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외대와 함께하는 2022 전북대 동남아언어여름캠프’가 언어 맛보기 설명회를 열었다.
7월 18일(월)부터 7월 29일(금)까지 2주간 전북대 전주캠퍼스 교정에서 열리는 캠프 강사진들이 자신이 가르친 언어가 어떤 것인지를 직접 소개하는 자리이다.
이번 언어캠프는 5개의 동남아언어(말레이인도네시아어, 베트남어, 태국어, 캄보디아어, 미얀마어)와 그에 더해 아랍어, 이탈리아어까지 총 7개의 정부지정 특수외국어에 대한 집중 교육이 이루어진다.
5월 30일 줌 설명회에 참석한 이는 부산외국어대학교(총장 김홍구)의 4인방이다. 베트남어 배양수-이탈리아어 윤종태-태국어 이미지-아랍어 윤용수 교수다. 아세안익스프레스가 4명의 교수들의 언어 맛보기 설명회를 지상 중계한다.
■ 배양수 교수 “베트남어 어렵지 않지만 초기에는 독학보다는 수업”
동남아언어캠프 파트너 기관인 부산외대 특수외국어사업단장인 배양수 베트남어과 교수는 『베트남어 읽기 쓰기』, 『중고교 베트남어 교과서 및 지도서』, 『외국인을 위한 베트남어 기초교과서 표현과 베트남어 기초어휘 목록 작성방법』 등의 저서를 발간하며 한국에서 베트남어 교육에 힘써왔다.
배 교수는 “베트남에서 ‘국어’로 불리는 베트남어는 알파벳 문자를 사용한다. 베트남을 찾은 선교사들이 자신들의 언어를 바탕으로 베트남어를 들리는 대로 표기한 것이 오늘날 베트남어의 시작이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을 식민통치하던 프랑스가 1882년부터 베트남어를 제2 외국어로 가르치면서 빠르게 전파되었다. 한자처럼 단어가 변하지 않는 고립어로서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베트남어는 29개의 알파벳과 6개의 성조를 특징으로 하며, 북부-중부-남부 방언으로 구분된다.
그는 “베트남에는 표준어가 없다. 각 지역별로 발음하지 못하는 알파벳이 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베트남어에서는 주어가 없다면 하대하는 표현이 된다”고 말했다.
베트남어는 학습방법 노하우도 공개했다. 그는 “베트남어는 어렵지 않은 언어이지만, 초기에는 독학보다는 수업을 통해 학습할 것”을 강조했다.
“발음과 성조를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학습하면서 베트남어에 익숙해진 후에 독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베트남어는 어순이 중요하며, 어순을 잘 지켜 말한다면 베트남 사람들과 무난히 소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윤종태 교수 “이탈리아어는 세계에서 학습 수요가 높은 외국어 중 하나”
이탈리아어 맛보기 강연의 연사로 참여한 윤종태 부산외대 이탈리아어과 교수는 KBS 국제방송국 이탈리아어반 작가, 주한 이탈리아문화원 강사로 활동해오면서 현장에서 이탈리아어를 접하고 교육해왔다.
이탈리아어는 한국에서 특수외국어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발전에 전략적으로 필요한 언어로 지정되어 있다. 특수외국어는 사용하는 인구는 많지만, 한국에서 많이 배우지 않는 언어를 의미한다.
윤종태 교수는 한국에서와는 달리 이탈리아어는 세계에서 학습 수요가 높은 외국어 중 하나로 “특수외국어인 듯, 아닌 듯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가 설명하는 이탈리아어의 중요한 특징은 “현재의 이탈리아어와 1300년대 문학에서 사용되던 언어와 차이점이 적다”는 것이다.
이탈리아어는 문학어의 영향을 계속 받아왔으며, 그 영향을 잃지 않기 위해 오랜 시간 노력해왔다는 특징을 갖는다. 이탈리아에서는 표준어를 정의하기 어려우며, 표준어 구사자의 지리적 분포를 논하기도 모호하다. 지역과 개인 사이에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특수외국어로 분류되지만, 알레그로, 아모레, 라떼, 스파게티, 브라보, 발레리나, 발레리노, 피아노, 피자, 오페라, 바리스타, 베란다, 카푸치노와 같은 어휘를 통해 이미 한국에서도 그리 낯설지 않은 언어가 이탈리아어다.
윤종태 교수는 “이탈리아어 발음은 한 시간이면 충분히 배울 수 있는 난이도라고 설명했다. 이번 동남아언어여름캠프의 일정상 문법은 과거와 미래시제를 모두 배울 수 있으며, 문화 요소를 7가지 주제(이름과 성, 지리 정보, 여가와 스포츠, 이메일 쓰기와 전화하기, 커피와 바 문화, 교통 수단, 음식)로 나누어 학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40시간 동안 500~600개의 어휘를 배울 수 있으며, 기본적인 문법을 통해 의사소통이 가능한 정도로 학습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미지 교수 “태국어 문법은 간단...기본 어순은 주어-서술어-목적어로 영어와 비슷”
부산외대 태국어과의 이미지 교수는 태국 관련 연구 외에도 태국어 표준교재를 집필한 바 있고, 현재 인천광역시 교육청 동아시아국제교육원과 함께 태국어 교육과정 및 평가 문항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미지 교수는 “태국어의 문법은 비교적 간단하며, 기본 어순은 주어, 서술어, 목적어로 영어와 비슷하고 조사가 없다. 수식어는 뒤에 자리하며 높임말이 있고 합성어가 발달했다는 특징을 갖는다. 쉽게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립어로 어형의 변화나 활용이 없어 비교적 배우기 쉽다., 태국어를 배우면 라오스에서도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덧붙였다.
태국의 타이족은 언어학적 분류로 따이-까다이(Tai-Kadai) 어족에 속하는데, 라오스의 라오족도 같은 어족에 속한다. 이런 장점을 갖춘 태국어를 배우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맛보기 강연에서는 부정형, 미래형, 현재 진행형, 완료형, 의문문, 연속동사구문을 예시 문장을 통해 연습해보았다. 이미지 교수는 태국어는 나열하는 단어의 순서가 중요하기 때문에 단어의 위치에 따라서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지 교수는 태국어를 쉽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으로 합성어의 발달을 꼽았다. 예를 들어, ‘물+딱딱하다=얼음’, ‘발+봉지=양말’이라는 식이다.
이미지 교수는 “44개의 자음과 32개의 모음, 다섯 개의 성조가 다소 어려워서 학습의 장벽이 되기도 하지만, 다른 문법적 요소들이 단순하고, 숫자의 경우 한국어와 발음이 비슷하기도 해서 언어를 쉽게 배울 수 있을 것”이라며 태국어 수강을 독려했다.
■ 윤용수 교수 “아랍어는 3억이 사용...아랍어 자음은 반나절 만에 익힐 수 있다”
아랍어 맛보기 강연을 소개한 윤용수 부산외대 아랍학과 교수는 교육부의 아랍어 교과서 집필 및 심의위원,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원격훈련과정 평가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는 아랍어 교육 전문가이다.
현재 부산외대 지중해지역원의 원장으로서 아랍어 인구가 많은 지중해 지역의 문명교류사에 관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아랍어는 3억 아랍인이 사용하는 모국어이자 UN의 공용어로 국제적인 관점에서 영향력이 큰 언어이다. 윤용수 교수는 28개로 구성된 아랍어 자음은 반나절 만에 익힐 수 있으며, 하루 정도 학습을 하면 충분히 아랍어를 읽을 수 있다”고 말한다.
세 개의 모음으로 구성된 간단한 모음체계 덕분에 언어캠프에서 제공될 2주간의 강의를 착실하게 받는다면 아랍어 문헌을 읽고 인사와 자기소개, 간단한 대화까지 할 수 있다고 한다.
윤 교수는 “한국에 단 세 곳뿐인 이슬람 사원 중 한 곳이 전주에 있다. 이번 동남아언어여름캠프가 아름다운 도시 전주에서 아랍어와 아랍문화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동남아언어캠프는 40시간의 언어강의와 더불어 동남아 지역이해를 돕는 전문가 특강과 동남아지역연구 후속학문세대 육성을 위한 대학원 입학설명회도 함께 진행된다.
동남아언어캠프는?
2019년 여름캠프를 시작으로 2021년까지 여름과 겨울 방학 기간 중 총 5회 개최되었다. 이 기간 중 특수외국어를 교육받은 수강생은 총 301명이며, 전북대 외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31개 대학(13개 국공립대, 17개 사립대, 2개 외국대학)의 소속 대학생, 대학원생, 연구원, 교수뿐만 아니라 변호사, 활동가, 기자 등 일반시민들도 참여하였다.
이번 캠프는 부산외대 특수외국어사업단(단장 배양수)이 강사료와 교재비를 전액 지원한다. 전북대학교 국립대학육성사업(총장 김동원)에서 강사 숙박비와 캠프 운영 경비를 부담한다. 전북대 동남아연구소(소장 전제성)에서 전문가 특강 비용과 관리 노동을 제공함으로써 참가자들은 강의와 전문가 특강을 모두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