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정상회의에 미얀마 군사정권 최고 책임자 참석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101개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시민단체모임은 22일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훌라잉 최고 사령관의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규탄했다.
이 단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인도네시아 대사관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아세안은 미얀마 시민의 편에서 사태 해결에 나서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미얀마에서 지난 19일까지 군경의 폭력으로 사망자만 738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쿠데타 주도 사령관이 정상회담에서 국가수반 대우를 받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군부의 폭력적인 유혈 진압에도 미얀마 시민들은 민주주의를 외치며 목숨을 걸고 시민불복종 운동(CDM)을 계속하고 있다. 지금 세계는 시민들을 학살하는 군부 세력이 아닌, 미얀마 시민들이 함께 세운 민주 정부를 지지하고 있다. 아세안은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군부 쿠데타 문제 해결에 앞장서 달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 이후 한국의 331개 단체가 연명한 공개서한을 아세안 회원국의 주한 대사관에 전달했다.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미얀마 군부가 지난 2월 1일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이래, 군부의 발포 등으로 지금까지 800여 명에 달하는 민주화 시위 군중들이 사망한 상황 악화에 대해 논의키 위한 아세안 특별 정상회담을 요청한 바 있다.
5일, 아세안 의장국가인 브루나이는 말레이시아와의 공동 성명을 통해 미얀마 사태 논의를 위한 특별 정상회담 실시에 대해 공식 동의했다.
당초 미얀마 군부는 올해 아세안 의장국 브루나이에서 특별정상회담을 열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회원국들이 아세안 사무소가 있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최되기를 희망함에 따라 24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것으로 확정됐다.
앞서 태국 외교부는 오는 24일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미얀마 군사정권 최고 책임자인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참석한다고 발표했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훌라잉 사령관의 참석 소식이 전해지자 아세안 정상회의 불참을 선언하고 외교장관을 대신 보내겠다고 밝혔다.
한편 수감 중인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을 지지하는 연방의회 대표자 협의회(CPRH) 측은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 총사령관이 미얀마 국가 정상으로 이번 아세안 특별정상회담에 참석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그가 이번 회의에 "미얀마 대표로 참가하는 것 자체가 미얀마 정부의 최고 대표자라는 것을 사실상 인정하는 형태를 취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에서 취해진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