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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태국 여자골프, 이제 변방이 아니라 중심...‘막강 파워’ 왜?

타이거 우즈 어머니의 모국, '태국의 박세리' 에리야 쭈타누깐 등 스타 배출 주목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어머니 쿨티다가 태국 사람이라는 점은 널리 알려졌다. 태국 DNA를 품고 세계를 호령한 타이거 우즈처럼 최근 태국 여자골프도 변방에서 세계 중심으로 점프업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활약이다. 태국은 지난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TPC 하딩 파크에서 끝난 여자 골프 국가대항전 한화 라이프플러스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우승했다.

 

태국 프로골퍼 지망생들의 ‘롤모델’인 모리야(28)-에리야 쭈타누깐(27) 자매와 아타야 티띠꾼, 패티 타와타나낏을 앞세워 정상에 올랐다. 일본, 한국, 호주를 차례로 격파하고 4강전에서 미국, 결승전에서 다시 호주를 눌렀다.

 

■ 천혜의 환경-에리야·모리야 자매 롤모델 ‘골프 불모지’서 중심으로

 

‘골프 불모지’로 불렸던 태국이 눈부신 성적과 스타들의 활약으로 여자 골프 역사를 바꾸게 한 배경은 뭘까. 아시아경제는 천혜의 환경 속에서 에리야-모리야 쭈타누깐 자매를 이은 좋은 선수들이 계속 배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태국의 박세리’로 통하는 에리야 쭈타누깐은 2016년 태국 선수 최초로 메이저 챔프에 올랐다. 시즌 5승으로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 CME 글로브 레이스 1위를 싹쓸이했다. 현재 LPGA투어 통산 12승 챔프다.

 

 

태국에서는 에리야 쭈타누깐이 10개 대회 연속 컷 탈락 등 좌절과 실패를 딛고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서는 골프 인생을 그린 영화가 개봉하기도 했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에리야의 성공에 존경심을 표하면서 ‘국민영웅’으로 칭하기도 했다.

 

에리야의 언니 모리야도 2승을 거뒀다. 2021년 ISPS 한다 월드 인비테이셔널 우승자 파자리 아난나루칸, 포나농 파트룸 등이 정규투어에서 뛰고 있다.

 

에리야 쭈타누깐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화 라이프플러스 인터내셔널 크라운 우승을 소감을 올렸다.

 

“우리는 드림팀이 있었어! 이번주에 태국에서 온 모든 젊은 골퍼들과 플레이하는 것은 나에게 영감을 줄 뿐만 아니라 태국에 이런 놀라운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큰 힘과 자부심을 주었다. 내 팀 동료들은 모두 매우 인상적이었다. 앞으로도 태국을 세계 지도에 올릴 것이다. 우리는 매우 흥미진진한 골프의 미래가 기대된다.”

 

■ 한국 6연속 신인왕 행진 끊고 타와타나낏-티티꾼 연속 ‘LPGA신인왕’

 

두 자매를 잇는 신인들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패티 타와타나낏은 2021년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을 우승했다. 티티꾼은 지난해 미국 무대에 데뷔해 2승을 올리며 신인왕에 올랐다.

 

주목되는 것은 패티 타와타나낏이 2021년 LPGA 투어에서는 6년 연속 이어져 오던 한국 선수 신인상 행진을 끊어냈다는 것. 지난해는 역시 태국의 티티꾼이 미국 무대에 데뷔해 2승을 올리며 신인왕에 올랐다.

 

 

나타끄리타 웡타위랍, 자라비 분찬트, 차네티 완나사엔, 파바리사 요크튜안, 아르피차야 유볼 등은 지난해 12월 LPGA 퀄리파잉(Q)시리즈를 통과해 시드를 확보했다. 그만큼 태국 여자골프는 강해졌다.

 

한때 외신들은 박세리에 이은 박인비-김세영-양희영-전인지-김효주-고진영 등 한국 여자 선수들이 대회마다 10위 안에 절반을 차지하자 ‘어떻게 한국은 여자 골프를 지배하게 됐나’는 분석을 쏟아냈다.

 

애니카 소렌소탐은 한 인터뷰에서 “한국 선수들은 세 가지 장점을 지니고 있다. 꾸준함과 뛰어난 테크닉, 성실한 연습량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 부모들의 조기교육 등 한국과 유사...체격조건 좋아져 비거리 문제까지 해결

 

태국은 1년 내내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천혜의 환경을 갖고 있다. 부모들도 자녀의 조기 교육에 ‘올인’하는 등 한국과 유사하다. 현재 태국 선수들이 최연소 기록을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체격조건이 좋아지면서 단점으로 지적됐던 비거리 문제까지 해결됐다. 쭈타누깐과 타와타나낏, 티띠꾼, 웡타위랍 등은 실제 투어 정상급의 ‘장타 파워’를 구사해 팬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여기에다 싱하맥주로 유명한 산티 비롬박디 싱하그룹 회장은 후원도 큰 몫을 했다. 그는 1999년 만든 싱하 마스터스 등 12개 대회나 창설했다. 2012년부터는 아시안투어와 공동 개최에도 적극적이었다.

 

 

아울러 2009년 7월 LPGA, PGA 코스를 빼닮은 치앙라이 산티부리에 싱하파크 콘켄 골프클럽을 조성하는 등 인프라 조성에 매진하는 등 태국 골프의 세계화의 숨은 공로자다.

 

그는 또한 수많은 선수를 후원하고 있다. 비시즌에 대표급 선수들이 함께 모여 경쟁할 수 있는 훈련 캠프도 제공하는 등 골프업계의 ‘키다리아저씨’(후견인)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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