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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대선 ‘불꽃 삼국지’ 2월 당선확정이냐 6월 결선투표냐?

아니스 바스웨단-간자르 쁘라노워-쁘라보워 수비안또 '초박빙' 결선투표 가능성 높아

 

이제 4개월 남았다. 인도네시아 대선투표는 2024년 2월 14일 치러진다. 한때 앞치고 나간 후보가 나오기도 했지만 현재는 지지율이 엎치락 뒤치락 ‘안개속’이다.

 

임기말임에도 70대 지지율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조코 위도도(조코위, Joko Widodo, 62) 대통령만 바라보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래서 조코위가 손을 들어주는 후보가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차기 유력 대선후보 3자는 쁘라보워 수비안또(Prabowo Subianto, 72) 국방부 장관, 간자르 쁘라노워(Ganjar Pranowo, 54) 중부자바 주지사, 아니스 바스웨단(Anies Baswedan, 54) 전 자카르타 주지사다.

 

내년 2월 14일로 예정된 대선 투표 4개월 전 현재 판세는 간자르 우세--> 쁘라보워 우세—>쁘라보워-간자르-아니스로 이어지는 ‘초박빙 삼국지’다.

 

신성철 데일리인도네시아 대표(한인뉴스 논설위원)는 6월 결선투표로 이어질 가능성 높다고 분석했다. 아세안익스프레스가 신성철 대표의 ‘2024년 대선, 예측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들’이라는 인사이트 높은 인도네시아 대선기상도를 싣는다. <편집자주>

 

■ 쁘라보워 34.8%↓ 간자르 34.4%, 아니스 25.2% 상승세 ‘결선투표’ 높아져

 

대선 후보인 간자르-쁘라보워-아니스의 당선가능성을 예측하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세 후보의 편차가 좁혀지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대선이 3파전으로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면서 결선투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를 대비해 조코위 정부는 결선투표에 필요한 자금 준비를 위한 국회(DPR) 승인을 지난 9월에 마쳤다.

 

최근 여론조사도 이를 뒷받침한다. 여론조사기관 LIS(Lembaga Indo Riset)는 지난 8월과 9월의 2024년 대선 당선가능성 조사를 비교했다.

 

 

국방장관인 쁘라보워 수비안또 후보는 38.3%에서 34.8%로 하락했다. 반면, 전 자카르타 주지사인 아니스 바스웨단 후보는 22%에서 25.2%로 상당한 상승률을 보였다. 중부자바 주지사인 간자르 후보는 34.4%에서 34.4%로 변동이 없었다.

 

결론적으로 이슬람 성향의 정당 PKB(국민각성당) 무하이민 이스깐다르 당대표가 아니스의 러닝메이트가 되면서 인구가 밀집되어 있고 회원수 기준 최대 이슬람단체인 나들라뚤 울라마(NU)가 세력을 떨치고 있는 동부자바, 서부자바 및 중부자바에서 지지율이 상승한 결과이다. 지금까지 쁘라보워와 간자르 후보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하는 가운데 아니스 후보가 약진하는 모양새이다.

 

■ 아니스 후보, 무하이민 국민각성당 대표 러닝메이트 확정… 정당연합에 지각 변동

 

민족주의 성향의 나스뎀당(Nasdem)은 일찌감치 아니스를 대선 후보로 선정했다. 나스뎀당은 지난해부터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전 대통령이 설립한 민주당과 이슬람 성향의 정당 번영정의당(PKS)과 연합세력을 구축했다.

 

하지만 지난 9월 초 러닝메이트로 쁘라보워 연합에 있던 PKB 무하이민 이스깐다르를 전격적으로 러닝메이트로 지명하면서 정치 지형에 상당한 변화가 발생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아니스 후보의 러닝메이트가 되기를 기대했던 아구스 유도요노 민주당 대표는 나스뎀 연합에서 탈퇴하고 쁘라보워 후보 진영에 합류했다.

 

 

■ 10월 10~16일 대선 후보 등록...대선 승패 좌우할 ‘러닝메이트’

 

대선 후보 세 명이 경합을 벌일 것으로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10월 10~16일 대선 후보 등록(변동될 수 있음)을 앞두고 정당들은 러닝메이트 선택을 놓고 치열한 밀고 당기기를 벌이고 있다.

 

대선 러닝메이트 후보는 일찌감치 아니스 대선후보의 러닝메이트가 된 무하이민 PKB 당대표, 이 밖에도 에릭 토히르 국영기업부 장관, 산디아가 우노 창조경제부 장관, 메가와티 투쟁민주당 총재의 딸 뿌안 마하라니 국회의장, 리드완 까밀 서부자바 주지사, 코피파 인다르 빠라완사 동부자바 주지사, 안디까 뻐르까사 전 통합군사령관, 아구스 하리무르띠 유도요노 민주당 대표 등 다수가 있다.

 

러닝메이트는 박빙의 상황에서 당락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이 높다. 대선 후보 등록일에 임박해 러닝메이트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 인도네시아 대선, 총선 득표율 25%이상-국회 의석 20% 이상....군소정당에겐 높은 진입 장벽

 

다양한 인종-종족-종교 등으로 구성된 인도네시아는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다당제 정치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다당제는 장기 독재를 한 수하르토 정권이 붕괴된 이후 1999년부터 구축돼 개혁과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발전해 왔다.

 

인도네시아 선거법은 각 정당에서 경선을 통해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를 지명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선 후보를 세울 수 있는 정당은 이전 총선에서 득표율 25% 이상이거나 국회 의석의 20%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당 간 연합을 통해 투표수 또는 국회 의석수를 끌어모아 자격 요건을 충족한 후 후보를 낼 수 있게 했다.

 

 

군소정당들은 이 같은 높고 까다로운 대선 후보 기준에 발목이 잡혔다. 원내 군소정당들은 대선 후보를 세우기 위해서는 연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선거에서는 경쟁하면서도 대선에서는 손을 잡아야 하는 진퇴양난에 빠질 수밖에 없다. 내년 2월 14일에는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지역대표회의(DPD)와 지방의회 의원 선거까지 동시에 치러진다.

 

■ 다당제서 ‘이념-정책-원칙도 없는’ 불분명한 동맹 합종연횡 '민주주의 훼손' 가능성도

 

제2기 조코위 정부가 국회(DPR) 의석수의 80%를 장악할 만큼 연립정부를 구축하면서 국정을 안정시켰다. 하지만 대선을 앞둔 2022년 하반기부터 연정에서 이탈하기 시작했다. 최근 대선을 앞둔 연합 정치세력을 구축하기 위해 정당 간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당들이 보수와 진보 등 이념과 정책, 원칙도 없는 불분명한 동맹을 만들고 있지만, 유권자들은 별다른 의구심 없이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인다. 정당들이 가진 하나의 공동 목표는 선거에서 승리하고 권력을 배분하는 것이다. 이념이나 정책은 그들의 관심 밖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2024년 대선을 앞두고 최근 정당 간 합종연횡이 혼란스럽게 진행되면서 이 같은 정치적 동맹이 민주주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카르타포스트 엔디 바유니 주필은 지난 9월 15일 칼럼에서 대선을 앞두고 진행되고 있는 부조리한 정치동맹은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정당의 이념과 정책의 공통점이 별로 없는 정당들이 연합하면서, 대선에서 승리한 정당이 어떤 정부를 수립할지 어떤 이념의 정부가 수립될지 의문이 든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모든 정당 간 연합은 단지 정권 창출을 목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제2기 조코위 정부는 원내 9개 정당 중 7개 정당으로 연정을 확대하면서 사실상 야당을 무력화시켰다.

 

 

■ 수카르노-수하르토-유도도요 가문에 이은 새 정치왕조를 꿈꾸는 조코위

 

현재 권력을 가진 인도네시아의 정치 가문을 살펴보면 수카르노 초대 대통령의 장녀 메가와티 투쟁민주당 총재의 정치 가문, 장기 독재를 한 수하르토의 사위인 쁘라보워 정치가문, 수실로 밤방 유도도요 전 대통령 정치가문이 있다.

 

이 밖에도 주목을 끄는 정치 가문은 최근 부상한 조코위 대통령 정치가문을 꼽을 수 있다.

 

조코위 정치가문은 조코위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을 등에 업고 정계에 진출한 장남 기브란 라까브밍 라까 수라까르따(솔로) 시장, 조코위 대통령의 사위인 보비 나수띠온 메단 시장 그리고 조코위 대통령의 막내 아들인 까에상 빵아렙 PSI(인도네시아연대당) 당대표 등 모두 젊고 인기가 상승하는 정치인이다.

 

기브란(35세)은 대선 러닝메이트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까에상(28세)은 군소정당 PSI 당대표이지만 조코위 대통령의 후광을 업고 대선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 흑색선전, 권력 남용과 행정 공백… 대선-총선 동시 실시

 

내년 2월 14일로 예정된 대선과 총선은 동시에 치러진다. 오는 11월 28일부터 2024년 2월 10일까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2019년 대선과 같이 9.30정변과 관련한 공산주의 색깔 논쟁과 1998년 인권유린, 비이슬람 종교 문제 등을 이슈로 흑색선전이 난무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과 총선에 참여할 장관과 국회의원 등 공직자들이 선거운동에 참여하면서 행정과 의정활동에 공백이 예상된다.

 

 

■ 국정 지지율 70% ‘킹메이커’ 조코위,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조코위 대통령은 2019년 재선되어 9년째 대통령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국민의 신뢰를 쌓아와 임기를 1년 남짓 남겨둔 시점에서 국정 지지율이 70%를 웃도는 놀라운 기록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결과로 조코위는 ‘킹메이커’라 불리며 2024년 대선에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사람으로 부상했다.

 

2014년 대선부터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은 조코위가 소속돼 있는 투쟁민주당에서 절대권력을 행사하는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총재다. 최근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 후보와 러닝메이트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메가와티와 조코위 사이에 미묘한 갈등이 일고 있다.

 

메가와티 총재가 간자르 중부자바 주지사를 자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했지만, 조코위 대통령은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으면서 쁘라보워 후보를 지지하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신수도 건설 등 자신의 정책을 이어갈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모호한 입장을 보이면서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는 정당 규합을 통한 정치세력 확대 움직임과 유권자의 표심이 정비례하지는 않는다. 유권자는 인물 중심으로 대통령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10월 대선 후보 등록 직전에 조코위가 간자르의 손을 들어줄지 쁘라보워 손을 들어줄지 아직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코위가 손을 들어주는 후보가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글쓴이=신성철 데일리인도네시아 대표 dailyind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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