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의 원조로 불리는 ‘겨울연가’의 배경으로 동남아를 비롯한 일본, 중국 등 한류팬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남이섬이 섬 전체가 춘천 최초 인증공원이 되었다.
남이섬은 지난 7월 31일 국가에서 인정하는 민간정원으로 등록되었다. 국내 최대규모로서 국가나 지역사회가 아닌 민간에서 드넓은 면적을 정원으로 가꾸어 나갔다는 점에서 더욱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전까지 최대규모로 등록되었던 곳이 13.4ha(헥타르)였던데 비해 남이섬은 무려 2배가 넘는 규모의 34.7ha에 달한다. 이는 남이섬 전체 면적에서 일부 건물을 제외한 대부분의 영역이 인정받은 사례로 남이섬 전역이 정원화되어 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 북한강에 있는 섬, ‘겨울연가’ 촬영지 유명...연간 100만명 방문
남이섬은 북한강 한가운데 있는 하중도다. 국내에서 단일 관광지로는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곳으로, 약 170여 개국에서 연간 100만 명 이상이 찾아오는 국제 관광지이다.
서울, 부산, 제주도 다음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이다. 섬에 비치 된 관광 안내 리플릿도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태국어, 말레이-인도네시아어, 베트남어, 미얀마어, 러시아어, 스페인어의 10개 언어로 제작되고 있다.
남이섬 지명의 유래는 남이섬 북쪽 언덕의 돌무더기에 조선 초기의 무장인 남이 장군이 묻혀있다는 오랜 민간전승에 기인하여 자연스럽게 정착된 것이다.
1979년부터 1989년까지 MBC 강변가요제가 남이섬에서 열렸다. 2000년대 들어서는 배용준 주연 드라마 ‘겨울연가’를 이 섬에서 찍은 덕분에 한류 팬들의 관광지로 유명해졌다. 일본, 대만,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권 여행객이 급증했다.
‘2023~2024 한국관광 100선’에 오른 남이섬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해 2년에 한 번씩 선정하는 '한국인이 꼭 가 봐야 할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로 선택되었다.
2012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6회로 남이섬은 첫 회에 초대 선정된 이래 한차례도 빠지지 않고 6연속 선정되었다. 운영 주체는 지자체나 공공기관은 아니고 주식회사남이섬이다.
■ 3만 여 그루 나무, 순수하게 민간서 수년간 손수 가꾸고 정성을 다해 운영
남이섬은 1944년 청평댐 건설 이전, 비가 올 때면 홍수가 나 육지가 물에 잠기던 척박한 불모지였다. 하지만 1965년부터 나무를 심기 시작하여 현재 3만 여 그루의 나무로 가득한 섬이 되었다. 실로 반세기가 넘는 역사다.
민간정원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조성, 운영하는 국가정원이나 지방정원과는 달리 순수하게 민간에서 수년간 손수 가꾸고 정성을 다해 운영하는 곳이다.
또한 국민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소로 국내 주요 여행 관광자원, 지역경제 활성화, 국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정원 문화 및 산업 활성화를 위해 가드닝, 관광사업, 체험프로그램 등 다양한 콘텐츠들을 발굴 운영한다.
남이섬은 춘천시에서 최초로 등록된 정원으로서의 영예도 함께 누렸다. 춘천시는 최근 지역 내 상중도 일대를 지방정원으로 등록하고자 추진하며 정원도시로의 부상을 준비중이다. 남이섬은 이번 춘천시 등록 1호 정원이 된다.
남이섬은 순천만국가정원처럼 국가가 나서서 거대 자본을 투입하여 정원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자발적으로 하나 씩 손수 가꾸어 가며 아름다운 강산을 만들어가는 민간정원이다.
■ 말레이시아 랑카위와의 협업으로 마련된 랑카미가든 눈길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도 허투루 심지 않았다. 섬 전역은 27개의 테마 정원으로 나뉘며 전체가 정원이 되기까지 다양한 스토리로 가득하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여러 지역과 연계하여 탄생한 강릉경포정, 남이도담삼봉, 천리포목련원부터 해외 말레이시아 랑카위와의 협업으로 마련된 랑카미가든까지 테마가 있는 주제정원이다.
아침 이슬이 가장 먼저 내린다하여 이름 붙였다 홍보하지만 사실은 재활용 소주병으로 탄생시키면서 병의 브랜드명을 따 이중적 의미를 품은 '이슬정원', 꽃잎과 풀을 마구 뜯어먹는 토끼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작게 해자를 둘러 만든 '피토원' 등의 재미있는 스토리를 지닌 이야기정원들은 남이섬을 찾는 관광객들을 미소 짓게 한다.
남이섬을 현재에 이를 수 있게 한 설립자인 수재 선생의 동상과 함께 조성된 수재원,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기쁨을 나누는 창조와 나눔의 정신을 기리는 창평원, 북단에서 차가운 북풍을 막고자 마련된 천경원과 따스한 남쪽의 훈풍을 받아 번영케 하려는 마음을 담은 창경원까지 의미 깊은 기념정원도 마련되어 있다.
이뿐 아니라 남이섬에는 관광지가 되기 이전부터 이 곳을 지키며 자생하던 율왕, 왕마로니에, 행왕과 더불어 수령이 약 25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적송왕, 미류왕, 풍왕, 낙우송왕이 7대 거목으로 자리하며 거대 정원의 파수꾼 역할을 톡톡히 한다.
정원에 빠질 수 없는 연못도 다양하다. 무더위에도 고고함을 잃지 않는 연꽃의 향연 ‘연련지’, 하얀 연꽃 사이로 정관루가 맑게 비치는 '정관백련지', 버드나무 가지를 품은 ‘유영지’ 등 정원 속 연못이 적재적소 배치되어 가꾸는 이들의 품격이 느껴진다.
■ 최근 웰니스 관광지 명성...미래 정원도시로 향하는 춘천시 마중물
남이섬은 2006년 각종 환경 순화적 사업과 문화 예술 지원 사업을 강화하고자 남이섬에 국가 개념을 표방한 나미나라공화국(Naminara Republic)을 선포했다. 특별한 여행지라는 이미지를 표현해 큰 호응을 받았다.
근래 남이섬은 웰니스 관광지로서도 명성을 얻고 있다. 이번 민간정원 선정으로 한걸음 웰니스 라이프에 다가간다. 다채로운 정원을 도보 산책하며 마음을 정화하거나 도보 이동이 어렵다면 스토리투어버스로 섬 둘레를 돌아보며 바람결에 고단한 마음을 날려보낼 수 있다.
또한, 남이섬은 말 그대로 ‘섬’이기에 수려한 육지 환경뿐 아니라 둘레 수상 환경도 일품이다. 리버크루즈를 타고 밖에서 섬을 조망하거나 로잉보트로 유유히 뱃놀이를 즐길 수도 있다.
넓은 정원을 모두 보고 가기에 하루가 짧을 때에는 수영장조차 정원이라 이름 붙여진 ‘야외수영장 워터가든’을 갖춘 호텔정관루에서 쉬며 몸과 마음이 편안한 하루의 마무리가 가능하다.
청정한 숲과 아름다운 강, 매혹적인 문화가 어우러진 남이섬, ‘한류’라는 스토리텔링과 힐링의 명소로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휴식처가 되었다. 춘천시의 제1호 등록정원이자 국내 최대 민간정원인 남이섬은 미래 정원도시로 향하는 춘천시 마중물 역할 톡톡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