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무대로 펼쳐지는 국제 연극 축제의 막이 열렸다.
올해 3회째를 맞는 '국제 웬?! 연극 페스티벌'이 20일 오전 11시 서울 오유아트홀에서 성대한 개막식을 열고 11월 16일까지 이어질 문화교류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웬연극 조직위원회가 기획한 이번 행사는 서울시의 전폭적인 지원과 태국 정부의 공식 후원으로 명실상부한 한-태 양국 문화 협력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개막식장에는 이관수 조직위원장과 배우 손병호 예술감독, 고지혁 총괄 PD가 함께 자리해 축제의 출발을 알렸다. 이와 함께 참가 예술단체 관계자들과 강남문화재단, 예인아트홀, 오유아트홀 등 후원기관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조직위원장을 맡은 이관수 전 강남구 의회 의장은 "틀에 박힌 공연이 아닌, 관객과 예술가가 한 호흡으로 만들어가는 살아있는 무대를 준비했다"며 축제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는 "한국은 물론 태국을 포함한 해외 창작자들과의 만남이 진정성 있는 문화 소통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현장을 이끌 손병호 예술감독은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예술의 원초적 에너지를 재발견하고, 그것을 새로운 형식으로 확장하는 실험의 장이 될 것"이라며 "국내외 창작진이 함께 만드는 무대를 통해 연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고지혁 총괄 PD는 "무대 예술이라는 공통의 언어로 국가 간 장벽을 허물고 예술적 협업을 이끌어내는 것이 이번 축제의 핵심"이라며 "한국과 태국 양국이 문화로 손잡는 의미 있는 출발점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개막 이후 첫 무대는 23일 오유아트홀에서 막을 올리는 프로젝트 달의 《청춘라디오》다. 23일과 24일 저녁 7시 30분, 25일 오후 2시 세 차례 공연된다. 뒤이어 극단 냇돌이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예인아트홀에서 《당신이 잃어버린 것》을 선보인다.
11월에는 프로젝트 O의 《낙원》(6~8일, 오유아트홀)과 문화창작집단 날의 《선, 율》(13~15일, 예인아트홀)이 연이어 무대에 오른다. 《낙원》은 당초 목·금요일 저녁 6시로 예정됐던 공연 시간을 7시 30분으로 조정했다.
정규 경쟁작 외에도 다채로운 특별 무대가 마련됐다. 탭인은 11월 3일 저녁 7시 30분 예인아트홀에서 낭독극 《Sign》을 공연하며,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공연팀은 11월 9일 오후 2시와 4시 두 차례에 걸쳐 예인아트홀 무대를 채운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11월 16일 오후 4시 건설회관 CG아트홀에서 펼쳐질 폐막식이다. 국내 참가팀들의 하이라이트 무대와 함께 태국에서 온 공연단이 약 30분간 특별 무대를 선사하며 한·태 문화교류의 의미를 되새길 예정이다.
공연 관람뿐 아니라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전문 공연인을 위한 <소리여행>(27일 오후 6시)과 <마이즈너 움직임 워크샵>(11월 5일 오후 7시), 일반 시민 누구나 신청 가능한 <희곡다이닝>(11월 4일 오후 6시)이 각각 15명 선착순으로 진행된다. 참가 신청은 페스티벌 공식 웹사이트나 카카오채널에서 받는다.
이번 페스티벌은 특히 태국 정부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일 방콕에서 열린 태국 상원 종교-윤리-예술-문화위원회 방문 행사에서 에모른 스리콩판 위원장은 "문화예술이 국가 간 협력을 이끄는 중요한 매개"라며 페스티벌의 의의를 높이 평가한 바 있다. 같은 날 오후 태국 공보처와 관광청이 공동 주최한 기자회견을 통해 양국의 문화 협력 의지가 재확인됐다.
페스티벌 관계자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한 달간 서울 곳곳에서 국경을 넘나드는 예술 교류가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며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속 가능한 한·태 문화 협력 채널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