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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연9] 아세안 2022: 미얀마-동티모르 등 '찾지 못한 출구'를 찾아라

전북대 동남아연구소, 동남아지역동향설명회 다시보기 영상 유튜브 게시

 

2022년 한 해 동안 동남아에선 무슨 일이? 전북대 동남아연구소가 올해도 (사)한국동남아학회와 함께 지난 2월 1일과 2일 이틀간 동남아시아의 2022년을 돌아보고 2023년을 전망하는 동남아지역동향설명회(이하 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는 온라인 화상회의로 개최되었다. 주중에도 학자는 물론 전직 외교관과 시민사회, 일반 시민 등까지 60여 명이 실시간 회의에 참여하여 동남아 각국에서 지난 한 해 동안 화제가 되었던 다양한 이슈에 관한 궁금증을 풀고 2023년 전망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첫날인 2월 1일에는 베트남과 태국, 캄보디아, 미얀마, 싱가포르 국가 동향이, 이튿날에는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아세안 동향에 관한 발표와 토론, 질의응답이 이루어졌다.

 

제5회 동남아지역동향설명회는 유튜브로 다시보기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었다.

 

동남아지역동향설명회의 대미는 아세안 편으로 한국동남아연구소 소장직을 맡고 있기도 한 아산정책연구원의 이재현 선임연구위원이 맡았다. 토론은 전북대의 이진영 교수가 참여했다. https://youtu.be/25J8rCbQXpw

 

 

[아세안 2022: 아직 찾지 못한 출구]

발표: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 토론: 이진영 전북대 국제인문사회학부 교수 

 

2023년 동남아지역동향설명회의 대미는 아세안 편으로 마무리되었다. 한국동남아연구소 소장직을 맡고 있기도 한 아산정책연구원의 이재현 선임연구위원이 아세안의 2022년 동향 발표를 맡았다.

 

이재현 연구위원은 국가별 차이는 있지만 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세안이 나름 출구를 찾으려는 시도들은 하고 있지만 아직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세안 내부적으로는 통일성(unity)과 중심성(centrality)의 약화를 겪는 상황이다. 아세안 통일성은 특히 미얀마 문제에 대한 대응과 관련하여 아세안 내부에서 이는 균열과 관련된다. 이는 미-중 경쟁과 함께 대외적 차원에서 아세안 중심성을 약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

 

▲ 미얀마 위기에 대한 아세안의 역할은 어디로?

 

2021년 4월에 이루어진 5개항 합의 이후 미얀마 위기에 대한 아세안의 역할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캄보디아가 의장국을 맡게 된 데 대해선 ‘Phnom Penh Fiasco’라 할 정도로 큰 우려가 제기되었다. 하지만 캄보디아는 그러한 우려와는 달리 나름 기계적인 균형을 잡으려 노력했고, 아세안 국가들의 의견도 수용하여 행동하려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외부자적 관점에서 볼 때 아세안은 미얀마 사태와 관련하여 무능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아세안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거냐는 입장이 대두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미얀마 상황이 아세안을 규정하게 놔둬선 안 된다’는 인도네시아 조코위 대통령의 발언이 단적으로 대변해주듯이 미얀마 위기에도 불구하고 아세안은 아세안대로 계속 나아가야 한다, 곧 “The show must go on”의 인식을 보여준다.

 

 

▲조건부적 가입 : 동티모르 ‘옵저버’ 자격 2023년부터 모든 아세안 회의에 참여

 

한편 지난해 큰 이슈였던 동티모르의 아세안 가입 관련 내용도 다루어졌다. 지난해 열린 정상회의에서 아세안은 동티모르에 ‘옵저버’ 자격으로 2023년부터 모든 아세안 회의에 참여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아세안이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한다면 가입할 수 있다는 조건부적 가입이라는 점에서 ‘원칙적(in principle)’ 가입인가, 아니면 변형된 거절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아세안 둘러싸고 미국-중국의 뜨거운 구애 경쟁

 

아세안을 둘러싸고 강대국 경쟁, 특히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어떻게 전개될지도 관건이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2021년과 2022년 미국은 동남아에서 적극적인 공세를 보여왔다. 2022년에 바이든 행정부가 인도-태평양 전략을 새로 발표하면서 기존 싱가포르, 베트남만 언급했던 데서 더 나아가 더 많은 국가들까지 포괄하면서 더욱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5월에 개최된 특별정상회의나, 같은 달 라오스와 캄보디아, 미얀마를 제외한 7개 아세안 국가들이 참여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회의 등에서 동남아 지역에 대한 미국의 의지가 엿보인다.

 

이에 반해 중국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미국에 밀리는 형국을 보였다. 하지만 제로 코비드 정책이 끝난 후 다시 빗장을 푼 중국이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경제적 접근을 적극적으로 전개해가는 추세여서 향후 두 강대국의 경쟁 속에서 아세안 각국이 어떠한 입장을 견지할지 지켜볼 만하다.

 

 

▲한국 '신남방정책' 공식적으로 폐기, ‘한-아세안연대구상’ 언급 어디로?

 

한-아세안 관계와 관련해서는 현 정부에서 신남방정책을 공식적으로 폐기하고 새로 발표한 ‘한-아세안연대구상’이 언급되었다. 정부의 정치적 의지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형식적인 수준의 협력은 계속 이루어지겠으나 얼마간 특별히 주목할 만한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이재현 위원은 내다보았다.

 

다만 2024년 한-아세안 포괄적전략동반자 관계 수립을 추진하고 있는 점은 향후 2, 3년간 지켜볼 만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 캄보디아-베트남-말레이시아 학자들 신남방정책 매우 우호적인 태도 인상적

 

아세안의 2022년 동향에 대한 토론은 전북대의 이진영 교수가 맡았다. 아세안 연구자로서 동티모르의 아세안 가입 지연요인에 관한 연구를 수행했던 경험을 토대로 이진영 교수는 동티모르의 아세안 가입이 원칙적 가입인지, 아니면 변형된 거절인지를 둘러싼 논의에 대해 특별히 공감을 표했다.

 

최근 2, 3개월 동안 캄보디아, 베트남, 말레이시아에서 만난 학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이들이 신남방정책에 대해 매우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던 점을 인상적이었던 일화로 소개하며, 이들이 신남방정책이 아세안, 동남아시아 국가를 포함한 일 대 일 양자 협력뿐만 아니라 양자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들이 담겨있었던 점을 가장 큰 강점으로 꼽았다고 전했다.

 

현 정부 들어 신남방정책이 폐기되고, 정권 변화에 따라 대 아세안정책 기조도 달라지고 있는 점은 아쉽지만, 신남방정책 이후 아세안 국가들과 한국이 더욱 다양한 사안들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되고 공감대를 확장할 수 있었던 점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AOIP(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의 관점)를 통해 전략적 부분, 특히 안보와 관련해서 아세안 국가들이 더욱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점에 대해서도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 아세안 블록 내의 말썽꾸러기가 된 미얀마..."퇴출과 제재는 원칙적으로 어려운 일"

 

한편, 아세안 블록 내의 말썽꾸러기가 된 미얀마 문제와 관련하여 패널티를 부과할 수 있는 방법이 없겠는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됨에 따라 아세안 편에 관한 질의응답은 미얀마 이슈로 다시 돌아갔다.

 

이재현 박사는 아세안의 협의와 합의를 원칙으로 하는 의사결정방식이 내정불간섭과 주권 존중 원칙을 바탕으로 캄보디아나 라오스, 미얀마와 같이 힘이 없는 국가들도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게 하는 최소한의 수단으로 마련되었던 만큼, 아세안 차원에서 미얀마를 퇴출하거나 제재하기는 원칙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언급했다.

 

▲ 미얀마 문제: 앞에서 비판 국가들 '도덕적 마일리지'-뒤에서 거래하는 국가들 '경제적 마일리지'

 

청중으로 참여한 고려대 고영경 교수는 미얀마 관련 최근 기사를 인용하며, 봉제업 등에서 미국과 유럽연합, 일본으로의 무역이 증가한 점을 들어 현재 미얀마에 대해 가하는 국제사회의 제재가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재현 박사는 미얀마 문제가 사실, 앞에서 비판하는 국가들은 도덕적 마일리지를, 뒤에서 거래하는 국가들은 경제적 마일리지를 얻는 상황이라며 이 사안의 복잡성을 재차 강조했다.

 

 

**올해로 어느덧 다섯 번째로 개최된 동남아지역동향설명회 내용은 회의 당일뿐 아니라 언제라도 다시 볼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회의가 제한되었던 2020년부터 회의 녹화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설명회 내용도 행사를 주관한 전북대 동남아연구소에서 국가별로 편집하여 2월 13일(월)부터 유튜브에 올려 공개하고 있다. 유튜브에서 ‘전북대 동남아연구소’로 검색하여 올해 영상뿐 아니라 지난해까지의 영상도 모두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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