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라면 한국에서 국부 ‘아웅산’의 딸 수치 여사의 감금과 2021년 2월 1일 일어난 ‘군부쿠데타’로 각인된 ‘동토의 땅’이다.
특히 나이든 세대들에게는 국가명이 ‘버마’라는 이름으로 불리다가 ‘미얀마’로 바뀌면서 헛갈리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미얀마(Myanmar)’라는 용어는 적어도 12세기 초부터 줄곧 사용되었다.
‘버마(Burma)’는 19세기와 영국 지배자들에서 탄생한 이국적인 새 이름이었다. 태생적으로 영어이고 미얀마인들의 이해와 동의하에 생겨난 이름이 아니었다. 오로지 식민지 용어였다.
미얀마는 인도차이나반도 내에서 가장 면적이 크다. 인구 5900만명인 아시아에서 10번째로 큰 국가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미얀마에 대해서는 먼 나라다. 한국 방직업자들이 전체 30%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풍문에 휩싸인 나라다.
이 같은 베일에 싸인 미얀마에 대한 깊은 연구서가 한국에서 나왔다. 동아대학교 아세안연구소 연구총서1로 나온 마이클 아웅뜨윙-마이트리 아웅뜨잉 부자의 ‘미얀마 역사 전통과 변혁’이 그것이다.
■ 책의 표지는 15세기 건립 양공 쉐더공 파고다, “진정한 미얀마 역사서”
이 책은 국가에 초점을 둔 역사서, 선사시대부터 2011년 3월까지의 오랜 시간을 다루고 있다. 미얀마의 ‘국가’ 기원은 9세기와 14세기 초 동안 지배했던 이 나라의 최초 통일 왕국 버강, 즉 9세기 중반까지 지난 1200년보다 더 이른 시점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버강에서 시작하여 현 미얀마연방공화국에서 끝난다. 2011년까지 가장 핵심적인 인물, 단체, 사건, 제도, 장소 및 유형을 접근했다. 영국 ‘시대’는 정식 독립과 함께 1948년에 끝난다. 실제 영국의 지배는 1942년 일본의 침략으로 끝났지만.
책의 표지는 15세기에 건립된 양공 쉐더공 파고다다. 미얀마는 독립 이후 토착 지명을 다시 사용했다. 이 책에는 국가는 ‘미얀마’, 국민과 국어에 대해서는 ‘미얀마인-미얀마어’를, 문맥상 필요한 경우에는 ‘버마’를 사용했다.
특징은 철저하게 미얀마어의 우리말 표기는 영어가 아닌 원어인 미얀마어 표현을 기존으로 표기했다. 만달레이는 만덜레, 바간은 버강, 로힝야는 로힝자 등이 대표적인 예다. 미얀마, 아웅산 등 몇 개의 말은 고치지 않았다.
머리글에서 저자는 “실제 미얀마와 가상 미얀마. 즉 실시간으로 현장에서 경험하는 것과 컴퓨터 화면으로 가상공간에서 보이는 것 사이에서 보는 양자간에는 현실적 불일치한다. 진정성을 가지고 미얀마를 더 이해하고 알기 원하다면, 서구 언론의 편견을 일단 배제하고 열린 마음으로 이 나라를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한국어판, 박장식 동아대학교 아세안연구소장의 10년간 교류의 결과물
이 저서가 한국어판으로 나온 과정도 의미가 있다. 이 두 부자와 박장식 동아대학교 아세안연구소장의 10년간 교류의 결과물이다. 동아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교수이기도 한 박장식 소장은 아세안익스프레스와의 통화에서 이 역저가 한국에서 출간된 과정과 의미를 전해주었다.
박 소장은 우선 ‘미얀마 역사 전통과 변혁’은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두 부자의 협업에서 탄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얀마 역사학자로 권위자인 하와이대 마이클 아웅뜨윙 교수와 그의 아들이며 싱가포르국립대 역사학과 마이트리 아웅뜨윙 교수의 협업에서 탄생하였다. 이미 많은 책과 논문을 통해 전통시대 미얀마 역사에 대한 새로운 해석으로 학계를 놀라게 했던 마이클과 근현대 미얀마 역사에 대해 숨겨진 진실을 감히 밝힐 수 있었던 마이트리의 지적 능력이 돋보인다.”
이 역사서는 세계적인 미얀마 전문가인 로버트 H. 테일러가 추천사에서 언급한 대로 “사료에 충실한 진정한 미얀마 역사서”로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미얀마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 이 한 권의 역사서라면 충분하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군부 쿠데타, 민주주의 항쟁 등으로 한국에서도 관심이 많은 미얀마이지만, 출처가 불명확한 뉴스나 정보로 잘못 알려진 것이 너무나 많다. 이 역사서가 그런 미얀마를 올바로 이해하는 길라잡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강조했다.
30년 이상 미얀마와 인연을 맺어온 박 소장은 “본서의 번역 도중에 저자의 한 명인 마이클이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한국어판 판권 결정에 대해 무척 좋아해 했던 모습이 생각난다. 이 역서는 그의 영전에 바친다”고 말했다.
박장식-강민지 번역자는?
박장식 동아대 아세안연구소 소장은 미얀마-캄보디아-동남아 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 연구와 교육을 해오고 있다. ‘동남아의 역사와 문화’(2012), ‘동남아시아 문화 깊게 보기’(2017), ‘아세안 공동체의 현안과 과제’(2024) 등 저-역서 등 다수의 논문을 저작했다.
강민지는 싱가포르국립대학교 역사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주요 연구주제는 미얀마-동남아 역사와 불교다. 현재 동서대 SDGs센터 전임연구원으로 재직중이다. ‘동남아 문화 돋보기’(2019) 공저자, ‘미얀마 버강시대 로카테익판 사원 연구’(2016) 등 논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