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1년 전 오창에서 잡은 두 손이 인도네시아로 이어졌다.
25일 인도네시아 현지 외신 및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내달 중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 공업도시 카라왕에 배터리 공장 설립을 발표한다.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지역 내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은 전 세계적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24일 루훗 판자이탄 인도네시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 부디 구나디 사디킨 보건부 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을 잇달아 만나면서 양사의 배터리 합작사 설립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관측이 나왔다.
두 회사는 2년 전부터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하는 논의를 이어왔고, 인도네시아 정부는 합작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합작 공장에선 배터리 셀과 배터리팩, 시스템까지 생산한다. 약 12억 달러(약 1조3388억 원)가 투입될 이 공장에선 연간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는 전기차 10만~15만 대에 탑재할 수 있는 분량이다. 본격적인 양산은 2023년 하반기 또는 2024년 상반기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판매될 현대차 전기차에 장착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2019년부터 15억 5000만 달러(약 1조8217억 원)를 투입해 인도네시아에 연간 생산 25만 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건립 중이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해 12월 98억 달러(약 10조9000억원) 규모의 배터리 산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인도네시아 국영기업 4곳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향후 5년간 단계별로 합작 공장을 세운다.
현대자동차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ASEAN) 시장 공략을 위해 인도네시아에 완성차 공장을 짓고 있다. 2019년 11월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위해 방한한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방문해 인도네시아 투자에 합의했다.
현대자동차도 아세안 교두보이자 ‘허브’로 인도네시아를 선택했다. 서부자바주(州)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에 15억5000만 달러(1조8200억 원)를 투자해 아세안 지역 최초 완성차 공장을 건설 중이다. 첫 생산 목표는 2021년, 우선 15만대를 생산을 계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