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7700여개 기업이 진출해 있는 베트남에 살고 있는 한국인은 약 17만 명이다.
한류의 발상지이자 한국문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베트남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인은 ‘쌀딩크(베트남의 상징 쌀과 히딩크 감독 비유)’로 유명한 박항서 축구대표팀 감독이다.
박항서 감독과 절친(가장 친한)이자 박 감독만큼 유명한 이가 바로 고상구 K&K트레이딩 회장(61)이다. 그는 베트남 전국에 90개 매장을 갖고 있는 K-MARKET를 운영하는 ‘대표 한상’(글로벌에 진출한 한국인 상인)이다.
K-MARKET의 연 매출은 1억 달러(1160억원), 2017년에는 베트남 100대 기업에 올랐다. 그는 제10, 11대 하노이한인회장, 제2대 베트남총연합한인회장, 제18차 세계한상대회 대회장을 역임했다.
고상구 회장은 언제나 당당하고 솔직하고 담백하기로 잘 알려졌다. 의리가 있고, 너른 품으로 교민 사회를 품어 화합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그의 마당발 인맥은 한-베트남 교류, 친선의 가교가 되어 두 나라의 ‘격’을 올리고 있다.
2019년 11월 한국-베트남이 오가는 항공편은 매주 501편, 올해 베트남을 찾은 한국 관광객은 207만 명이다. 이렇게 한국-베트남이 가까워지는데 가교를 잇는 선구자들이 많다.
우선 김우중 대우회장, 이대봉 참빛그룹 회장, 박연차 태광 회장 등이다. 여기에다 고상구 회장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전세계 570만 명의 ‘한상’(韓商, 글로벌을 누비는 한국 출신 상인)을 대표하는 한상대회장을 맡은 그의 마당발 인맥을 짚어본다.
■ 같이 여행하는 친구 탤런트 박상원, 그를 만나면 박찬호-안재욱도 합석
최근 고상구 회장은 배우 박상원과 오만에 살고 있는 친구(김점배 회장)를 찾아가 “찌든 업무에서 벗어나 친구와 여행”을 했다. 한상대회가 성공적으로 마치고 특히 친구랑 동행해서 더 기쁘다는 전언을 보내왔다.
그가 즐기는 SNS(소셜네트워크) 페이스북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친구가 바로 한상대회장까지 찾아온 박항서 감독과 이번 여행을 같이 가는 탤런트 박상원이다.
페이스북 포스트를 통해 그는 “만나면 밤새 달린다”고 우정을 과시했다. 1995년 80년대 암울한 시대를 묘사해 전국민을 울렸던 드라마 ‘모래시계’ 강우석 검사의 역을 맡았던 박상원과의 우정은 끈끈하다. 두 사람의 모임에는 가끔 메이저리그 LA다저스 박찬호 선수와 인기 탤런트 안재욱도 합류한다.
“박상원과 만나면 우리는 밤새 달린다. 이날도 탤런트 안재욱이 합류했다. 박상원은 안재욱 결혼식 주례를 맡았다. 연예인 후배들이 가장 존경하는 선배가 바로 박상원이다. 박상원은 평소 행동도 즐겁고 편안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겸손이 몸에 배인 친구다. 다음날 박상원 사무실에 들러 박찬호가 합류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좋은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한다는것은 성공만큼 중요하다.”(10월 16일 페이스북)
베트남까지 찾아온 고교시절 친구 박상원에 대한 언급은 애정이 넘친다. “친구 박상원, 의리있는 아우 도끼 윤용현...결국 오늘도 박상원과 나는 끝까지 갔다...이래서 친구다.”(10월 1일)
고 회장은 김광석-변진섭-김건모-신승훈 등 수많은 히트작을 작곡한 김형석 작곡가에 대해 ‘매우 따뜻하고 인간적인 친구’라고 소개한다.
서울에 오면 그는 “‘그녀를 만나는곳 100m전’ 이상우 버스킹...예술의전당 공연을 대성공으로 끝낸 10월의 어느 멋진 남자 바리톤 김동규 함께 경희궁 뒷골목 이태리식당에서 만난다” 등을 소개한다.
그의 마당발 인맥 중 절친그룹에는 가수 태진아, 방송인 남희석, 가수 윤형주, 개그맨 하하, 가수 편승엽 등이 있다. 물론 그의 인맥은 연예인을 비롯한 정치인, 기업인들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 여수 한상대회에 ‘소방차’ 정원관-백지영-남희석-더원도 지지 방문
여수 한상대회에는 그의 절친그룹이 대거 출동했다. 박항서 감독은 대표팀 훈련 중에 바쁜 일정을 쪼개 축하하기 위해 찾아왔다.
3인조 그룹 ‘소방차’로 유명한 정원관은 “존경하는 고상구 대회장님, 행사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신 것 축하드립니다...먼거리인데도 한 걸음에 달려와준 백지영, 남희석, 더원, 왈와리팀 고맙고”(10월24일 정원관 페이스북)고 후원했다.
지난 6월 14일 하노이 물류센터 준공식이 열렸다. 박항서 감독은 물론 빠지지 않고 우정을 과시했다. 이 자리에는 윤상호 하노이한인회장, 김한용 하노이코참회장, 김정인 민주평통 동남아서부협의회장, 이대봉 참빛그룹 회장, 정영수 CJ 고문 등 20여 명이 단상에 올라 테이프를 잘랐다
그리고 박낙종 전 베트남문화원장, 류항하 주 베트남 한국상공인연합회 명예회장을 비롯해 한국에서 김학용 김병기 의원을 비롯한 여야 정치인 7~8명도 참석했다. 물류센터에는 이후 이철우 경상북도 도지사를 비롯, 11월 만에도 한국 지자체가 7개, 이밖에 중소기업이나 정부 관계자 등이 찾아왔거나 올 예정이다.
하노이 교민 사회의 상징적인 인물이자 세계적인 기업가인 고상구 회장. 베트남 교민의 위상을 올리고 ‘한상’의 격을 올린 그는 어린이날이면 K-MARKET 직원들과 어린이 장애시설을 방문해 함께 춤을 추고 게임을 하고 반나절 놀다올 정도로 베트남을 한국만큼 사랑한다.
고상구 회장은 축구의 박항서 감독,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베트남의 국가대표 올림픽 최초 금메달을 딴 호앙쑤안빈을 지도한 박충건 베트남 사격대표팀 감독과 함께 어쩌면 베트남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인 중 하나다.
일반 마켓과 차별화하는 K-MARKET의 고급화로 이국 땅에서 성공스토리를 써나가는 고상구 회장, 그의 성공신화는 어쩌면 ‘특별한’ 네트워크 비즈니스에서 나오는 것도 모른다.
그는 기자에게 “저는 연예인, 정치인, 기업인 등 많은 분들을 알고 있지만, 그냥 아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사귀면 뼛속까지 친해지는 성향이 있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