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6억 5000명의 아세안(ASEAN)의 시장이 몰려오고 있다. 아세안은 해양국인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와 대륙인 인도차이나 쪽 베트남, 태국,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등 10개국이다.
여기에다 아세안을 둘러싸고 있는 13억 명의 인도, 13.8억 명의 중국 등 거대한 인구를 토대로 세계의 중심으로 부상하며 ‘아시아 경제권’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한-아세안 대화 관계 수립 30주년을 맞아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로 국민들에게도 ‘아세안’이라는 말이 아로새겼다.
아세안익스프레스는 2020년 경자년(庚子年) 쥐띠해의 맞아 인사이트 있는 아세안 전문가들의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쥐띠해, 그것도 힘이 아주 센 ‘흰쥐의 해’에 뜨겁게 타오르는 아세안 시장을 주목해보자.
베트남편은 18년 전 발령을 받아 인연을 맺고, 두산중공업 베트남 대표, 한베중공업 대표를 역임하고 ‘포스트차이나 베트남’ 저서를 쓴 전 주베트남 한국상공인협회장이자 현 NHC 인터내셔널 대표인 류항하 회장과 인터뷰를 했다.
■ 2020년은 베트남에 있어 무척 중요한 해...일인당 GDP 3000달러 돌파 예상
질문1. 베트남은 새해에서 가장 주목받은 분야와 핫 키워드 전망은?
2020년은 베트남에 있어 무척 중요한 해이다. 정치적으로는 2016년1월 제12차 공산당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현 정권의 마지막 해로 지난 5년을 결산하는 해이며, 2021년초에 있을 새로운 정권을 선출하기위한 제13차 공산당전당대회를 준비하는 해이기도 하다.
경제적으로는 일인당 GDP가 3000불을 넘어 노동집약적 산업이 아닌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이전을 가속화 할 것이며 또한, 중산층의 증가로 소비 시장으로서의 매력은 확대되고 인구의 대도시 집중으로 부동산 시장의 장기적인 활황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그동안 지연돼 왔던 베트남. EU FTA 발효로 정부가 추진하는 세계시장으로의 편입과 시장개방은 지속적으로 추진되며 이에 따른 외국인 투자(FDI)는 이어질 것이나 투자의 외형보다는 자국 산업을 고려한 투자를 선별하여 받을 것으로 보인다.
■ 베트남은 아세안 핵심파트너...도이머이로 중국-일본 영향적은 시장 한국에 열려
질문2. 한-아세안정상회의에서 베트남은 핵심파트너라고 선언했다. 아세안에서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베트남 경제 분야에서 어떤 발전이 기대되는지...그동안 변화와 비교해서 설명해달라.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동남아시아 국가 연합체인 아세안(ASEAN)은 중국대륙의 전쟁과 난을 피해 건너온 중국인들과 19세기부터 국력을 키운 일본의 무대이며, 우리에게는 범접하기 힘든 시장이었다.
다행히 1975년 통일된 베트남은 공산화 과정에서 남쪽에 뿌리를 내린 화교 경제를 몰아내고 독자적인 노선을 걸었으며, 이후 공산화 경제정책의 실패로 1986년 시장경제로의 전환인 도이머이(개혁개방정책)를 선포하여 이로부터 우리 대한민국에게는 중국과 일본 경제의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신세계, 베트남 시장이 열리게 된 것이다.
한국과 베트남은 한국의 월남전 참전이라는 악연도 있지만 1992년 수교 이후 문화, 역사적인 유사성으로 급속히 가까워 졌으며 양국의 교역이 수교 당시 5억 달러(약 5805억 원)에서 2020년 1000억 달러(약 116조 1,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 한국 기업 베트남 CSR 활동 박수, 골프관광 무례한 행동은 반성해야
질문3 베트남 교민사회에서 한-아세안정상회의를 통한 ‘신남방정책’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는지. 그리고 한해 베트남을 찾는 한국 관광객 400만명을 돌파했다.
-베트남 교민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방법을 소개해달라.
베트남에서 우리 한국인은 손님이다. 손님은 주인의 입장을 항상 살피며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손님이 마치 주인인 것 같이 행동한다면 이는 아주 무례한 행동일 것이다. 또한, 비즈니스에 있어서도 서로 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베트남 관광지에 찾아오는 한국인들의 고쳐야 할 점은
2019년 일년 동안 베트남을 찾는 한국인 방문객의 숫자가 40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우리 국민들에게 베트남은 국민적인 관광지로 자리매김을 한 거 같다. 하지만 저가, 마이너스 관광의 활성화로 무자격 여행사와 가이드가 판을 치다 보니 베트남의 역사와 문화보다는 보여주기식 관광과 이익극대화를 위한 방편으로 쇼핑, 마사지, 퇴폐 유흥업소 방문 등으로 한국인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골프관광을 온 한국인 골퍼들은 골프장에서 한국에서도 하기 힘든 무례한 행동과 언성 높은 대화들은 선진국 국민으로서 시급히 시정되어야 할 행동들이다. 한국이 베트남보다 경제개발이 먼저 되어 상대적으로 잘 살게 된 것을 우리국민이 우월한 듯 상대를 깔보는 행동들은 피해야 할 것이다.
-교민들이 베트남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친 것들을 소개해달라
이곳에 진출한 한국투자기업들은 각 기업들이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CSR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있어 기업의 이미지는 물론 국가의 이미지의 제고에 크게 기여하고있으며 코참(주베트남상공인연합회)에서도 매년 연말 베트남 정부의 각 부처와 지방성으로부터 집안 환경이 어려운 우수대학생들을 추천 받아 학자금을 전달하는 행사를 진행하며 이를 통해 장학금 지급은 물론 추천기관인 베트남 정부측과 한국기업간의 인적네트워크를 형성에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 박항서 감독의 활약은 국가와 기업이 수십년 동안 해도 이루지 못할 양국간의 가교역할을 하고있으며 한국과 한류에 대한 인식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상태이다.
■ 베트남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 박충건 감독-축구로 60년만에 우승 박항서 ‘체육한류’
질문4 K-POP, K-드라마, K-영화, K-뷰티, K푸드 등 베트남에서 주목받은 이유는? 박항서 신드롬과 BTS 인기 등을 소개하고 앞으로 전망은
한국과 베트남은 유전적으로 유사하여 외모와 성격이 비슷할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중국의 변방국가로서의 한자문화를 기본으로 사회전반에 유교가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 근세에는 분단과 동족상잔의 비극까지도 비슷한 역사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기에 양국은 본능적으로 서로에게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베트남보다 선진화된 한국의 한류가 베트남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이와 더불어 체육분야에서도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베트남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호앙 쑤언 빈(Hoang Xuan Binh) 선수와 박충건 감독과의 조합에 이어 박항서 축구 감독은 한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앞으로 K-POP, 드라마, 영화, 뷰티에 이어 체육분야의 조합들도 새로운 한류에 지평을 열 것으로 보인다.
■ 베트남 진출할 때 가장 주의해야 것 3가지 바로 이것
질문5 베트남 진출할 때 가장 주의해야 것 3가지만 소개해달라.
1- 베트남은 공산당이 지배하는 사회주의 국가이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공산당이 지배하는 국가인 북한, 중국 등과는 기본적으로 다른 국가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톱다운(Top Down)이 아니며 다수결의 원칙보다는 토론에 따른 만장일치를 추구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한국 사람들은 정책의 키맨 즉, 중앙정부의 장.차관, 지방정부의 성장 등을 만나 담판을 지어 일을 신속히 추진하고자 하나 의사결정 관련자들의 동의없이 추진이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정부의 정책이 결정됐다고 하더라도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면 사업의 진행이 한국의 경우보다 훨씬 어렵다.
2- 베트남에 진출하면 처음부터 대부분 통역을 써서 소통하게 된다. 한국어와 베트남어 양국의 언어가 어려운 언어이다 보니 실제 통역을 통해 전달되는 내용이 절반이 안되는 경우를 많이 봐 왔다. 그리고 대화내용에서 통역이 어려운 경우 통역하는 사람이 자기 편한 대로 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중요의사결정이 필요한 회의, 대화는 항상 통역이 된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3-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을 다시 새겨야 한다. 투자 시 제대로 된 자료와 충분한 검토 후에 투자 장소, 규모 등을 결정해야 한다. 초기 투자 시에 먼저 투자한 사람들의 말만 믿고 투자하여 물류비, 인력 부족으로 인건비가 상승하여 어려움을 겪은 기업들도 많이 있다.
■ “인간관계가 가까워지면 비즈니스는 저절로 풀리는 곳”
질문6 한국인에게 베트남은 어떤 의미인가? 한국 사람과 다른 베트남 사람의 특성과 베트남 사업할 때 사람과 기관과 지켜야 할 루틴은 뭘까.
한국과 베트남은 같은 북방민족으로 수만 년 전 헤어진 형제가 다시 만난 관계인 것 같다. 양국 국민의 유전자가 가장 가깝고, 역사 문화적인 배경이 비슷하다 보니 서로에게 편한 관계인 것이다.
하지만 형제간에도 다른 점이 있듯 오랜만에 만난 양국은 분명 다른 점도 많이 있다. 특히 자존심이 강해 비즈니스뿐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이들의 자존심을 지켜줘야 하며, 바쁘게 서두른다고 일이 되는 것이 아닌 만큼 이들을 기다려 줘야 할 것이다. 일단 인간관계가 가까워 지면 비즈니스는 저절로 풀리는 곳이 베트남이다.
질문 7 개인적으로 베트남에서 하고 싶은 일과 경자년 이루고 것은?
2020년 베트남에서 열여덟 번째 새해를 맞는다. 비록 이곳에서 오래 살며 틈틈이 베트남어 공부를 했었지만 아직 비즈니스의 깊은 대화를 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새해에는 그 동안 업무 핑계로 미루어 왔던 체계적인 베트남어 공부와 자격시험에 도전하며, 베트남인들과 좀 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자 한다.
■ 베트남 관광 다낭의 힌두교의 자취가 남아있는 미선 유적지 강추
질문8 좌우명도 소개해달라. 베트남의 가장 추천할 관광지와 음식은 ?
좌우명은 역지사지(易地思之)다. 항상 상대방 특히 베트남 그 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것이다. 음식으로는 자주 먹어도 질리지 않는 닭고기 쌀 국수와 분짜를 즐겨 먹는다.
베트남에서 가장 추천할 만한 관광지로는 다낭이다. 요즈음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지만 나는 가시는 분들께 꼭 권하고 싶은 것이 있다.
첫째 힌두교의 자취가 남아있는 미선 유적지를 방문해 보라는 것이고, 둘째 호이안의 구 시가지를 저녁시간에 천천히 걸으며 옛 정취를 느끼는 것이며, 셋째 새벽에 해가 뜰 무렵 수많은 현지인들과 함께 바다에 들어가 동해에서 올라오는 태양을 온 몸으로 맞으며 활기찬 기운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 한베 관계 최상...한국에 살고있는 20만명 베트남 사람에게도 관심을
질문9 베트남의 인연을 맺은 계기는 그리고 경력을 소개해달라.
2002년 5월 회사로부터 베트남 파견명령을 받은 그 때부터 나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다. 두산중공업의 설계엔지니어에서 해외 합작사 대표로 자리를 바꾼 것이다.
이후 베트남에서 합작사 대표, 두산중공업 하노이지점 설립 및 초대 지점장(상무), 두산비나 대표(전무) 등의 회사 경력과 주베트남상공인연합회 회장, 하노이한국국제학교 설립추진위원, 베트남 발전설비 국산화 위원 등의 역할을 쉼없이 달려왔다.
질문10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한-베 관계에서 제안하고 싶은 일은? 아세안익스프레스에 대한 기대 사항은?
한-베 관계는 과거 어느 때보다 지금이 최상으로 보인다. 이러한 관계는 우리가 하기에 따라 더욱 발전할 수도 있고 과거사에 얽매여 급속히 나빠질 수도 있다. 베트남과 비즈니스뿐 아니라 한국에 살고있는 20여만에 이르는 베트남 사람들에게 따뜻한 관심을 가지고 서로가 존중해주는 자세를 가졌으면 하는 것이다.
아세안익스프레스는 정부의 신남방정책의 전도자로 베트남에서 시작된 한국의 열풍이 다른 국가에도 전도되어 한국과 아세안이 2020년에는 더욱 발전하는 초석이 되어주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