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사정권이 국가비상사태를 연장키로 하면서 총선이 연기됐다.
AP통신, BBC 등 외신 등에 따르면 미얀마 국가방위안보위원회(NDSC)는 1일(현지 시각) 군사정권을 이끄는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국가비상사태 6개월 연장 요청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전날 성명을 통해 “미얀마가 국가적으로 지속해서 시민방위군(PDF)의 테러를 겪는 특수한 상황”이라며 비상사태 연장 방침을 드러낸 바 있다.
민 스웨 대통령 권한대행은 “2월1일부터 6개월 더 비상사태가 연장될 것이다. 국가 주권이 다시 최고사령관에게 넘어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얀마 군부는 2021년 2월 아웅산 수치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둔 2020년 11월 총선에 대해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쿠데타를 일으켜 전권을 장악했다. 그리고 수치 고문을 비롯해 정부 고위 인사들을 구금했다.
군부는 쿠데타를 일으킬 당시 1년간의 비상사태가 끝나면 총선을 통해 국민의 지지를 받는 세력에게 평화적으로 정권을 이양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비상사태를 1년 연장한 데 이어 총 2년이 되는 2월 1일에 6개월을 또 연장했다.
미얀마 헌법은 국가비상사태를 최장 2년으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군정이 ‘특수한 상황’을 내세워 연장하기로 하면서 군부가 8월까지 실시하기로 했던 선거는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군정은 이미 민주 진영 정당의 총선 참여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달 28일 선거법을 제정해 군부가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분류한 정당이나 후보는 출마할 수 없도록 했다. 총선을 앞두고 다시 정권을 잡고 장기집권 계획을 추진하는 것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한편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등 서방 국가들은 미얀마 쿠데타 2년을 맞아 군정의 해외 자산을 동결하고 에너지 및 무기 접근을 제한하는 등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