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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의 시인의 잊을 수 없는 여행 ‘동방의 진주, 필리핀’

이시환, 친구 열 명과 한 ‘2631 막탄-세부-보홀 5박 7일 여행’

 

 

필리핀 마닐라는 예로부터 ‘동방의 진주’로 불린다. 이 말은 필리핀 독립운동가 ‘호세 리잘(1861~1896)’의 절명시(絶命詩)에서 처음 읊었다.

 

마닐라에 있는 ‘호세 리잘 공원’에는 ‘나의 마지막 안녕’ 시비가 있다. “잘 있거라, 내 사랑하는 조국이여! 태양이 감싸주는 나라여. 동방의 진주여. 우리의 잃어버린 에덴이여”

 

‘태양이 감싸주는 나라’라는 표현을 쓰면서 350년간 스페인 식민지가 되어버린 자국을 ‘잃어버린 에덴’으로 빗댄다.

 

‘안암동 일기’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이시환이 여섯 번째 여행기로 ‘동방의 진주 필리핀’을 펴냈다. 부제는 ‘2631 막탄-세부-보홀 5박 7일 여행’으로 60대 중반에 들어선 그의 날카롭지만 여유만만 시각이 살포시 담겨있다.

 

 

시인은 “이 여행기는 여행 중에 일어난 97%를 담아냈다. 3%는 제가 현장에 없었거나 잠자는 시간대에 일어난 일이다. 그 내용은 99.9%의 진실이라고 조금 과장해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행 중에 꼼꼼히 메모를 바탕해 일기를 썼고, 여행지에 대한 자료 조사를 통해 탐구하는 과정에서 필리핀 역사-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를 했다.

 

중부 세부 막탄섬(Mactan Island), 자연경관이 뛰어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잠정목록에 오른 보홀, 아이시스 방갈로 해변의 정취와 에피소드 등이 읽는 맛을 더해준다.

 

보홀섬의 상징인 ‘필리핀안경원숭이’를 아주 가까이에서 보았고, 아름다운 바닷속을 구경했으며, 아열대 과일을 먹는 즐거움을 누렸다.

 

 

그는 “나이 60대 중반을 남긴 우리 자신에 대해서도 여러모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며 “여행자는 추억을 되새기고, 참여하지 못한 친구들은 간접 경험으로 상상의 날개를 펴는 즐거움을 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필자는 이번 여행을 통해서 배우고, 잊을 수 없는, 몇 가지 사실이 지각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페르디난드 마젤란이 필리핀에 들어와 필리핀의 역사가 요동쳤다. 그가 바로 필리핀 막탄 전투에서 ‘라푸라푸’ 병사들에 의해 처참하게 죽었다. 그리고 필리핀이 스페인의 식민지가 되어서 무려 327년이라는 긴 세월을 견디어냈다. 이 시기 평화적인 독립운동가 ‘호세 리잘’이라는 인물에 대해 조금 알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의 짧은 시 한 편을 음미해 본 것으로도 이번 여행의 의미가 크다고 나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시환의 여행기는 ‘시간의 수레를 타고’(2008), ‘지중해 연안국 여행기 산책’(2010), ‘여행도 수행이다’(2014), ‘馬踏飛燕’(2016), ‘꽃잎이 너무 붉어 나는 슬프다’(2019)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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