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60살이 넘은 홍콩 최고의 배우 유덕화는 존재감이 남다르다. ‘영웅본색2’로 한국에서 팬덤을 만든 그는 ‘천장지구’의 청재킷과 오토바이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는 영화와 음반에서 모두 큰 성공을 거두면서 이른바 홍콩 4대 천왕(유덕화, 장학우, 곽부성, 여명)으로 이름을 떨쳤다. 2002년 ‘무간도’ 시리즈에 출연하면서 맥이 끊겼던 홍콩 느와르의 부활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았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잠행’에서 마약왕으로 돌아왔다. 그는 주인공이자 제작도 맡았다. ‘잠행’은 유덕화가 ‘무간도’ 이후 16년 만에 악역을 맡았다.
다크웹을 통해 마약 밀매의 온상이 된 홍콩에서 마약왕 ‘조지 램’을 맡았다. 그를 쫒는 행동파 경찰 ‘에디’(펑위옌), 그리고 그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언더커버 ‘호사우’(임가동)의 쫓고 쫓기는 대결이 불꽃튄다.
임가동은 견자단 주연 ‘엽문’으로 실력파 배우로 등극했다. 그는 마약 조직에 잠입한 경찰이다. 펑위옌은 한국 관객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은 멜로영화 ‘청설’의 남자주인공이다.
메가폰은 2년 연속 홍콩금상장영화제 촬영상을 수상한 관지요 감독이다. 여기에 ‘쿵푸 허슬’‘소림축구’ ‘색, 계’를 만든 제작진이 가세했다.
다크웹을 기반으로 벌어지는 마약 범죄의 실체는 현실에서도 있을 법한 압도적인 몰입감을 보여준다. 또한 총격신과 폭발 장면까지 더해져 정통 하드보일드 액션 느와르를 기다려온 관객들의 기대감을 채워준다.
해외 상영 당시 평단과 매체로부터 “시원함과 살벌함을 숨기기 힘든 오싹한 전개, 인간성 이면의 섬뜩한 독을 파헤친다”(1905 시네마 닷컴), “최근 2년간 최고의 홍콩 영화”(연예평론가 우칭공), “경찰과 도둑의 대결일 뿐만 아니라 인간성에 대한 깊은 성찰”(SOHU.com) 등의 코멘트를 얻으며 크게 호평받았다.
유덕화는 평소 자기관리가 철저하다. 환갑이 넘은 지금도 여전히 근육질의 슬림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
그의 세월이 배인 얼굴에 ‘무간도’의 그림자가 스친다. 경찰의 스파이가 된 범죄 조직원 범죄 조직의 스파이가 된 경찰 한번의 선택으로 인생이 바뀌어버린 두 남자의 피할 수 없는 만남...
‘잠행’은 ‘무간도’에서의 치밀한 스토리와 반전보다 액션이 더 돋보인다. 하지만 ‘잠행’은 역시 유덕화의 영화다. 서로 다른 조직의 스파이가 되어 충돌하는 이야기를 다룬 스토리는 늘 재미있다. ‘무간도’에서 출발한 한국의 ‘신세계’처럼 말이다.
개봉은 2024년 3월 27일, 감독: 관지요, 출연: 유덕화, 임가동, 펑위옌 외, 수입: ㈜올스타엔터테인먼트, 배급: ㈜이놀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