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외대와 함께하는 2022 전북대 동남아언어여름캠프 ‘언어 맛보기’ 2탄이 지난 5월 31일 열렸다.
동남아언어여름캠프는 7월 18일(월)부터 7월 29일(금)까지 2주간 전북대 전주캠퍼스에서 열린다. 교육에 참여하는 강사들이 직접 언어를 소개하는 ‘언어 맛보기’ 설명회가 31일에도 한 차례 더 개최되었다.
이번 언어캠프는 5개의 동남아언어(말레이인도네시아어, 베트남어, 태국어, 캄보디아어, 미얀마어)와 그에 더해 아랍어, 이탈리아어까지 총 7개의 정부지정 특수외국어에 대한 집중 교육이 이루어진다.
5월 31일 개최된 언어 맛보기 줌 설명회에서는 미얀마어, 캄보디아어(크메르어), 말레이-인도네시아어에 대한 소개가 이루어졌다.
미얀마어 강사로는 양곤세종학당의 천기홍 교수가, 크메르어는 캄보디아 출신인 고신대의 초이천(Chhouy Chhon) 강사가, 인도네시아어는 하영지 인도네시아어연구소장이 나섰다.
■ 천기홍 교수 “미얀마어, 한국어와 유사한 점이 매우 많은 언어”
미얀마어 맛보기 강연의 연사로 참여한 천기홍 양곤세종학당 교수는 부산외대 미얀마어과를 졸업한 후 미얀마로 건너가 양곤대학교 미얀마어과에서 훈민정음과 미얀마어의 어문 비교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동 대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미얀마에 거주한 지 만 20년에 이르는 현지 전문가로, 2021년 미얀마 군부쿠데타 후에는 국내 주요 언론사에 현지 소식에 관한 글을 기고해오고 있기도 하다. 최근에는 쿠데타 후 미얀마 군부의 첫 체포대상이기도 했던 미얀마의 유명한 SNS(소셜네트워크) 인플루언서 판셀로 작가의 미얀마어 책 ‘봄의 혁명: 미얀마, 사선을 넘나든 100일간의 기록’을 번역하기도 했다.
천기홍 교수는 미얀마 문자가 “인도 남부에서 발생한 브라흐미 문자에서 기원한 것이긴 하지만 한글과 유사점이 매우 많은 언어”라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한글이 자음과 모음, 받침이 모여 하나의 음절로 표시되는 것처럼 미얀마어도 유사한 음소 배열 형태를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미얀마어의 문장 어순, 조사, 연결구, 시제, 높임말 등이 한국어와 90%이상 유사하기 때문에 훈민정음의 창제원리와 미얀마 문자를 비교하며 공부하면 재미있는 언어”라고 강조했다.
훈민정음과 미얀마어의 어문 비교로 학위논문을 받은 언어 전문가답게 그는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ㄱ, ㄴ, ㄷ…’ 순서의 한글 자음 배열은 최세진이 훈민정음을 써서 풀이한 한자 교습서 훈몽자회 이후에 널리 퍼진 것이지, 원래의 훈민정음 자모 배열은 미얀마어와 유사한 ‘ㄱ ㄲ ㅋ…’과 같은 순서였다며 어문학적으로도 한글과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는 만큼 미얀마어를 쉽게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얀마 사태가 진정화 되면 미얀마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늘고 관련 진로의 기회가 열릴 것이니, 미얀마를 공부해 두면 앞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며 미얀마어 수강을 독려했다.
■ 초이천 강사 “하나의 단어로 많은 응용이 가능한 캄보디아어”
초이천 강사는 고신대학교 기독교 교육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 현재 여러 기관에서 캄보디아어 변역 및 통역, 교재 번역 사업들에 참여하고 있는 캄보디아어 교육 전문가이다.
그는 캄보디아어(크메르어)가 “다른 언어에 비해 문법과 문형이 비교적 단순하고 어휘를 잘 외우면 문장 만들기가 쉽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쉽게 익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한국어에는 ‘출(出)/ 나타나다/ 나오다/ 드러나다’와 같이 한 가지 의미지만 표현법이 여럿이어서 헷갈릴 때가 많지만, 캄보디아어는 하나의 단어가 다른 목적어와 결합함으로서 여러 가지 뜻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하나의 단어만 알아두어도 많은 응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초이천 강사는 현재 캄보디아어 전문가인 한국 사람은 많지 않은 반면 캄보디아어를 배우고자 하는 국가기관 및 기업, 한국인 학생들의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렇게 때문에, “캄보디아어를 잘 아는 인재가 미래에 꼭 필요할 것”이라며 캄보디아어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40시간 정도면 일상에서 사용하는 단어와 문장 만드는 법 습득이 가능해서 충분히 기본 회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캄보디아어의 수강을 독려했다.
■ 하영지 강사 “인도네시아어, 단어 100개만 외워도 당장 현지인과 의사소통 가능”
하영지 강사는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인도-아세안학과 지역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주한 인도네시아대사관에서 재직한 바 있으며, 다수의 정부 및 기업 관련 통번역 업무를 수행해온 인도네시아어 전문가다.
현재 시원스쿨의 인도네시아어 대표강사로 활동하는 한편 인도네시아어연구소를 열어 인도네시아 언어전문가이자 지역전문가로 활약 중이다.
인도네시아는 300여개 이상의 종족들이 700여개의 언어를 혼합하여 사용하며 살고 있는 문화적 다양성을 가진 국가로, 국민통합을 위해 쉬운 언어를 국어로 채택하자는 논의를 거친 1928년 바하사 인도네시아어를 국어로 채택하게 되었다.
하영지 강사는 바하사 인도네시아가 영어 알파벳을 사용하고 있고 어순과 발음 또한 영어와 비슷하여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데 드는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어에는 “성조가 없고 시제에 따른 동사 변화도 없기 때문에 언어 기초단계를 빠르게 마스터할 수 있고, 단어 100개만 외워도 당장 현지인과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며 인도네시아 수강을 독려했다.
한편 세 개 언어의 맛보기 강연이 끝난 후에는 ‘Q&A’ 세션을 통해 2022년 동남아언어여름캠프 수강신청 및 교육과정, 기숙사 지원 등에 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30일과 31일 이틀간 열린 언어 맛보기 강연의 언어별 녹화영상은 수일 내에 편집을 거쳐 모집 마감일인 6월 10일까지 전북대 동남아연구소 유튜브 계정에 게시될 예정이다.
동남아언어캠프나 언어 맛보기 강연 관련 문의는 ‘전북대 동남아언어캠프’ 이름으로 개설된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서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