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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에 '미운털', 필리핀 최대민방 ABS-CBN 방송 멈췄다

두테르테 대통령 ‘마약과 전쟁’ 비판하자 사업허가 취소 명령...시민들 촛불 반발

 

필리핀 최대 방송사 ‘ABS-CBN’가 정부의 명령에 따라 5월 5일부터 방송 송출을 중단했다.

 

AFP등의 외신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는 ABS-CBN의 사업권 재심의 앞두고, 25년간 사업허가해왔던 방송에 대해 ‘기한 만료’ 내세워 중단 명령을 했다.

 

필리핀 통신위원회는 5일 “‘ABS-CBN’의 사업 허가 기간이 4일 만료됐고, 의회에 제출한 방송 사업권 갱신 요청이 아직 통과되지 않았다.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을 모두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진행 상황 등을 알려왔던 주요 방송사가 송출 중단되면서 필리핀 국민의 재난 관련 정보 접근성도 현저히 떨어지게 됐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과의 전쟁’에 비판적인 보도를 한다는 이유 등으로 ABS-CBN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해왔다. 그리고 공공연히 사업권을 연장해주지 않겠다고 말해왔다.

 

지난해 12월에는 “ABS-CBN의 계약이 끝날 예정이다. 나 같으면 팔아버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필리핀의 방송 사업권 허가와 갱신 권한은 의회가 갖고 있다. 지난해 5월 중간선거를 거치며 두테르테 대통령의 지지 세력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했다. ABS-CBN은 필리핀 전국에서 70개 이상의 방송국을 운영하고 있다.

 

ABS-CBN는 필리핀 최대 방송사로 TV 패트롤이라는 뉴스 프로그램을 비롯해, 드라마와 예능, 스포츠 프로그램 등을 방송해왔다.

 

 

필리핀 정부는 2018년 외국인 투자를 이유로 역시 두테르테 대통령의 정책에 비판적인 보도를 한 온라인 매체 '래플러'의 등록을 취소한 바 있다.

 

ABS-CBN 측은 방송을 중단하면서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며 서비스를 계속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필리핀 야당은 물론 인권단체 등은 "언론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타격"이라며 방송중단 명령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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