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인문사회관서 열린 25일 동남아학회학술대회(8월 25~26일) 전체회의에서는 박사명(강원대) 교수 사회로 ‘한국과 인도네시아 연대구상: 새로운 동반자 관계를 위하여’가 다뤄졌다.
올해는 한-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이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ASEAN) 내 한국과 유일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 전체회의에서는 지난 6월 26일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 루비홀서 외교부와 주한인도네시아 대사관, 한국동남아학회가 주최한 '한-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 기념 포럼’ 내용을 중심으로 리뷰이자 토론이 이어졌다.
구보경(부산외대 연구원), 김형종(연세대), 고영경(고려대), 정정훈(서강대 동아연구소)이 패널리스트로 참여했다. 송승원(한국외대), 김이재(인천교대), 김지훈(인하대) 등도 토론에 뛰어들었다.
■ 구보경 “한국-인도네시아, 문화-안보-인적교류 확대...시장경제와 민주주의 공유”
구보경 연구원은 “한-아세안 연대구상(KASI)은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11월 11일 발표했다. 이전 정부 신남방정책의 성과를 기반으로 국방, 해양, 보건 등 8대 중점과제로 구체화되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 가운데 2017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고, 올해 한국과 수교 50주년을 맞은 아세안 리더인 인도네시아와의 관계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50주년 기념 포럼에서는 한류로 한국문화를 선호가 높아지는 가운데 문화협력, 마약 문제-방위산업 등 안보협력, 인도네시아 노동자 고용확대 등 인적자원 교류 등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소개되었다.
특히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관련 한국의 관광, 교육에 대한 조언을 필요하다는 점도 '영리더스포럼' 등 지속적인 개최, 양국 경찰 협력의 지방경찰까지 확대 등도 논의했다.
구 연구원은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라는 공유된 가치를 통해 양국 관계의 황금기를 이루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시민 협력도 중요하다. 미얀마 문제 해결을 공동 연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고영경 “인도네시아 경제 정책 자신감...전기차 등 그린투자 한국기업 원해”
고영경 교수는 “인도네시아는 내수가 좋아지고, 자원 가격이 상승하고, 자원개발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2021년부터 경제성장률이 매년 올라가고 있다. 경제 정책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 전환기다. 미국-중국 경쟁 속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중되면서 자원이 많은 인도네시아가 기회를 맞았다”는 것이다.
그는 “조코위 대통령의 정치적인 역량이 경제로 긍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졌다. 집권 2기에 탄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디지털 시대의 정책적 전환은 자동화 등 제조업에서도 스마트시티-그린시티 등 그린이 강조된다”고 말했다.
지난 50주년 포럼에서 가장 강조한 것이 전기차 밸류체인이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니켈 등 전기차 소재를 캐서 제련을 해서 배터리 양극제를 만들고 완성차로 들어가는 것까지 만들어내는 ‘밸류체인’에 관심이 많다.
그는 “인도네시아 정부 측은 현대차가 인도네시아 정부와 협력해 완성차 공장을 완성한 것은 대단히 감사할 일이고 중요한 사건이라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에너지 전환에 대한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원한다”고 말한다.
이 같은 협력에서 톱다운 방식이 유리하고, 단순투자와 기술협력보다 방향성을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고 교수의 조언이다. 아세안 모든 나라가 한국 협력을 원하고 특히 반도체와 전기차 두 가지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반도체는 어렵고, 전기차는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 정정훈-김형준 “비대칭성을 어떻게 볼 것인가”, 전제성 "KASI에는 학술교류-학자교류가 없다."
정정훈 서강대 동아연구소 연구위원은 “한국-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 포럼의 사회문화협력 분야에서 발제자와 토론자가 공통적으로 양국 비대칭성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고 “비대칭성과 일방성”에 대해 화두를 던졌다.
한국의 대중음악-드라마-영화 등 영향력은 엄청 높지만 한국에서는 인도네시아에서 관심이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형준 강원대 교수는 “인도네시아 대학진학률은 10년새 3배가 늘었다. 지금 교수-연구자 교류가 활발히 이뤄져야 할 시기다. 쌍방향이 확대하는 실현할 타이밍이다”라고 말했다.
전제성 전북대 교수는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시장경제과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고 인권과 경찰 등 다양한 협력를 찾아볼 수 있다. 발리포럼 같은 것을 같이 열고, 양국 이해를 증진하는 전략적인 대화를 통해 연대를 받춰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전 교수는 “KASI에는 학술 교류가 없다. 학자 교류가 없다. 아세안-동남아 미래학자를 키울 수 있는 전략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대칭성과 일방성에 대한 또 다른 의견도 나왔다. 고영경 교수는 “인도네시아에는 일본차가 92%다. 현대차가 G20 행사에 총 375대를 지원했다. 테슬라가 들어오면 그 독점을 현대와 함께 깰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이재 인천교대 교수는 "조선-인도네시아는 600년 전 교류가 기록이 있다. 해상교류 등 재조명하고, 2500만 명 보이스카우트 대원을 가진 인도네시아가 새만금 잼버리에 1700명이 참가했다. 또한 라이온스클럽에는 여성이 남성을 초월한다는 점도 동남아학회서 다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승원 외국어대 교수는 “문화교류 비대칭성은 과연 문제가 있나? 부정적이었나를 따져봐야 한다. 이 문제는 한국의 문제보다 인도네시아 문제고 그들이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늘 생각보니 과연 비대칭성은 그들의 문제일까? 한국의 문제일까를 생각해봤다”고 말했다.
이어 “생각해보면 옛날에도 문화교류는 비대칭적이었다. 동남아시아는 굉장히 인도와 아랍으로부터 열광적으로 수용했다. 창의적 융합을 통해 문화와 제도를 발전시켰다. 반대로 그들의 문화는 어떤 영향을 끼쳤나. 생각나는 것이 별로 없다. 그때도 교류는 비대칭적이었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한국문화가 발전되고 선진적이서 열광하고 수용한 것”이라고 관점을 설파했다.
■ 비대칭성 관련 토론 뜨거운 열기...송승원 "비대칭성은 극복해야 하는 것은 우리 자신" 박수
비대칭성-일방성에 대해서는 유난히 뜨거운 토론이 이어졌다. 정정훈 연구원은 “15년 전 슈퍼주니어가 인도네시아서 인기를 끌었다. 한류는 얼마나 갈까 전망이 설왕설래했다. 그런데 지금은 방탄소년단이나 블랙핑크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한류는 계속되고 있다. 고민은 과연 비대칭성은 극복대상인가를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박사명 교수는 “한자는 중국에서 시작, 한국 백제 왕인박사가 일본에 전해주었다. 하지만 개화를 하면서 일본이 서양의 문명을 번역해 한국과 중국에 퍼뜨렸다. 가령 법의 용어는 100% 일본 한자다. 이처럼 역사는 알게모르게 좋거나 나쁜 영향을 받는다. 우리 생활에서도 일본언어가 스며들어 있다. 비대칭성-근대화-식민지화로 이어졌다. 그것은 꼭 부정적일까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들은 비대칭성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배울 것이 있거나 매력이 있어야 관심이 생긴다”는 점도 반문했다. 이 전체회의에서 강렬한 논점이 부딪친 이 비대칭성 문제에 가장 선명하게 반박하거나 날카로은 시각을 보여준 이가 송승원 한국외국어대 교수였다.
그는 “결과론적으로 볼 때 비대칭성이 동남아에서 무슨 문제가 있었나? 그것이 어떤 부정적인 문제를 초래했나? 아니었다. 다양한 문물을 받아들이고, 자기의 문물을 발전시켰다. 이런 비대칭성이 인도네시아에서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문화의 발전이라는가, 선진적으로 생각되는 제도를 인도네시아는 열광적으로, 과거에 했던 똑같은 패턴으로 수용하는 것이다”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반면 한국은 ‘우리는 중국에서 많이 배운다. 다른 나라에서는 안 배운다’는 한국의 역사적 기조였다. 지금도 그런 것을 되풀이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대칭성은 극복해야 하는 것이 인도네시아가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를 극복해야 한다는 문제가 아닌가. 지금 세계는 하나가 되었다. 많이 알 수 있는 상황이 되었는데도 왜 우리는 인도네시아인들처럼 동남아 문화를 수용하지 않는가, 왜 민족성은 이렇게 가지게 되었나를 생각해봤다”고 말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정호재 박사는 “동남아 유학생 체류조건이 까다롭다. 한국은 인구절벽과 대학 학생수 부족에서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가 대안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지훈 교수는 “인하대 서머프로그램을 관여하는데 유학목적 비자신청 거절은 없다. 공부 목적이 아닌 노동목적이 티가 나면 거절된다”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박사명 교수는 “열린 문화는 발전하고 폐쇄는 쇠퇴다”라며 제대로의 비대칭성에 대해 토론을 매조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