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한국 학계의 연구는 지난 30여 년 사이에 급속하게 성장하였다.
그동안 동남아 주요국가에 대한 상당한 정도의 지식이 국내적으로 축적되었다. 반면 여전히 지식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에서 출간된 ‘한국의 동남아시아 연구’는 동남아 주요 국가 및 아세안 기구 국내 연구실태 전수 조사한 국내 최초 학술서다.
이 책의 저자들은 한국 학계에서 일정 수준의 연구를 축적한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싱가포르, 브루나이, 동티모르 등 11개국과 아세안 관련 연구 실적들을 학위논문 학술지 논문, 단행본을 총망라하여 분석하였다.
인문사회과학 중심의 학계를 넘어서 학문분과 전 분야에 걸쳐서 학위논문과 학술지 논문, 학술서적 출판 현황을 집약하고 분류하고 평가한 단행본 출판은 처음이다.
다른 지역에 대한 다양한 지역 연구의 경우에도 이런 형식의 단행본은 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현 정부는 신남방정책을 주요 외교전략으로 표방하고 있다. 미중경쟁의 시대에 남방을 중시함으로써 한반도를 둘러싼 새로운 세력균형을 추구한다는 전략이다. 그런데 그런 창의적 전략 추진을 위한 기반이 되는 지식 축적의 지형은 어떠한지 제대로 조사된 바가 없었다.
이 책은 동남아 주요국가에 대한 상당한 정도의 지식이 국내적으로 축적되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세부적으로 한국인 전문가들과 학위논문의 목록을 제시하고 있다. 동시에 동남아의 약소국에 대해서는 여전이 지식이 부족하다는 점도 알려줌으로써 어떤 지역에 대해 더 연구할 필요가 있는지를 지적한다.
동남아, 아세안에 관한 한국 지식축적이 이제 반세기를 지나서 인문사회계를 넘어 이공계 분야까지 확산되고 있다. 동남아 출신 유학생들의 기여 또한 최근에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다.
반면에 한국 동남아학계는 여전이 인문사회계 중심이고 현지인 유학생들의 업적을 포괄하고 있지 못하는 한계도 가지고 있다. 이 책은 동남아시아에 대한 연구에 있어서 학문 간 대학 간 칸막이 현상을 극복하고 현지인의 국내유학생들까지 아우르는 포괄성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을 당면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