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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나이 30세, 베트남서도 한국 모바일게임 핫해요”

한국게임사 컴투스 본사 글로벌라이제이션팀 황 흐엉 뉴 대리 인터뷰

베트남은 젊은 나라다. 전체 국민의 평균 나이는 30세에 불과하다. 인터넷망과 스마트폰도 빠르게 확산 중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베트남 모바일게임 이용자는 3270만 명에 이른다. 여기에 최근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대표 팀의 활약으로 베트남과 한국의 거리는 한층 좁혀졌다. 한국 게임사인 컴투스에서 일하는 베트남 직원 황 흐엉 뉴(Hoang Huong Nhu) 대리를 만나 베트남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황 대리의 한국식 이름은 황보배. 호치민 인문사회과학 대학교를 졸업한 후, 2014년 한국의 대학원에 유학을 오면서 한국 생활을 시작했다. 베트남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그녀는 졸업 이후 컴투스에 입사했다. 현재는 컴투스의 글로벌 히트 게임 ‘서머너즈워’의 베트남어 번역과 CM, CS 업무를 담당한다. 베트남 유저들이 이질감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언어를 번역하고, 다양한 정보를 전달해주는 역할이다.

 

게임 회사에 취직한 이유에 대해 “베트남에서는 인구 구성상 젊은이들이 많고, 게임 관련 산업들도 많이 성장할 것이라 예상해 게임 회사를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어를 공부했기에 한국에서의 생활을 꿈꿨다고. 컴투스는 피처폰 시절부터 유명했던 한국 모바일게임사라는 점 때문에 정말 입사하고 싶었다고 한다.

 

베트남에는 컴투스의 인기 모바일게임 ‘서머너즈워’와 ‘낚시의 신’이 서비스 중이다. 황 대리는 “‘서머너즈워’는 이미 4년째 베트남에서 서비스 되고 있다”며 “중국 게임보다 재미있는 모바일게임으로 알려지며 베트남에서도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컴투스에는 해외에서 온 직원들이 많다. 황 대리는 “여러 나라의 문화와 다른 사고방식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동료들이 모두 친절해서 특별히 어려운점이나 거리감이 느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베트남 회사와 한국 회사의 차이점을 묻자 “한국 사람들은 베트남 사람들에 비해 성격이 급하고 빠른 편”이라며 “베트남에서는 한국과 달리 천천히 일을 하는데, 그런 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예전부터 외국에 나가 새로운 환경에서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현재의 생활에 만족한다고. 다만 가족과 멀리 떨어져 지내야 하는 점은 아쉽다고 한다. 한국에 와서 처음 본 것은 겨울의 눈이라고 한다. 베트남에서는 눈을 볼 수 없기에 신기했다고.

 

베트남에서 가장 큰 명절은 설이다. 설날에는 가족들이 모두 모여 조상에 제를 지내고 전통 음식을 나눠 먹는다. 설날 전부터 대청소를 하고 여러 가지 음식 준비를 하는 것은 한국과 비슷하다. 베트남 설날 전통 음식으로는 하늘을 상징하는 ‘빤야이’, 그리고 땅을 상징하는 ‘빤쯩’이 대표적이다.

 

베트남의 설 연휴는 보통 일주일을 쉬며, 올해는 9일 정도를 쉬는 황금연휴다. 황 대리 역시 설을 맞아 고향을 방문할 계획이다. 황 대리는 “베트남에서도 어른들이 아이에게 세뱃돈을 주는 풍습이 있다”며 “베트남 말에 ‘설날처럼 즐겁다’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설은 가장 큰 명절”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에서도 한류 열풍은 뜨겁다. 황 대리 역시 어렸을 때부터 ‘가을동화’ ‘겨울연가’ 등 한국 드라마를 봤고, S.E.S 등 한국 아이돌그룹의 노래를 들으며 자랐다고 한다. 최근에는 박항서 감독으로 인해 축구 경기 뿐만 아니라 박 감독의 다큐멘터리 등이 베트남에서 큰 인기라고 한다. 황 대리는 “베트남 젊은이들은 K-POP, 아이돌, 드라마, 게임, 음식, 스타일 등 한국이라는 이미지 자체에 호감을 가지고 있다”며 “특히 박항서 감독의 경우,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베트남 국민 전체에게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그녀는 최근 한국에서 화제를 모은 tvN 드라마 ‘스카이캐슬’도 즐겨 본다고 한다. 황 대리는 ‘스카이캐슬’을 본 소감을 묻자 “한국에서 서울대 의대를 가는 것이 정말 그렇게 힘든 일인가?”라고 물었다. 베트남에서는 종합대학의 개념이 없고 각 지역마다 인문사회과학, 의과대학, 공과대학 등 단과대학만 있다. 특정 대학의 간판이나 서열을 따지지도 않는다.

 

즉 호치민에도 의대가 있고, 하노이에도 의대가 있으며, 둘 사이에 서열 같은 것은 없다는 설명이다. “베트남 학생들이 더 선호하는 대학은 있지 않나”라고 묻자 “똑같이 좋은 대학이기에 그냥 집과 가까운 학교에 간다”라고 답했다. 다만 사립대와 국립대는 나뉘는데, 사립의 등록금이 훨씬 비싸기에 국립을 더 선호한다고 한다.

 

황 대리는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 “한국의 문학과 책을 번역해 소개하고 싶다”고 답했다. “한국에 와서 보니 좋은 문학 작품과 책이 많은데, 베트남에서는 아직 한국 문학이 많이 소개되지 않고 있다”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향후에 가능하다면 좋은 한국 문학들을 베트남에도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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