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쌀딩크’ 박항서를 넘었다. 한국인 김상식(49) 베트남 축구대표 감독 얘기다.
베트남은 지난 29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AFF U-23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인도네시아를 1-0으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 우승으로 김 감독은 부임 8개월만에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미쓰비시컵과 1년 2개월만에 AFF U-23 챔피언십을 모두 제패했다. A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석권한 것은 베트남 역사상 최초 기록이다.

김 감독은 올해 1월, A대표팀을 이끌고 2024 미쓰비시일렉트릭컵(전 스즈키컵)에서 숙적 태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에는 U-23 대표팀을 직접 지휘하며 AFF 챔피언십 우승까지 석권했다. 그는 ‘같은 해 이 두 대회’를 모두 제패한 최초의 감독이 되었다.
두 대회 동시 우승은 2017년부터 5년간 베트남 축구를 이끌었던 ‘국민영응’ 선배 박항서 전 감독도 이루지 못한 위업이었다.
박 전 감독은 2018년 미쓰비시컵 우승을 견인했다. 또 U-23 대표팀을 지휘하면서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준우승, 2019-2021년 동남아시안게임(SEA) 우승을 이끌었지만 AFF 대회에선 우승하지 못했다.

김상식호 베트남은 2022년, 2023년에 이어 3회 연속 AFF U-23 챔피언십 우승에 성공했다. 이는 2005년 대회 창설 이후 최초의 3연패 기록이다. 또한 대회 최다 우승국(3회) 타이틀 새 역사다.
김상식 감독 베트남 사령탑을 맡은 것은 지난해 5월이었다. 전임 필립 트루시에 감독이 부진한 성적을 보이며 경질되자, 베트남 축구협회는 다시 한 번 ‘한국인 지도자’ 카드를 꺼내들었다.

현지 반응도 뜨겁다. 베트남 현지 언론들은 우승 직후 “김상식 감독은 박항서 감독 이후 가장 성공적인 외국인 감독”이라며 극찬을 쏟아냈다.
이날 베트남 축구 팬 수천명이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거리로 뛰쳐 나왔다. 현지 팬들은 박항서 감독에 이어 “또 하나의 전설적인 한국인 지도자”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오는 12월 태국에서 열리는 2025 동남아시안(SEA)게임 우승을 노린다. SEA게임에는 U-23 선수들이 출전한다. 이날 준우승을 차지한 인도네시아가 디펜딩챔피언이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김 감독은 박 전 감독과 우승 횟수 동률을 이루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