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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김홍구 교수 ‘태국’ 강연, 지역연구자 참 자세 배웠다”

서강대 동아연구소 초청 ‘월간태국’ 강연회, 부산외대 박한솔-조우리 소감

 

역시 시야가 넓었다. 그리고 인사이트가 웅숭깊었다. 지난 10월 20일 김홍구 前 부산외대 총장은 서강대 동아연구소 ‘월간 태국’ 두 번째 초청 강연자로 나섰다. ‘왜 태국인가: 태국을 이해하는 키워드들’은 깊이와 울림이 있었다. 아세안익스프레스는 ZOOM으로 참여한 부산외대 학생들의 소감문 받았다. [편집자 주]

 

 

지난 10월 20일 서강대학교 동아연구소가 주관하는 ‘2023-2024 서강대학교 동아연구소 초청강연회’에서 ‘왜 태국인가: 태국을 이해하는 키워드들’을 주제로 부산외국어대학교 김홍구 前 총장님이 강연하셨다.

 

김홍구 前 총장님은 부산외국어대학교 태국어 학과 교수이자 1세대 동남아 학자다. 학생들의 언어능력뿐만이 아니라 지역적 지식을 키우셨다. 이렇듯 동남아시아학에 특화된 부산외국어대학교는 필자들에게 중요한 목표를 세우는 데 도움을 준 곳이다.

 

부산외국어대학교 아세안연구원 동남아창의융합(미얀마학과) & 국제개발협력과인 필자 박한솔은 차세대연구자로서 아세안과 한국을 잇는 국제학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필자 조우리는 부산외국어대학교에서 아세안학부 태국어학과로 지역학 수업을 통해 태국에 대해 관심을 키워왔다.

 

우리 두 사람은 이 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한국동남아학회와 CMK 아세안 스쿨을 통해 아세안에 대해 배웠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이번 강연은 태국에 대한 지식을 함양하는데 큰 계기가 되었다.

 

 

서강대 동아연구소 초청 김홍구 전 총장님의 강연회 감상문을 기고하고 싶은 동기는 부산외대에 있는 아세안 학술 동아리 활동과 관련 있다.

 

클럽 아세안(Club Asean), 줄여서 CA는 매주 아세안과 관련한 주제로 정기 토론 모임을 갖는다. 이 감상문을 통해 동아리 부원들과 이 글을 읽는 독자들과 함께 태국의 지역적 이슈에 관한 견해를 나누고 싶었다.

 

강연은 정치-외교, 사회-문화, 그리고 한-태 관계로 나누어 각자 테마에 제시한 키워드를 설명하여 태국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첫째, 정치-외교의 키워드는 왕실이다. 태국 국기는 국왕을 중심으로 국가가 형성되어 있음을 상징한다. 왕실은 근대화 이전부터 현재까지 절대적 권력을 이어왔다. 이와 같은 권위주의적 통치 구조는 태국의 사회문화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둘째, 사회-문화의 키워드는 ‘느슨하게 구조화된 사회’이다. 태국인들은 권위주의적 사회 속 종교와 자연환경의 영향으로 개인주의적 성향을 보인다. 또한 “괜찮다(마이뼨라이)”, “천천히(짜이옌)”과 같은 표현에서 태국인들의 여유를 중시하는 문화를 느낄 수 있다. 그들의 문화는 한국과 다르고, 이러한 차이는 서로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준다.

 

마지막으로 한-태 관계의 키워드는 서로에 대한 상호 인식이다. 태국인은 한국인을 급한 사람으로 보고, 한국인은 태국인을 여유로운 사람으로 생각한다. 인식의 차이는 서로에 대한 장벽을 세웠다.

 

정치-외교, 사회-문화, 한-태 관계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태국 정치다. 왕실과 군부, 그리고 국민 간의 권력 갈등은 한국인으로서 공감할 수 없는 현상이었다. 특히나 왕실이 정치에 개입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왜 왕은 군에게 세례를 주면서까지 군의 편을 드는 것일까?” 라마 7세 시절 절대군주에서 입헌군주제로 전환되면서 왕권이 하락했다. 왕위를 물려받은 라마 9세는 왕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군에게 세례를 준 것이다.

 

이에 따라 태국 국민들의 왕권에 대한 반발이 커졌다. 이러한 현상을 고려하면, 오히려 태국은 아세안 권위주의 국가 중 민주주의로의 전환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여겨진다.

 

지난 총선에서 보인 태국 민심을 보면 국민들은 왕에게 실망을 표하면서 동시에 군부와 왕에 대항하는 전진당의 피타 림짜른랏을 지지하고 있다. 그가 총리로서 성공하지 못한 점을 고려하더라도, 태국이 민주주의를 향해 한 발짝 앞서 나아갔다고 생각된다.

 

길지 않은 강연에서 태국의 정치 관련 부분이 긴 점은 살짝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물론 정치도 중요하지만, 지역학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역사나 사회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초반에 나온 람캉행 대왕에 대한 이야기와 태국의 왕실 변화 외에 태국이 겪은 역사적 변화가 가져온 태국의 특징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듣고 싶어졌다.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태국 문화의 특징들은 필자들이 가지고 있던 태국인에 대한 인식을 바뀌게 한 좋은 계기가 되었다. 더불어, 다양성을 존중하고 이해해야 할 필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이러한 강연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어져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고, 이를 통해 태국과의 교류가 더 잘 이루어지면 좋겠다.

 

또한 강연을 통해 지역 연구자의 자세를 배웠다. 강연 도중 내내 태국을 사랑하는 교수님의 마음이 느껴졌다. “사랑하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듯이 지역 연구는 그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한다. 대상을 사랑할수록 관심이 생기고, 관심이 생길수록 더욱더 알고 싶은 마음이 커지게 된다.

 

 

지역학이란 무엇인가? 지역학은 답이 정해지지 않은 학문으로서 동일한 현상을 각자의 가치와 경험으로 서로 다른 시각으로 해석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앞으로의 지역 연구를 위해 저명한 교수님들의 견해를 통해 시각을 넓혀보고자 한다. 그리고 필자들 역시 아세안 연구를 꿈꾸는 사람으로서 아세안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학문에 임하겠다.

 

글쓴이=박한솔 부산외국어대학교 동남아창의융합(미얀마학과) & 국제개발협력과-부산외국어대학교 아세안학부(태국어학과) 조우리

 

 서강대 동아연구소의 ‘한-태국 수교 65주년 초청 강연’ 시리즈 <월간 태국>은?

 

서강대 동아연구소는 '한-태국 수교 65주년 초청 강연' 시리즈 <월간 태국>을 기획했다. 서정인 고려대학교 아세안센터 연구위원(2023년 9월 22일), 김홍구 전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10월 20일), 김소연 서강대학교 동아연구소 교수(12월 22일), 채현정 덕성여자대학교 문화인류학 전공 조교수(2024년 2월 2일) 순으로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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