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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피플] 한동만 대사 “필리핀 정부 훈장 ‘황금대십자상’ 큰 영광”

36년 외교관 퇴임 앞두고, 국립외교원 아세안-인도센터 교수-성신여대 강의 '새출발'

 

“‘동양의 진주’ 필리핀은 인프라 투자에 있어 기회의 땅이다.”

 

필리핀은 아세안(ASEAN, 동남아연합) 10개국 가운데 한국과 가장 먼저 수교한 나라다. 한국전쟁 시에는 라모스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젊은 병사 7420명이 참전해 고귀한 희생을 바쳤다.

 

한국은 필리핀의 4번째 교역 상대국이다. 한국 교민만 8만 5000명이다. 코로나19 이전 연 약 200만 명의 한국인이 필리핀을 방문해 외국인 관광객 수 중 1위에 올랐다. 모모랜드, 엑소,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55개의 K-POP 팬클럽에는 한류팬만 40만 명이다.

 

한동만 대사는 지난해 말 주필리핀 한국대사를 퇴임했다. 필리핀 정부는 이임하는 그에게 ‘황금대십자상’을 수여했다. 한-필 관계 발전 강화와 양국 우호 증진에 남다른 공로에 기여한 상이었다.

 

 

지난해 말 귀국한 한동만 대사는 6월 말 퇴직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심심할 새(?)도 없이 여전히 바쁘다. 3월 성신여대 겸임교수를 맡았고, 아세안-인도연구센터 고문 및 겸임교수로 외교 노하우를 전수 중이다.

 

한 대사는 스스로 “아세안-인도연구센터 겸임 교수는 무보수 비상근의 명예직이다. 그래도 신남방정책의 성공을 위해 미력하나마 노력하겠다. 공부하는 일과 가르치는 일이 재밌다”며 웃었다.

 

“70주년되는 2019년에는 필리핀 대사로서 ‘필-한 소사이어티’를 만들었다. 앞으로 한국 대학에 동남아학과-아세안학과를 만들고 싶다”는 그를 화창한 4월 봄날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 아세안-인도연구센터 교수실에서 만나봤다.

 

■ 필리핀, 코로나19로 총 80만 명 확진자 발생...대사로서 2차례 방역물품 전달

 

[질문] 코로나 상황에서 외교활동이 매우 제한적이고 어려웠을 텐데 어떻게 외교활동을 하고 필리핀 정부의 코로나 대응에 협력과 지원을 제공하였는지?

 

[답] 필리핀은 2020년 초부터 마닐라 봉쇄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700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지방에서 통제가 어려웠다. 필리핀 전체적으로 소위 3T(Test, Trace, Treatment)로 불리는 테스트, 추적, 치료가 부족한 상황으로 인해 최근에는 하루 평균 1만여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4월 초 현재까지 총 80만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여 1만3435명이 사망했다.

 

 

코로나 초기부터 듀케(Duque III) 보건부장관을 만나서 한국과 필리핀 간 코로나 공동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록신(Locsin) 외교부장관에게 방역물품을 2차례에 걸쳐 전달했다. 그리고 한국전 참전용사들에게 마스크 4만 장을 전달하는 한편, 필리핀 보건당국과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하여 우리의 우수한 K 방역경험을 공유하기도 했다.

 

■ “필리핀은 세계에서 5번째로 한국과 수교...70주년 맞아 필-한 소사이어티 창립 보람”

 

[질문] 한인 사회나 필리핀 지역사회를 위해 애쓰고 도움을 많이 주었다고 들었는데 가장 의미 있고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일이나 추억은?

 

 

[답] 김대건 신부와 안창호 선생이 수개월 동안 체류하기도 하였던 필리핀은 세계에서 5번째로 한국과 수교한 오랜 우방국이다. 한국전에 라모스 전대통령을 비롯한 7420명이 참전한 국가이기도 하다.

 

대사로서 첫 행사가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에 헌화하고 대사 임무를 마치는 마지막 행사도 비록 온라인이지만 참전용사들과 석별의 정을 나눌 정도다. 참전용사들에 대한 고마음을 늘 가지고 참전용사 후손들에 대한 장학금 지급을 확대해 왔다.

 

그리고 2019년 한국과 필리핀 수교 70주년을 맞아 한인 동포들과 필리핀인 약 2만 명이 거리행진을 하고 K-POP 축제를 개최한 것이 기억난다.

 

세계적인 권투선수인 파퀴아오 상원의원을 명예공공외교대사로 임명했다. 수교 70년 만에 양국 우호친선단체인 ‘필-한 소사이어티(Philippine-Korea Society)’를 창립한 것도 큰 보람이었다.

 

 

이제 한국에서도 한-필 소사이어티를 만들어보고 싶다. 가령 주한 아세안교수협의회(CAPK, Council of ASEAN Professors in Korea) 회장인 조프리 칼리막(한국명 조민석) 울산대 경영대학 글로벌경영학과 조교수를 비롯, 이자스민 전 국회의원, 필리핀 대통령 국빈 방문할 때 사회를 본 걸그룹 2NE1 산드라박이 참여했으면 좋겠다.

 

산드라박 하면 생각나는 것이 하나 더 있다. 그가 필리핀 천혜의 환경을 갖춘 아름다운 코론(CORON)섬에 다녀왔다는 SNS에 언급했는데 이후 관광객이 400%가 올랐다. 영향력이 큰 스타다.

 

여기에다 한국이 좋아 두 번이나 유학을 해온 필리핀 내무부 장관 딸과 외국인으로는 최초로 필리핀 방송국 뉴스 앵커로 활동한 인기가 높은 한국인 그레이스리(이경희)도 함께하면 좋겠다.

 

약 8만 5000명의 필리핀 거주 한인들은 단결력이 강하다. 대사관과 같이 한인들이 많이 사는 마닐라 말라테 지역을 한인타운으로 조성했다. 쓰레기 마을인 ‘톤도 마을’을 도왔다. 그뿐만이 아니라 최빈곤층 아이들이 공부하는 마리아 수녀원에도 도움의 손길을 준 것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 '아세안이 답이다' 출간 “필리핀은 도로와 항만 인프라 투자의 기회의 땅”

 

[질문] 대사님은 '아세안이 답이다'라는 책을 출간해 주목을 받았다. 한국의 신성장파트너, 아세안의 관문인 필리핀을 주목하라고 했다. 이유를 듣고 싶다.

 

 

[답] 아세안 국가 중에서도 필리핀은 인구 1억 1000만 명에 니켈 등 풍부한 천연자원과 더불어 평균연령이 24세인 매우 젊은 국가다. 국민 대부분이 영어를 구사하고 지적 수준이 높아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은 국가다.

 

2018년 미국의 ‘US 뉴스& 월드리포트’(US News& World Report)지는 필리핀을 ‘전 세계에서 가장 투자하기 좋은 국가(The best country to invest in)’로 선정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연평균 6.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나라이기도 하다.

 

필리핀은 ‘국가비전 2040’을 달성하기 위해 도로와 항만 등 인프라 건설에 1800억 달러(약 200조 7900억 원)를 투입한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열,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대폭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한국과의 협력 여지가 많은 국가다.

 

한국은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필리핀의 4번째 큰 무역 상대국이다. 현재 마지막 단계에 접어든 한-필리핀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되면 양국간 상호 호혜적인 무역이 더욱 확대될 것이다.

 

필리핀은 3시간이면 갈 수 있는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동남아국가다. 아세안 ‘관문’이라고 생각한다. 현대중공업의 호위함 수출, 현대의 철도사업 참여, 삼성 등 많은 기업들이 투자하고 있다.

 

물론 한국인 일부에서는 “치안이 안 좋다” “위험하다”는 선입관이 남아있다. 하지만 걱정 안해도 된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진출했고, 두테르테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있기는 하지만 대통령 취임 이후 '치안'이 좋아졌다.

 

최근 테러도 거의 없다. 예전 1년에 10명의 한국인이 테러로 희생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거의 없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평가절하)를 틈타 중국과 일본이 대거 진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 “현직 대사에 수여하는 최고 수준 훈장 ‘황금대십자상’ 수상 기뻐”

 

[질문] 한-필리핀 관계 발전강화와 양국 우호증진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필리핀 정부로부터 ‘황금대십자상(Order of Sikatuna, Grand Cross, Gold Distinction)’을 받았다. 이 상은 필리핀 정부가 현직 대사에게 수여하는 최고수준의 훈장이라고 들었다. 개인적으로 소감을 듣고 싶다.

 

 

[답] 주 필리핀 한국대사로 활동하는 동안 필리핀 고유언어인 타갈로그어를 배웠다. 고유의상인 ‘바롱’을 즐겨 입었다. 그 모습으로 필리핀 지방 약 30곳을 방문하면서 양국간 발전방안을 모색했다.

 

각 지방의 주지사를 만나고, 세계 최초 ‘새마을학과’가 있는 마닐라 일로일로 앤드런대학에서 특강할 때 영어와 함께 필리핀어를 같이 인사했다. 필리핀은 70개 지방 사투리가 있다. 이처럼 마음으로 하는 외교, 필리핀을 사랑하는 외교를 한 것이 좋은 인상을 준 것 같다.

 

여기에다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위한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필리핀을 방문하는 한국 국민 여행객의 수를 2018년 160만 명에서 2019년 200만 명으로 늘렸다. 또한 양국간 호혜적인 무역을 위해 자유무역협상 추진을 주도하고 필리핀에 대한 투자를 위해 노력한 것도 평가를 받은 것 같다.

 

코로나19 사태로 힘든 필리핀 국민을 위해 950톤의 쌀을 전달하고, ODA 네 번째 연 2000만 달러(약 223억 5000만 원)를 지원했다.

 

 

사실 최고등급인 수교훈장 황금대십자상을 외국대사에게 수상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들었다. 고든 상원이 제안해 필리핀 상원과 하원이 각각 공적을 인정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코로나19 가운데서도 두테르테 대통령이 훈장을 직접 수여했다.

 

물론 이 훈장은 저의 개인적인 공적보다는 한국의 높아진 국제적인 위상과 필리핀을 포함한 아세안 국가들과 더 돈독한 관계를 맺으려는 신남방정책의 덕택이라고 생각한다.

 

■ “이혁-김창범 외교관 두 VIP 선배 ‘비전-성실한 자세-열정’ 존경”

 

[질문] 최근 한-아세안 센터에서 ‘VIP대사에게 듣는다’라는 유튜브 토크를 이혁 전 베트남 대사이자 전 필리핀 대사(한-아세안 센터 사무총장), 김창범 전 인도네시아 대사와 진행했다. 아주 눈에 띄는 기획이었다.

 

이혁 대사, 김창범 대사와의 친분이 돈독하신가요? 아세안 정통 전문가들이 모여 토크를 진행하며 느낀 점을 듣고 싶다.

 

 

[답] 아세안 국가 중에 베트남(Vietnam), 인도네시아(Indonesia), 필리핀(Philippines) 3개국의 앞글자를 따서 아세안의 VIP라고 부른다. 아세안 중에서 인구면이나 경제규모, 한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국가들이다.

 

이들 3개국이 공히 '대규모 인프라' 계획을 가지고 있다. 국방현대화 사업을 추구하고 있다. 한국과의 무역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에 앞으로 한국 기업들이 더욱 진출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큰 나라들이다. 또한 한류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국가들이다.

 

이번 ‘VIP국가 대사에게 듣는다’ 토크쇼는 코로나 시대에 비대면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참신한 아이디어로 생각한다. 한-아세안 센터는 2009년 창립 이후 지난 12년 간 경제, 문화, 인적교류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오고 있다.

 

특히 2019년 한-아세안 특별동반자관계 30주년과 한-아세안센터 10주년을 맞아 여러 방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이러한 성과를 거둔 데에는 필리핀대사와 베트남 대사를 역임하시고 아세안에 대한 전문지식과 열정을 겸비하신 이혁 현 한-아세안 센터 사무총장님의 리더십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인도네시아 대사를 역임하신 김창범 대사님도 한-인도네시아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오신 것뿐만 아니라 ‘한-아세안 미래포럼’을 창설하는 등 남다른 비전을 가진 분이다.

 

저는 이 두 분 대사님이 비전(Vision), 성실한 자세(Integrity), 성공을 향한 열정(Passion)을 가지신 ‘VIP’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연유로 저를 포함한 많은 외교부 후배들이 존경하는 선배 대사님이시다.

 

■ 미얀마 사태, 미-중 갈등 속 한국의 아세안전략-신남방정책 가야 할 방향은?

 

[질문] 미얀마 사태, 미-중 갈등 등 한국의 아세안전략, 신남방정책이 가야 할 길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답] 아세안은 한국에 있어 중국 다음으로 큰 무역 대상지이자 역시 둘째로 큰 해외투자 대상지이며 코로나 전에는 매년 700만 명 이상의 한국인이 방문하는 지역이다.

 

신남방정책이 지속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아세안 국가들에 대한 우리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한국의 입장에서 과거 아세안 국가들은 인건비가 저렴한 생산기지에 불과하였다면 앞으로는 동반성장의 파트너로 보아야 한다.

 

 

아세안에 대한 일방적인 무역과 투자를 확대하는 과거 단선적인 전략에서 탈피해야 한다. 무역과 투자를 통한 지속 가능한 상생관계 구축을 통한 경제협력 확대방안이 절실히 필요하다.

 

신남방정책의 비전은 한-아세안 미래 공동체를 구현하기 위해 한국과 아세안이 상생하는 것이다. 또한 “더불어 잘 사는 사람 중심의 평화공동체”를 구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지난 4년간 정치, 경제, 문화, 인적교류 면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현 정부에서 남은 1년 간 신남방정책 플러스를 통해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세안 국가들에 대한 보건 및 개발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다음 정부에도 아세안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의 경우 1973년 후쿠다 전 총리가 마닐라에서 ‘후쿠다 독트린’을 발표한 이래 지난 40년 간 지속적으로 개발원조와 더불어 경제협력, 차세대 지원을 해왔다. 그 결과 일본으로부터 식민지 경험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 결과 아세안 국민들은 일본을 최고로 우호적인 국가로 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또한, 아세안은 지정학적, 지경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유일한 지역안보협력체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남북한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인도, EU등 중요한 역외국가들이 모두 참여한다.

 

 

아세안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면서 한반도 문제와 여러 지역안보 이슈를 다루고 있고 이미 베트남과 싱가포르는 미-북 정상회담 장소를 제공하는 등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한 나름대로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아세안은 ‘아세안 중심성(ASEAN Centrality)’에 기초하여 미국이 추진하는 ‘인도-태평양정책’이나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 정책’ 등 어느 일방에 치우치지 않고 아세안 국가들간 단결과 결속을 추진해 오고 있다.

 

아세안 국가들이 내정불간섭의 원칙을 존중하여 왔지만 아세안 방식으로 미얀마 사태도 잘 해결되기를 기대해 본다.

 

■ 외교관으로서 지난 36년간...“많은 국가서 근무, 국가를 위한 기회 감사”

 

[질문] 외교관으로서 지난 36년간의 길을 되돌아 보고 소회를 듣고 싶다.

 

[답] 1985년 외교부에 입부(제19회 외무고시)한 이래 프랑스 판테옹 소르본느 대학원에서 연수한 후 알제리, 영국, 호주, 뉴욕, 워싱턴, 샌프란시스코, 필리핀 등 많은 국가들에서 근무했다. 외교에서 국가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을 영광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1990년 탈냉전으로 알제리와 외교관계를 수립하여 창설 공관 요원으로서 고생도 많았다. 하지만 지나 보면 추억거리가 되었다. 2003년 국제경제국장 시절에는 중국과 사회보장 협정을 체결하여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부담해야 할 사회보장비 연 4500억 원을 절약했다.

 

 

현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님이 의장으로 계시는 글로벌 녹색성장기구(GGGI)를 신설한 공로로 2012년에 홍조 근정훈장을 받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 총영사 시절에는 우리 항공기가 추락하는 사고도 접했고, 모금운동을 통해 한국전 참전기념비를 세웠다.

 

대사로서 필리핀에서는 우리 국민의 안전, 그리고 기업의 진출과 인프라 수주를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나고 보면 하루하루가 늘 긴장의 연속인 외교현장에 있었다. 하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여 일하면 성과도 좋았고, 아울러 보람도 그만큼 컸었던 것 같다.

 

■ “한국 최고 싱크탱크 국립외교원 아세안-인도업무 영광...성신여대서 영사업무 강의”

 

[질문] 국립외교원 고문, 대학교에서 강의도 하시는데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이루고 싶은 것이 있는지를 듣고 싶다.

 

[답] 한국 최고의 싱크탱크인 국립외교원에서 아세안, 인도 업무를 맡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외교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고, 북한 핵문제나 군축 등 전통적인 안보이슈 외에 환경, 기후변화, 해양안보, 사이버 안보 등 비 전통 안보 이슈의 중요성이 점증하고 있는 가운데 아세안과 인도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외교가 협력외교, 포괄적 외교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국민의 지지를 받는 국민외교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 아세안익스프레스를 포함한 언론과 NGO, 지방자치단체들과 협력하여 과거 국제경제국장의 경험을 살려서 한국과 아세안, 인도간 동반자관계를 더욱 강화하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다.

 

성신여대 법학부에서는 영사 법무와 사례분석을 강의하고 있다. ‘재외국민을 위한 영사 조력법’이 올해 1월 발효되어 앞으로 영사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우리 국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동남아 지역에서 우리 국민들을 보호하고 사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재외동포 영사대사(현 재외동포 영사실장)로서의 경험과 지식을 학생들과 공유해 나가고자 한다.

 

21세기는 비전을 가진 리더십, 남을 섬기는 봉사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한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동남아시아 다문화 가정과 필리핀 쓰레기 마을 등 취약계층을 위해서도 일하고 싶다. 한국-필리핀 포럼도 열고, ‘공공외교’의 격을 높이고 싶다.

 

[뒷이야기] 한동만 대사는 은퇴 후 취미인 그림그리기를 본격적으로 하고 싶어했다고 했다. 중학 시절 경기도 대회서 1등을 했던, 어렸을 때부터 꿈꾸었던 그림그리기를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학원 등록이 어려워져 좀 연기를 했다. 그는 그림을 그려 10년 후 개인전을 하고 싶다. 그리고 지인들에게 하나씩 선물을 하고 싶다. 어쩌면 그 그림은 개인 한동만이 그린 그림이 아닌 외교관 한동만 인생이 투영되는 웅숭깊은 '스토리텔링'이 될 것 같다.

 

 

한동만 대사는?

 

1985년 외교부에 입부(19회 외무고시)한 이후 파리정치대학을 수료하고 파리 1대학(판테옹 소르본느) 대학원에서 국제행정을 공부하였다.

 

알제리, 영국, 호주, 뉴욕, 워싱턴에서 근무하였고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에서 일한 후에 외교부에서 안보정책과장, 통상홍보기획관, 국제경제국장을 역임하였다. 그후 샌프란시스코 총영사를 거쳐 외교부 재외동포영사대사(현 재외동포영사실장)작을 마친 후에 2018년 1월부터 3년간 필리핀 대사를 역임하였다.

 

저서로는 “한국의 10년후를 말한다: 글로벌 메가 트렌드 변화와 우리의 미래전략(2011, 한스미디어)”와 “대한민국의 신 미래전략, 아세안이 답이다(2019, 글로벌 콘텐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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