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교사, 학생의 죽음 앞에서 우리는 무얼 가르쳐야 하나”
8일 오후, 문화다양성교육, 다문화교육, 세계시민교육 네트워크 모임(아래 문다세)은 “지난 6일 오후부터 이틀 동안 국내외 교육자들을 대상으로 성명서를 발의한 결과 2457명이 동참했다”고 발표했다.
“미얀마 교사, 학생의 죽음 앞에서 우리는 무얼 가르쳐야 하나”는 질문 형식의 성명서는 준비 시작 48시간만에 서명이 2000명을 넘었다. 문다세는 “이번 성명은 아시아 교육계에서는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유엔은 지난달 1일 발생한 군부쿠데타 이후 시위대를 향한 군과 경찰의 총격으로 미얀마 시민 중 최소 55명이 숨졌다고 집계했다. 총탄으로 숨진 19세 ‘태권소녀’ 치알 신(Kyal Sin)의 '다 잘 될 거야’(Everything will be OK) 티셔츠 문구는 한국인들에게 큰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했다.
홍문숙 부산외대 교수는 “지난 6일 오후부터 이틀 동안 국내외 교육자들을 대상으로 성명서를 발의한 결과 2457명이 동참했다”며 48시간에 많은 이들이 참석한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이 성명에는 비슷한 역사 경험-1980년 광주의 고립-을 이해하고 연계하겠다는 한국의 교육자 2457명이 참여했다.
홍 교수는 “미얀마 사태를 계기로 먼 동남아시아의 문제를 우리 교실에서의 다양성, 세계시민, 민주주의와 평화의 문제와 연계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큰 의미”라고 말했다.
성명서는 한국어, 미얀마어, 영어 등 3개 나라 언어로 발표했다. 미얀마 시민들에게도 전달할 예정이다.
아래는 홍 교수와의 전화 인터뷰다.
- 48시간에 많은 이들이 참석한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이 성명의 의미를 설명해달라.
“그동안 다문화주의는 국내문제로, 세계시민교육은 해외문제를 다루면서 마치 별개의 문제로 인식이 되어왔는데 이번 성명에 참여한 교육자들은 미얀마 사태를 계기로 먼 동남아시아의 문제를 우리 교실에서의 다양성, 세계시민, 민주주의와 평화의 문제와 연계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상당히 놀랍습니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미얀마 이주민과 미얀마 유학생 청년들이 쿠데타 반대와 미얀마 민주주의에 대해 적극적으로 움직였고, 이에 공감한 한국의 교육자들이 지지하는 방식으로 서명운동이 전개된 점도 특이합니다”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한국 교육자들이 동남아시아 역사와 사회 문제에 대해 이렇게 목소리를 낸 적이 있나?
“한국의 교육자들이 동남아시아 역사와 사회의 문제에 대해 궁금해하고 학생들과 토론하고자 하고자하는 시도도 반갑습니다. 특히 역사교사들의 참여가 눈에 띄었는데요. 그동안 미국과 유럽 중심의 역사와 사회에만 머물렀던 우리 역사관이 가까운 동남아시아에 대해 더 깊이 알 수 있는 계기로 발전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참여한 교육자들의 많은 지지를 낸 촉진제는 역시 1980년 5월 광주민주화 등의 역사적인 동질성 때문이 역할을 한 것으로 성명 내용이 알려졌다.
“맞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참여한 교육자들이 국제협력, 국제교사교류, 국제개발협력 등을 통해 활동을 많이 해본 분들이 연명을 성공적으로 끌어내는 촉진제 역할을 톡톡히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 선생님들과 활동가분들이 이번 기회에 세계시민격이 무엇인지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교육자 분들이 지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편 홍문숙 교수는 지난달 20일 태국-미얀마-베트남-인도네시아 4개국 및 아세안의 2020년 동향에 관한 ‘제2회 동남아지역동향설명회’에서 미얀마 상황을 진단한 바 있다.
그는 “민아웅훌라잉 사령관이 단독이 쿠데타를 감행한 것이 아니라 수년간 NLD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결과로 봐야 한다. 그동안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에 대한 군부의 강력한 견제는 생각보다 강했다는 것을 이제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