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처음으로 한국의 최대 무역수지 흑자국이 되었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대(對) 베트남 수출은 609억 8000만달러, 수입은 267억2000만 달러로 무역 수지 흑자가 342억5000만 달러(약 43조원)로 집계됐다.
연간 기준으로 베트남이 한국의 최대 무역 흑자국에 오른 것은 이번이 최초다. 지난해는 한국과 베트남의 수교 30주년을 맞은 해였다. 다양한 분야에 걸쳐 양국의 투자와 협력이 강화된 점도 영향을 끼쳤다.
산업부 관계자는 “베트남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에서 글로벌 기업의 생산 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베트남이 최대 무역 흑자국이 된 것은 한국 기업이 활발히 진출하며 긴밀한 경제 파트너로 자리매김한 결과”라고 말했다.
무역 수지 흑자는 베트남에 이어 미국(280억4000만달러), 홍콩(257억9000만 달러), 인도(99억8000만 달러), 싱가포르(98억60000만 달러) 등의 순이었다.
대미 수지는 수출액이 전년 대비 14.5% 증가하며 2017년 이후 6년 연속 증가한 영향이 크다. 지난해 대미 수출액(1098억2000만 달러)은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대표적인 신흥 무역시장인 인도로의 지난해 수출액(188억8000만 달러)은 전년 대비 21.0% 급증하며 사상 최대치에 이르렀다.
2018년 흑자국 1위였던 중국의 경우 2019년 2위, 2020∼2021년 3위였다가 지난해(12억5000만달러)에는 22위로 밀려났다. 대중 무역수지가 20위 밖으로 밀려난 것은 1992년 적자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 흑자를 기록한 해 중에서는 지난해가 처음이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과 지역 봉쇄에 따른 경제 성장 둔화로 대중 수출은 감소했다. 그리고 리튬을 비롯한 산업용 원자재 가격 급등 등으로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의 무역 적자국에는 에너지 자원 부국인 사우디아라비아(-367억1000만달러)와 호주(-260억9000만달러)가 1, 2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에너지 수급난에 따른 가격 폭등으로 수입액이 대폭 늘며 무역수지가 크게 악화한 것이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이 지난해 12월 5일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한·베트남 수교 30주년을 맞아 응우옌 쑤언 푹 주석은 윤석열 정부 첫 국빈으로 방한했다.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안보와 경제 등 전분야에서 양국 협력 수준을 끌어올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