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현실에 대한 강렬한 메시지!”(Variety)
3월 13일 개봉하는 영화 ‘레이징 그레이스(Raging Grace)’는 미스터리 맨션 스릴러다. ‘성난 사람들’ ‘엘리멘탈’ 등 최근 주목받는 아시아 이민자 정체성을 다룬 작품들과 궤를 같이 한다.
아시아 이민자를 다룬 시각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새 조류 중 하나다.
주인공 ‘조이’는 영국에서 머물고 있는 필리핀 출신의 불법체류자다. 자신과 딸 ‘그레이스’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대저택에 발을 들이게 된다. 무섭고 히스테릭한 유령의 집이다.
입주 가정부가 된 모녀가 입주한 대저택은 천장 높다. 복층 구조로 이뤄져 있는 동시에 안방과 서재, 부엌과 지하실 등으로 구성되어 변화무쌍하다. 그 자체가 상징적이다. 대저택이 주는 기운과 분위기가 극을 구성하는 핵심 서사다.
영화제에 공개될 때 “<기생충>과 <겟 아웃>이 합쳐졌다”(letterboxed), “음산한 분위기와 끝을 알 수 없는 스토리”(부산국제영화제), “고요하지만 지옥처럼 강렬하다!”(Fresh Fiction)와 같은 찬사를 받았다.
또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서 시작된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 간 삐뚤어진 관계에 대한 탐구”- The Film Stage, “냉혹한 시선이 심장을 찌른다”- Fresh Fiction, “무섭고 히스테릭한 유령의 집에 숨은 메시지”- Hollywood Reporter, “호러의 덫을 놓은 트위스트 스릴러”- THN 등이 이어졌다.
이 영화는 필리핀계 영국인인 패리스 자실라(Paris Zarcilla)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사회에 만연한 여러 가지 문화적 차별로부터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그는 인터뷰에서 “유럽에서 벌어진 여러 차례의 아시아인 혐오 사건으로 인해 나의 정체성과 실존의 위기를 겪어왔다.”고 고백했다. 화면에는 이민자 출신인 자신과 자신의 부모님 세대가 겪을 수밖에 없었던 참담한 현실 속이 그려졌다.
“많은 사람들이 견디는 일상의 공포, 그 안의 오싹함”(That Shelf)의 평이 딱 들어맞는다. 대신 현실을 ‘우아한 분노(Raging Grace)’를 통해 재조명한다. 감독은 “좀 더 새롭고 나은 미래가 찾아오길 바란다”고 메시지를 던진다.
1987년생으로 필리핀의 배우 겸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맥스 에이겐만은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그는 2008년 필리핀 TV 시리즈 ‘립글로스’로 데뷔한 이후 지금까지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필리핀계 영국인인 패리스 자실라 감독은 런던에서 활동한다. 단편영화 ‘Pommel’(2018)로 영국독립영화제 및 전세계 주요 영화제에 초청되며 영화계에 떠오르는 신성으로 떠올랐다.
이후 TV 드라마 ‘센츄리 에그’(2020)의 각본과 감독을 맡으며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드는 연출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패리스 자실라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2020년에 발생했던 코로나19를 비롯한 여러 사회적 현상들에 대한 반동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또한 그 전부터 오랫동안 축적됐던 나의 분노에 대한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이 영화는 SXSW 필름 페스티벌 2관왕 & 뇌샤텔 국제판타스틱영화제 3관왕, 국내 및 해외 총 19개 영화제 공식 초청되었다.
수상내역
- SXSW 신인상, 극영화부문 심사위원상 수상
- 뇌샤텔국제판타스틱영화제 국제경쟁부문 관객상, 청소년심사위원상, 국제평론가상 수상
- 로스앤젤레스 아시아퍼시픽영화제 장편영화경쟁부문 연기상 수상
- 국제Music+Sound어워즈 베스트사운드디자인상 수상
- 시체스영화제 새로운비전부문 최우수작품상(노미)
- 영국독립영화제 프로듀서상, 매버릭상(노미)
- 런던평론가협회영화제 올해의신인배우부문 ALF상(노미)
- 판타지필름페스트 Fresh Blood부문 관객상 (노미)
- 부산국제영화제, 밴쿠버필름페스티벌, 판타지아필름페스티벌 외 8건 초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