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 한국의 대중문화가 알려지면서 대만, 중국, 한국 등에서 사용하기 시작하였으며, 중국에서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열풍이 일기 시작하자 2000년 2월 중국 언론에서 이러한 현상을 표현하기 위해 '한류'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널리 알려졌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한류 [韓流] (두산백과)
■ 한류의 사전적인 정의
한국 문화가 사회 전반적으로 인기 있는 것을 한류라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드라마 '대장금', 영화 '기생충', 그리고 세계 최대 시장 빌보드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단순하게 K-POP 가수의 노래와 한국 드라마, 영화가 해외에서 인기 있는 것만으로 한류의 열풍을 설명하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평론가와 학자들이 한류의 열풍에 대해 연구하고 평을 하는데 다들 명쾌하게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화장품은 단순하게 물건이 아니라 문화적인 요소가 많이 담겨 있습니다. 필자는 아세안 지역에서 10년 동안 화장품 사업을 하면서 한국 화장품을 애용하는 계층은 중산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관찰하고 생각해온 '화장품'을 중심 키워드로 한류의 유행이 각 지역별로 중산층의 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닌지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물론 한국의 음악과 드라마, 영화 같은 콘텐츠들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질적 성장하는 것은 당연한데 수용하는 사람들의 소득 수준에 따라 한류를 좋아하는 정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중점적으로 보겠습니다.
■ 한류 = 아시아 중산층의 트렌드
1) 아시아인들에게 낯선 듯 친숙한 한류
남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문화에는 그 나라의 사회상, 역사, 종교, 기후, 관습 등등 많은 것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류라고 불리는 한국의 문화가 다른 나라에서 열풍인 이유는 선진적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한국 문화가 자신들에게 새로우면서도 친숙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선호하는 '새로운 것'은 '낯선 듯 친숙한 것'을 말합니다. 버블 티를 주문할 때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 달콤한 정도를 조절하듯 새로움의 농도를 조절한다면 '30%의 새로움'이지 싶습니다.
기존의 것에서 100% 다른 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괴상하고 외계스러운 것’입니다. ‘새로움’을 정의하기 쉽게 하기 위해 ‘친숙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 굳이 단어 나열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왼쪽 친숙함에 가까울수록 긍정적이고 오른쪽 외계스러움에 가까울수록 부정적인 느낌입니다. 임의대로 분류한 이 단어 순서에 동의할 수도 안 할 수도 있겠지만 한류는 아시안인들에 게 '낯선 듯 친숙한 것'일 겁니다.
2) 아세안에서의 한류 - 머지 않은 미래의 내 모습
아세안에서 한류는 중산층 사이에서 집중적으로 확산되고 있고, 상류 사회는 한류보다는 유럽에 대한 선호와 동경심이 강해 계급적 분화 양상도 보입니다.
특히 아세안 사람들은 미국보다 유럽을 동경하는데 과거 지배층이자 자신들의 식민지배자들이었던 유럽인들에 대한 동경심과 반감이 엉켜있어 그런 듯합니다. 상류 지배자는 보통 유럽 식민지배자들 또는 그에 부역한 현지인 협력자들이었으니까요.
아세안 지역의 중산층들은 상대적으로 자주적이고 민족주의적인 색채가 강합니다. 아세안 지역에서는 대개들 유럽 식민지로부터 독립 후 고등 교육을 마친 현지인 지식인들이나 중국 화교들이 중산층을 형성합니다. 이런 중산층들에게 '한국'은
* 아시아인이라는 동질감
* 머지않은 미래 자신들의 모습
이라 생각해서 좋아하는 듯합니다. 물론 이에 대한 근거 없습니다. 10년간 아세안 지역에서 근무를 하면서 옆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의 결론입니다.
반면 아세안의 상류층들은 식민지배자들의 빈자리를 차지하면서 자녀들은 유럽으로 유학을 보내고(미국보다 선호)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제품이나 한류에 대해서는 한두 번 써볼 수 있는 그럭저럭 괜찮은 것들이지만 '나와는 무관한 아래 계층 사람들이 선호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3) 중국에서의 한류 - 친숙한 나라의 새로운 문화
한류는 중국에서 가장 먼저 사용한 단어인데 지난 20여 년 동안 중산층의 증가와 한류는 밀접한 연관이 있어 보입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세계에 대한 반감과 공산당의 대척점에 대한 거리감 역시 대안으로써 한국 문화를 선호했을 가능성도 컸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USD 7000 ~ 8000이 넘어서면 애국주의, 민족주의 의식이 강해집니다. 우리나라도 80~90년대에 국산품 애용하기 열풍이 불고 했었지요?
중국도 국민 소득이 7000불이 넘어가고 자신들이 미국과 더불어 G2라며 '중화사상', '중국 중심주의'가 팽배해지면서 한국에 대한 견제와 자격지심이 뒤섞여 한국 때리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자신들이 가까운 미래라고 생각했던 한국의 모습을 따라잡았으니 더 이상 한류는 의미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지 싶습니다.
참고로 15년 동안 중국에서 없어서 못 팔던 한국 화장품 대신 일본 화장품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중국의 중산층도 소득 수준이 높아진 'Upper Middle class(중상층)'과 'Mass Middle Class(중하층)'으로 나누어지면서 3선, 4선 도시의 중하층들이 한국으로 여행을 오고 중상층들은 일본, 유럽으로 여행을 가고 있습니다.
한국 제품이라는 이유로 화장품이 팔리는 시대는 진작에 끝이 난 겁니다. 중국 시장에서는 이제 프리미엄, 럭셔리로 승부해야하는데 기업들이 중국에서의 부진에 대해 잘 이해를 못하고 있는 듯 합니다.
4) 일본에서의 한류 - '라떼는 말야' 과거로의 추억
20여 년 전 '욘사마'로 대표되는 일본에서 한류는 '예전 우리 일본도 저랬는데'이라는 식의 '한류 = 과거 낭만 로맨스 일본'이라고 하는 일종의 향수병 같은 것이었던 듯합니다.
특히나 일본의 중산층 여성들이 일본 국내 여행보다 값싼 한국으로 여행을 통해 일본에서 억눌렸던 것을 풀고 오는 것이 '한류'였습니다. 욘사마가 열풍이던 일본에서의 필자 경험담을 말씀드려 봅니다.
일본인 친구 집에서 며칠 머물렀을 때 아버지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어른이 수저를 들어야 나머지 사람들도 밥을 먹는 것이 예의다. 그리고 아버지 앞에서 담배 피우면 크게 예의범절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더니 친구 아버지께서 '너희 한국인들은 정말 아름다운 문화를 지키고 있구나... 우리도 예전에는 그랬는데 요즘 것들은..'이라고 해서 놀랐었습니다.
특히나 저녁에 친구 아버지와 술 한 잔 하는데 잔을 손으로 가리고 몸을 돌려 마시는 모습에 '감탄'을 하면서 '우리도 예전에는'을 연발하셨습니다.
당시에는 '제가 예의 바른 한국 청년'이라 으쓱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뭐랄까 '라떼는 말이야~~ 저 한국애를 봐라~ 라떼 딱 저랬다고 '의 샘플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최근 젊은 일본인들 중심으로 새롭게 형성되는 한류는 일본 것보다 보다 세련되고 글로벌한 것에 대한 동경심에서 나온 듯합니다. 80년대 전 세계에서 유행했던 일본 콘텐츠였지만 그들만의 폐쇄성이 지금의 몰락을 자초했지 싶습니다. 참고로 일본 사람들이 아이폰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아이폰 첫 출시 3년이 지난 2013~2014년 경입니다.
5) 미국에서의 한류 - 한국의 경제 발전, 주류 문화로 편입된 한인들
미국에서의 한류는 미국에 사는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인들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현지인들이 한국 문화를 받아들이는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높은 기술력을 갖춘 일본의 경제 발전으로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미국에서는 일본 문화가 고급스러움으로 통했었는데 그 자리를 서서히 한류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영화가 적절한 사례가 될 것 같은데 1982년에 제작된 <블레이드 러너>에서 보여주는 미래 사회에는 일본 글자와 기모노 이미지가 난무합니다. 전 세계 경제를 잠식하던 일본의 '라떼' 시절인 것이지요.
하지만 2017년 제작된 <블레이드 러너 2049>에는 한국어와 중국어, 일본어가 영화 곳곳에 보이면서 전반적인 아시아적인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주류 미국인들에게는 미래 사회는 한중일 아시아 국가들이 지배할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는 것을 뜻하겠지요.
미국에 막 정착해 힘든 일을 하던 한인 이민 1 세대들과 달리 이민 2~3세대들은 미국 국적자이자 영어 원어민으로서 좋은 직장을 가지면서 백인, 흑인, 라틴계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동화되면서 한국 음식이나 문화를 자연스럽게 소개했으니 주류 미국인들이 한국 문화를 받아들이는 진입장벽이 대폭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부모세대인 이민 1세대들의 헌신으로 고등 교육을 받고 한국인 특유의 성실함으로 우수한 성적으로 좋은 직장을 가지면서 한인들이 미국 주류 사회에 편입되기 시작하면서 한국 문화의 위상도 덩달아 상승한 것입니다.
한 마디로 말하면 한국인 내 친구가 좋아하는 노래인데 자주 듣다 보니 좋고 음식도 익숙해서 좋아하게 된 것이 지금의 미국에서의 한류가 아닐까 싶습니다.
■ 이유를 모르겠는 한류
1) 남유럽의 한류
남유럽은 뭔가 아시아적 요소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다들 한 번 즈음은 보셨을 일본의 가쓰시카 호쿠사이(1760~1849) <후카쿠 36경: 가나가와의 거대한 파도>는 200여년 전 유럽에 전해져 유럽 미술사에 큰 영향을 끼쳤는데 특히 반 고흐의 작품에 후지산이 등장할 정도로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리고 1980년 ~ 1990년 초반 프랑스에서는 평균 시청률 80%에 이를 정도로 '드래곤 볼' TV 시리즈 인기가 절정이었습니다. 프랑스 최초로 시청률 87.5%를 기록할 정도였다고 하니 문화에 관해서는 콧대 높은 프랑스인들인데 희한하게 아시아적인 요소를 좋아하는 듯합니다.
그런데 2010년대부터 스페인과 프랑스 지역에서 한류 팬들이 많이 나오고 의외로 한국 화장품도 곧잘 팔리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3년 전 태국 여행 중에 만난 프랑스 20대 중반의 여성이 제가 한국인이고 화장품 회사에서 일한다고 하니까 본인은 '이니스프리(innisfree)'를 사용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과거 일본 문화가 유럽의 영향을 끼쳤던 자리에 한류가 비집고 들어가고 있는데 유럽에서의 한류의 영향은 중산층의 증가와는 무관해 보입니다. 다른 요소가 있는 듯한데 혹시 아시는 분이 계시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남미에서의 한류
특히 칠레에서 한국 화장품, 한국 음악 인기가 좋은데 왜인지는 전혀 모르겠습니다. 남미 칠레에서 화장품 사업을 하는 친구에게 물어보면 남미 젊은 친구들이 미국 뷰티 블로거들의 유튜브 영상을 많이 보는데 그 영향이 아니겠는가 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직 남미에서의 한류는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1인당 GDP가 USD 16,000으로 남미의 스위스라 불리는 칠레에서는 한류의 영향이 가장 크다는 점에서는 중산층의 영향이 있지는 않은가 막연하게 추측해봅니다.
유영국은?
아모레퍼시픽과 NICE 그룹에서 근무하면서 베트남에서 10년째 화장품 업계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MBC 라디오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머니투데이방송의 <발칙한 경제>에 출연에 베트남 경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베트남 경제와 투자 이야기를 다룬 <왜 베트남 시장인가>의 저자이기도 합니다