽 공략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밀레와 보쉬 등 전통 강호들을 제치고 유럽 가전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2013년 이탈리아 가전 단독 판매(프리스탠딩)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2022년 빌트인까지 포함한 전체 시장에서도 선두에 올랐다.
2024년 1분기 독일 냉장고 시장에서 17.4%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고, 상반기 ‘비스포크 AI 건조기’의 유럽 매출은 2023년 전반기 대비 3배가량 뛰었다.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약진해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1,210만 대, 점유율 37%를 기록해 1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