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Alain Delon)이 18일(현지시간) 88세로 타계했다.
1935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난 들롱은 1957년 데뷔해 영화 90여편을 출연해 “지구를 넘어서는 미모”로 ‘세기의 미남’으로 불렸다.
그는 1957년 이브 알레그레 감독의 영화 ‘여자가 다가올 때’로 영화계에 데뷔했다. 특히 1960년 르네 클레망 감독 영화 ‘태양은 가득히’에서 인생 역전을 꿈꾸는 가난한 청년 톰 리플리로 출연해 스타덤에 올랐다.
이 영화에서 친구를 살해하고, 친구의 사인을 연습해 친구 행세를 하다 발각된 연기로 단숨에 일약 지구촌 슈퍼 청춘스타가 되었다. 서늘하면서 퇴폐적인 특유의 매력을 발산하면서 다부진 몸과 매혹적인 눈빛으로 뭇 여성들을 홀렸다.
영화 속에서 그는 현실과는 다른 거짓말의 세계를 지어내 주변을 완벽하게 속인다. 소위 반 사회적 인격장애 ‘리플리 증후군(Ripley Syndrome)’의 대명사가 되었다.
50여년 간 90여편의 영화에 출연해 80여편에서 주연을 맡았다. 그의 대표작 중 ‘태양은 가득히’ 이외에도 ‘태양은 외로워’(1962년),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1966년), ‘볼사리노’(1970년), ‘조로’(1975년) 등이 있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거쳤다. 4살 때 부모가 이혼했다. 이혼한 부모는 각각 재혼했고 아무도 알랭을 맡으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다른 집에 입양되어졌다. 그를 입양한 양아버지는 교도관이었다.
17세부터 4년간 군복무를 했다. 제1차 인도차이나 전쟁 파병 당시 사이공 해군기지 경비중대 무전병으로 복무하기도 했다. 근무지 무단이탈로 군 교도소 수감되었다. 11개월간의 수감을 마치고 상병으로 불명예 전역했다. ‘하류인생’으로 살아보니 “밑바닥 인생을 연기하면 매력이 났다”(시오노 나나미)는 평도 들었다.
1958년 23살의 나이로 데뷔해 비현실적인 꽃미담 배우로 시대를 풍미했다. 1973년 이집트 출신의 가수 달리다(Dalida)와 듀엣으로 ‘파롤 파롤’(Paroles Paroles)를 발표했다. 1996년 셀린 디옹(Céline Dion)과 함께 방송에서 부르는 동영상도 지구촌을 강타했다.
거장 감독들과 걸작 영화를 다수 찍었지만 그 자신은 중년이 될 때까지 주요한 연기상을 받지는 못해 지나치게 뛰어난 외모 때문에 연기력이 저평가된 배우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2007년 칸 영화제에서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을 때 시상자가 앨런 들롱이기도 했다
수상으로는 2017년 트란실바니아 국제영화제 평생공로상, 2012년 제65회 로카르노 영화제 평생공로상, 1995년 제4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명예황금곰상, 1991년 레지옹도뇌르 훈장이 있다.
1999년 스위스 국적을 취득해 스위스로 거주지를 바꿨다. 2017년 영화계를 은퇴를 선언한 그는 2019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수술을 받은 후 요양 생활을 이어갔다.
2022년에는 그의 아들 앙토니가 프랑스 라디오 인터뷰에서 들롱이 향후 건강이 나빠질 경우 안락사를 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알랭 들롱의 작품들
1957년 영화 ‘여자가 다가올 때’로 데뷔했다. 1960년 작인 르레 클레망 감독의 ‘태양은 가득히’의 리플리역을 연기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서늘한 눈빛과 준수한 연기력으로 ‘한밤의 암살자’(1967), ‘시실리안’(1969), ‘암흑가의 두 사람’(1970) 등 누아르 영화에 출연하며 프랑스 영화 전성기를 이끌었다. 특히 뛰어난 외모로 전세계에서 세대를 뛰어넘는 미남배우의 대명사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